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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 박공원의 축구 현장

최근 대한축구협회는 독일 출신 미하엘 뮐러 강사를 신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으로 선임했다. 이번 인사는 여러모로 한국 축구 행정계의 역사에서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대표팀 운영과 관련한 중추적인 기능을 하는 위원회의 수장이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이 됐다. 유럽에서 종종 볼 수 있듯, 축구 행정계에서도 이제 국경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인사였다.

유럽 출신 인사를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으로 선임한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유럽 내에서 가지고 있는 여러 네트워크와 정보 등을 통해 연령별을 아울러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진일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인사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무엇보다 무한 경쟁 체제를 통해 행정적 역량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는 반갑다. 과거 축구계에서 외국인들은 선수, 지도자, 강사 등 테크니컬 파트에만 국한된 일이 대부분이었다. 행정은 오롯이 한국인들의 몫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으나, 뮐러 위원장을 선임하면서 사실상 실무 총 책임자를 외국인에게 맡겼다.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부분까지 볼 수 있는 그들의 실무 감각을 함께 일하며 흡수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뮐러 위원장 선임은 선수들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제 국가대표 선수들은 유럽 빅 리그에서 뛰며 선진 시스템을 온몸으로 경험하고 있다. 최근 문제가 됐던 의무팀 논란을 살피면 어찌 됐든 선수들이 기존 체제에서 벗어나 좀 더 디테일한 관리를 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미 유럽에서 뿌리가 내린 이 문화와 시스템을 잘 알고 있는 이가 대표팀을 후방 지원하게 된다면 현재 선수들이 느끼고 있을 불만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온전히 대표팀에만 집중하는 효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대한축구협회 차원에서 이런 인사 정책을 펼쳤다는 건 향후 K리그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 혹은 K리그에 속한 구단들이 좀 더 선진적인 축구 행정을 추구하기 위해 ‘글로벌 프런트’를 구축할 수도 있다. 물론 지자체의 조례에 얽매여야 할 도·시민구단의 여건 때문에 제도적 제약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기업구단 위주로 우수한 경험과 실무 능력을 가진 외국인 인력을 행정력에 투입하면서 전반적인 개혁을 추진한다면, 결국 도·시민구단들도 그 대세에 따라갈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실제로 전북 현대가 로베르토 디 마테오 전 첼시 감독을 어드바이저로 기용하는 등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물론 뮐러 위원장이 어떤 결과물을 남길지는 모를 일이다. 유럽과 확연히 다른 한국의 현실을 도외시하고 무작정 개혁을 추진할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뮐러 위원장이 성공을 한다면 이와 같은 파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는 여러모로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뮐러 위원장의 개혁에 축구 행정계가 주목해야 할 이유다.

 

글=박공원 칼럼니스트(現 대한축구협회 이사)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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