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일레븐)
해리 케인은 2024년 여름 토트넘 홋스퍼와 계약이 종료된다. 이적을 결정할 사실상 마지막 기회가 다가온다는 의미다.
해리 케인을 내어줘야 하는 토트넘 홋스퍼의 처지를 감안하면, 해리 케인에겐 다가오는 2023년 여름이 ‘팀을 이동할 적기’다. 이적료가 발생하는 까닭에 토트넘 홋스퍼에 이득을 안길 수 있어서다. 동시에 오는 여름은 최후의 기회일지도 모른다. 그때 이적하지 않는다면 해리 케인의 시장성 또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어느덧 해리 케인도 29세고, 여름이 다가오면 30대에 접어들기 때문이다. 선수의 시간은 유한하다.
잉글랜드 No. 1이자 현존하는 최고의 9번 스트라이커 중 1명인 케인은 아직까지 트로피가 없다. 커리어 대부분을 토트넘 홋스퍼에서만 보냈기 때문인데, 토트넘 홋스퍼는 아주 오랜 시간 우승컵을 가져오지 못했다.
해리 케인이 북런던 클럽과 가장 높이 올랐던 순간은 4번이다. 2014-2015시즌과 2020-2021시즌의 잉글랜드 리그컵 준우승, 2018-2019시즌의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그리고 2016-2017시즌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준우승이다. 토트넘 홋스퍼에서 문턱까지 간 건 4번이지만 정점에 선 건 결국 단 한 번도 없었다. EPL 득점왕처럼 위엄 있는 개인 트로피야 세 번이나 차지했지만, 팀으로서 영광은 경험하지 못했다. 20대 내내 그토록 뛰어난 역량을 자랑했으면서도 말이다.
해리 케인으로서는 우승을 향한 욕망이 누구보다도 강할 만하다. 일종의 트라우마일 수도 있다. 사실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에서도 이런 일이 반복된다. 해리 케인 세대의 잉글랜드는 UEFA 유로 2020에서 준우승, 2018-2019 UEFA 네이션스리그에서 3위, 2018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에서 4위였다. 우승에 도전할 만도 했지만, 매번 직전에서 멈췄다. 해리 케인에게 우승이란 염원이자, 숙원이자, 최종 미션이다.
일단 EPL 우승이 절실할 해리 케인이다. 당대 최고 EPL 스트라이커로 오래도록 군림했으면서도 마지막 순간 늘 웃지 못했다.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해리 케인을 노린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에릭 텐 하흐 감독 체제에서 성장 중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이번 시즌보다 다음 시즌이 더 기대되는 클럽이다. 9번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이 간다면 더더욱 강한 전력을 갖추게 된다. EPL 우승에도 도전해볼 만하다.
다른 무엇보다도 해리 케인을 고민하게 만드는 건 토트넘 홋스퍼의 전력이다. 토트넘 홋스퍼는 2018년 이후 EPL 3위 이내에 들어본 적이 없다. 2019년 4위, 2020년 6위, 2021년 7위, 2022년 4위였다. 이 또한 최상위권과 가까운 경쟁력 있는 4위가 아닌, 중위권에서 치열하게 싸운 끝에 어렵사리 얻어낸 성적이었다. 이번 시즌도 토트넘 홋스퍼는 5위 근처를 맴돌며 고전한다. 당장 다음 시즌이라도 토트넘 홋스퍼가 EPL 우승에 적합한 전력임을 묻는다면, 누가 대답하든 그것은 ‘아니오’일 확률이 농후하다.
2022-2023시즌 해리 케인이 토트넘 홋스퍼와 받아들일 결과는 그가 미래를 결정하는 선택을 내리는 데 어느 때보다도 직접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커리어의 길이와 전성기에서 보내는 시간이 서서히 줄어듦을 고려하면, 오는 여름이 해리 케인의 갈림길임이 분명하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해리 케인이 커리어의 다음 단계를 시작할 시기가 가까워졌다. 지금이 아니면 불가하다는 건 아니지만, 이적 시장에서 탈출 루트는 점점 닫힐 거다”라며 중대한 때가 왔다고 언급했다.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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