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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 박공원의 축구 현장

지난 6월 브라질전, 그리고 7월 쿠팡플레이 시리즈를 통해서 한국 축구계에도 축구 흥행몰이가 가능하다는 걸 인지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힘든 사정에 놓인 이들을 위한 보편적 시청권 주장도 나오지만, 역설적으로 그만큼 우리 축구에도 돈과 시간을 투자하며 즐기는 팬들이 많아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러한 기류 변화는 우리 축구 산업의 발전에 분명 큰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손흥민과 같은 슈퍼스타의 힘이라고 한다. 물론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그만큼은 아닐지라도, K리그에서도 같은 성공적 모델이 차근차근 뿌리내릴 수 있다고 본다.

발상의 전환을 할 필요가 있다. 질 좋은 축구 경기가 팬들을 부른다? 물론 질 좋은 축구 경기를 하는 건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질 좋은 축구 경기가 관중을 부르는 가장 결정적 이유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K리그가 노력하는 만큼, 토트넘을 비롯한 유럽 축구계의 많은 클럽과 선수들도 노력한다. 세계적인 팀, 세계적인 축구를 펼쳐야 한다는 웅대한 목표를 꺾어서는 안 되겠으나, 냉정히 그 격차를 줄이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런가하면 인도네시아나 베트남 등과 같은 국가에서는 자국 리그에 수만 명의 관중이 들어온다. 그들의 축구 수준이 유럽에 필적한다거나 한국 축구와 비견할 정도로 대단하다고 여기는 이들은 없을 것이다. 그들의 눈앞에 손흥민과 같은 선수는 없지만, 그들에게는 자국 리그를 즐기는 이유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팬들에게 K리그를 즐길 만한 이유를 끊임없이 제공해야 한다. 방법은 여러가지다. 혹자는 스타플레이어가 관중을 부른다는 말을 한다. 좋은 방법이다. 전북 현대나 울산 현대와 같이 능력있고 최고를 지향하는 클럽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모두가 그럴 수 없다. 1등이 있다면, 꼴등도 있다. 1등 지향주의 속에서 나머지 순위들은 그만큼 조명을 덜 받는다. 1등은 괜찮을지 몰라도 나머지 리그 구성원은 늘 힘든 상황에 놓이게 된다. 부익부 빈익빈이다.

나머지 팀들은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지역 밀착 사업을 대대적으로 전개하는 방법도 좋고, 기발한 홍보 아이템으로 팬들의 이목을 끌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박수 받을 만한 아이디어다. 그러면서도 점진적으로 팬들이 주목할 만한 경기력을 쌓아올려야 할 것이다. 정해진 방법은 없지만, 분명한 건 팬들이 솔깃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발상을 하고 실천에 옮길 수 있도록 클럽 내에서 현장 실무진들은 치열하게 고민하고 토론해야 한다.

중요한 건 정해진 일정에 따라 축구 경기를 치러 무사히 한 시즌을 소화한다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팬들의 관심과 별개로 그저 경기를 치르는 건 프로 클럽이 아니라 아마추어 축구부에서나 취할 법한 자세다. 팬들이 기꺼이 티켓을 사고 구단 상품을 살 수 있는 당위성을 끊임없이 제공해야 한다.

이번 여름 한국 축구계를 강타했던 두 차례 큰 이벤트를 보면서, 우리 팬들도 자신의 마음에 들면 얼마든지 지갑을 열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 시장성이 생긴 것이다. 이 찬스를 활용해야 한다. K리그에서도 각 팀별 평균 관중 1만 명 시대가 결코 불가능하진 않다고 본다.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

글=박공원 칼럼니스트(現 대한축구협회 이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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