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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유망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했을 적, 한국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그의 플레이를 두고 ‘양민학살’이라는 굉장히 격한 표현을 썼던 적이 있다. 단어 자체는 굉장히 격한데, 그 내용을 살피면 웃음이 나온다. 강팀을 상대로는 힘을 쓰지 못하는 대신 약팀을 상대로는 골을 넣는다는 비아냥이었기 때문이다.

이 ‘양민학살’ 프레임은, 호날두가 유망주에서 세계적 골잡이로 성장하면서 사라진 표현이 됐다. 그런데 FIFA 월드컵에서는 이 프레임은 유효하다. FIFA 월드컵에서 통산 7골을 넣으며 역사에 남을 만한 성과를 낸 호날두의 이 득점 기록에는 어두운 면이 존재한다. 강적들과 맞붙는 ‘진짜’ 승부인 16강 토너먼트에서는 단 한 골도 넣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호날두는 2006 FIFA 독일 월드컵을 통해 이 대회에 데뷔했다. 당시 포르투갈은 4강까지 내달리며 강자다운 면모를 뽐냈다. 하지만 주역은 호날두가 아니었다. 조별 리그에서 1골을 터드리긴 했지만, 토너먼트 진출 후 16강·8강·준결승·3위 결정전 등 총 네 경기에서 단 한 골도 얻지 못했다. 한 거라고는 8강 잉글랜드전에서 웨인 루니의 퇴장을 유도하고 승부차기 마지막 키커로 나서 성공했다는 게 전부였다.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조별 리그 북한전에서 1골을 터뜨리며 연속골 기록을 이어가긴 했지만 그게 다였다. 브라질에 이어 조 2위로 16강에 오른 포르투갈은 당시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스페인을 만나 떨어졌다. 스코어보드에는 호날두가 아닌 다비드 비야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에는 아예 조별 리그에서 시쳇말로 ‘광탈’해 16강 출전 기회가 아예 없었다.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조별 리그에서 스페인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휘몰아치며 드디어 이름값하는가 싶었던 호날두는 16강 우루과이전에서 디에고 고딘을 중심으로 한 상대 수비진에 문자 그대로 ‘삭제’당했다.

정리하자면 호날두는 독일 월드컵부터 지난 러시아 월드컵까지 16강 이후 토너먼트 승부를 총 여섯 경기 치렀는데, 단 한 골도 이끌어내지 못한 것이다. 리오넬 메시와 더불어 당대 최강의 골잡이라고 평가받는 호날두지만, 그 득점 수에 비해 영양가는 별로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그래서 포르투갈의 다가오는 16강전 승부에 시선이 모인다. 호날두의 포르투갈은 오는 7일 새벽(한국 시각)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G조 2위 스위스와 8강 티켓을 다툰다. 객관적 전력상 근소하게 앞선다는 평이 지배적이지만, 호날두가 과연 골을 넣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참고로 호날두는 한국전에서 김영권에게 본의 아니게 어시스트하는 등 최악의 경기력을 보인 바 있다. 그런 경기력이라면 지난 네 대회에서 보인 무기력한 모습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FIFA 월드컵 토너먼트 승부

2006 FIFA 독일 월드컵 16강 네덜란드전 1-0승(포르투갈 득점자 : 마니셰)

2006 FIFA 독일 월드컵 8강 잉글랜드전 0-0무, 승부차기 5-3승

2006 FIFA 독일 월드컵 준결승 프랑스전 0-1패

2006 FIFA 독일 월드컵 3위 결정전 독일전 1-3패(포르투갈 득점자 : 누누 고메스)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16강 스페인전 0-1패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 조별 리그 탈락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16강 우루과이전 0-2패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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