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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머나먼 독일 땅에서 어린 나이부터 차근차근 자리 잡고 있는 형제가 있다. 양시우(16)·양시영(13) 형제다. 2018년 독일로 건너가 일찌감치 명문 클럽 유소년 팀에 몸담는 형제는 입을 모아 차범근 전 감독과 국가대표 손흥민이 활약했던 리그에서 뿌리내릴 거란 자신감을 드러냈다.

형제의 독일행은 형 시우 군이 2017년 분데스리가 유스팀에서 테스트를 받고 합격하며 시작됐다. 시우 군은 2018년 초부터 독일에서 축구를 했다. 2. 분데스리가(2부리그) 소속 포르투나 뒤셀도르프 유스팀 테스트에 합격 후 지역 클럽에서 뛰면서 주 1회 뒤셀도르프 팀 훈련에 참가했다. 2022년 7월부로 뒤셀도르프 U-17 팀에 몸담고 있는 그다.

“다음 월드컵에 참가하는 게 목표예요.” 시우 군은 지난해 12월 30일 <베스트 일레븐>에 유선으로 당찬 목표를 전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미국·캐나다·멕시코 월드컵에 열릴 때 그의 나이는 딱 스물이 된다.

지난해에는 그간 독일 무대를 거친 많은 한국인 선수 중 유일하게 독일 U-16 연령별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에 참가했던 그다. 2021-2022시즌 RW 오베르하우젠 소속으로 유소년 리그에서 20골 20도움을 터트린 기세가 이어졌다. 최종적으로 명단에 들지는 않았으나, 상비군으로 소집훈련에 세 차례 참가하며 동 나이 대 독일 선수들과 어깨를 맞댔다.

주로 좌우 측면 윙어로 뛰는 시우 군은 “1차 훈련 소집이 있었다. 전 소속팀(RW 오베르하우젠)이 그런 곳에 가는 팀이 아니었는데, 운이 좋게 가게 됐다. 거기서 잘 해서 하나씩 올라다가 보니 감독님이 내 플레이 스타일을 좋아해주셨다”라고 돌아봤다.

유망한 독일 선수 중에서도 해당 연령대에 가장 잘하는 선수들이 모이는 곳이 대표팀이다. 시우 군은 “같이 선발전에 올라가면서도 감탄이 들 정도로 잘하는 선수들이 있었지만, 충분히 해볼 만하다 싶었다”라고 했다.

독일어는 외국인이 배우기 어려운 언어 중 하나다. 시우 군은 “첫 몇 개월은 정말 힘들었다. 하루에 몇 시간을 해도 안 늘었는데, 학교를 다니다보니 자연스럽게 늘었다”라고 했다. 축구를 한다고 해서 학업에 소홀할 수 없다. 구단도 끊임없이 학업 성적을 요구한다. “매 시즌 끝날 때마다 성적표를 걷는다. 담임선생님과도 직접 구단이 통화한다.”

동생 시영 군은 만 열 셋의 어린 나이에도 당차다. 지난 시즌 몇 골이나 넣었냐는 질문에 “기억을 하지 않는다. 셀 수가 없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청용이 이전 소속됐던 VfL 보훔 유스 팀에서 뛰고 있는 그다. 멀게는 차범근 전 감독, 가까이는 이재성이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했다. 그에게는 No. 1이 손흥민이었다. “잘하고 있거나 좋은 슛을 하면 동료들이 ‘제2의 손흥민’이라고 부른다.”

추운 독일, 보훔 유스 팀의 훈련장은 언덕에 있다. 구단은 승용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자택에서 시영 군을 매일 같이 데리고 간다. 만 13세 어린 나이에도 이미 17세까지 계약을 원할 정도로 기대가 크다.

주로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는 그에겐 이강인과 케빈 더 브라위너가 꿈이다. 시영 군은 “데 브라위너는 슛은 물론, 패스와 시야까지 다 갖췄다. 완전체 같은 느낌이다”라고 설명했다.

형제가 함께 머나먼 독일에서 뛰면서 서로에게 도움도, 자극도 주고받는다. 시영 군은 “형이 윙 위치에서 어떻게 슛을 해야 할지, 플레이를 해야 할지 알려준다”라고 말했다. 시우 군은 “시영이 경기를 보러 갈 때마다 조언을 해주려고 한다. 시영이만 배우는 게 아니다. 나도 배우고 있다”라고 영향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시우 군은 “시영이가 좋은 팀에서 많은 제안을 받았는데, 나는 해당 시즌에 잠잠했던 적이 있다. 그때 생각을 많이 했다”라고 동생의 활약이 자극이 됐다고 털어놨다.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만큼 두 선수는 최대한 빨리 프로 데뷔를 하고 싶어 달아올랐다. 손흥민이 함부르크 SV에서 프로 데뷔한 나이는 만 18세. 시영 군이 “형이랑 비교하면 ‘제2의 손흥민’은 아무래도 제가 되지 않겠나”라고 도발하자, 시우 군은 이렇게 답했다. “그렇다면 저는 ‘제1의 양시우’가 되겠습니다.”

글=조영훈 기자(younghcho@soccerbest11.co.kr)
사진=형제 보호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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