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베스트 일레븐)

2014년 브라질 대회와 2018년 러시아 대회, 태극전사들은 두 대회를 마치고 돌아와 인천공항에서 난데없이 날아드는 이물질을 보고 있어야만 했다. 2014년에는 호박엿이, 2018년에는 계란이 날아왔다.

시간이 흘러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2년 만의 원정 16강 달성에 성공했다. 16강에서 FIFA 랭킹 1위 브라질을 만나 1-4로 석패했다. 벤투호는 7일(이하 한국 시간) 다시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아쉬움을 남긴 두 번의 전 대회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16강에 오르지 못했고, 몇몇 경기에서는 졸전까지 보였던 선수들을 향한 시선이 뒤바뀌었다. 비록 모든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했을지언정 파울루 벤투 감독 아래 주도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며 원하는 방식을 구현했다.

하나 이번 대회에서도 여전히 경기에서 패배했을 땐 이른바 ‘범인을 찾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우리 전력상 베스트 11이 사나흘 간격으로 경기를 뛸 수밖에 없었는데도, 일주일을 쉰 상대 선수에게 배후를 내줬다는 이유로 표적이 되곤 했다. 전 국민의 관심을 받는 월드컵이라지만, 이들이 충분히 내용과 결과를 모두 가져왔는데도 그랬다.

국가대표 미드필더 황인범은 6일 열린 월드컵 16강 브라질전을 마친 후 인터뷰에서 “여전히 선수들, 코칭스태프의 노력과 성과에 부끄러움을 모르고 키보드와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진심으로 응원해주시고 함께 호흡을 해주신 분들이 한참은 더 많다는 사실을 알기에 잘 충전해서 또 힘을 내보겠다”라고 적었다.

그의 말처럼 “키보드와 함께 하는 사람들”은 2014년 선수단에게 호박엿을 던졌고, 4년 후에는 계란을 던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대표팀이 이룩한 성과를 주목하고, 더불어 이 호성적이 다음, 그 다음 월드컵까지 이어지길 바라는 이들이 훨씬 많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란 문구는 올 하반기 MZ세대에게 가장 큰 울림을 줬다. e스포츠 리그 오브 레전드 2022 월드 챔피언십에서 팀 DRX의 선수 데프트가 이 같은 내용으로 인터뷰했고, 기사화되며 널리 알려졌다. 언더독이었던 팀은 끝내 대회 우승까지 차지했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1차전 우루과이를 마치고 한 팬이 태극기에 적어 선수들에게 건네며 종목을 불문하고 최근 스포츠 대회 최고의 문구가 됐다.

한국 축구는 대표팀을 4년 4개월간 이끌며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끈 벤투 감독과 이별한다. 재계약은 성사되지 않았다. 이제 대표팀은 격변기를 맞는다. 그간 대표팀이 이어온 기조를 4년 후, 8년 후 월드컵에서 꾸준히 보여야 한다.

선수단의 마음은 끝내 꺾이지 않고 16강의 원동력이 됐다. 이제 이번 월드컵에 열광했던 축구 팬들에게도 숙제가 주어졌다. 선수들에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주면서도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한국 축구의 행보가 올바른지 살펴야 한다. 누구보다 팬들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 이들은 선수단이다.

글=조영훈 기자(younghcho@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한축구협회

축구 미디어 국가대표 - 베스트 일레븐 & 베스트 일레븐 닷컴
저작권자 ⓒ(주)베스트 일레븐.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www.besteleven.com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Best Eleven.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