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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카타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로서는 참 괴로운 경기였다. 포르투갈이 16강에 가긴 했으나, 경기 중 멘탈이 적잖이 흔들렸다. '붉은악마'의 매서운 응원이 빛을 발했다.

3일(이하 한국 시각) 자정, 한국이 포르투갈을 상대로 2022 FIFA(국제축구연맹) 카타르 월드컵 H조 3라운드를 치렀다. 경기 장소는 1·2차전과 동일한 카타르 알 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이었다. 결과는 2-1, 한국의 대역전극이었다. 한국은 전반 5분 리카르도 호르타에게 골을 내줬으나, 전반 27분 김영권, 후반 45+1분 황희찬의 연속골로 게임을 뒤집었다. ‘알 라이얀의 기적’이었다. 이제 한국은 오는 6일 오전 4시 브라질을 상대로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스타디움 974에서 16강전을 치른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포르투갈이 한국에 패하는 과정에서 약점으로 작용했다. 일단 미흡한 클리어링으로 한국 김영권의 동점골을 도왔다. 이후에는 최전방에서 마무리를 못하고 연계에도 능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포르투갈로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과연 1/11을 몫을 해냈는지 의구심을 표할 만한 경기였다.

경기 중엔 ‘붉은악마’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멘탈을 제대로 건드렸다. 갑자기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 있지도 않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라이벌을 소환했다. 그들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한국 문전 근처에서 뭔가를 하려고 할 때 “메시! 메시!”라고 외쳐댔다. 숙적 리오넬 메시를 연호하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멘탈을 무너뜨리려는 계획이었다.
 

 

그 덕분이었을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한국전에서 날카로운 장면을 그다지 연출하지 못했다. 교체로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는 과정에서는 괜히 조규성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조규성에게는 욕설도 남긴 채 나가버렸다. 조규성이 “그냥 날강두”라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인품에 쐐기를 박은 이유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2019년 유벤투스 소속으로 한국을 찾았던 바 있다. 그러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자신을 보기 위해 각지에서 모인 수많은 한국팬들을 무시했다. 피로를 호소하며 경기장엔 결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시간과 비용을 들여가며 서울까지 온 팬들을 완전히 바보로 만든, 상처받게 한 시간이었다. 그 결과, 당시 현장에서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분노한 팬들이 “메시! 메시!”를 연호했다.

‘붉은악마’는 3년 전 그 사건을 잊지 않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앙갚음했다. 그것도 친선전이 아닌 절체절명의 월드컵에서 난데없이 리오넬 메시를 소환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저격한 것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로서는 붉은악마에게 잘못 걸린 격이었다.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메시”라는 단어를 들으며 과거의 기억이 떠올라 신경질적으로 변했을 만했다. 이후 경기에서도, 그라운드에서 빠져나가면서도 실제 보기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다.

‘붉은악마’는 한국팬들이 당한 아픔을 절대 잊지 않고 포르투갈전에서 되갚아줬다. 덕분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멘탈은 요동쳤고, 그건 한국이 16강에 가는 원동력 중 하나가 됐다.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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