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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제주)

수원 삼성의 등번호 3번은 오래토록 한 선수에게만 허락되어 왔다. 최근 현역에서 은퇴하고 코치로 새 출발하는 수비수 양상민의 차지였다. 이번 시즌부터 3번은 다른 후배가 이어 받는다. 측면 수비수 장호익이다.

2016년에 수원을 통해 프로 데뷔한 장호익도 어느덧 올해로 수원에서만 7년 차를 맞는다. 2019년 상주 상무(현 김천 상무)에서 병역 의무를 마친 시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수원에서만 몸 담았다. 서른 다섯까지 뛰고 싶다는 의미로 등번호 35를 달고 부단히도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런 장호익에게도 지난 시즌은 악몽이었다. 창단 이래 처음으로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르며 겨우 잔류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최근 수원의 동계 전지훈련지인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신라스타이에서 만난 장호익도 "작년에 너무 못했다. 한없이 부족했다. 가장 힘든 한 해였다. 이 팀에서만 곧 입단 10년이라 그런지 애착이 많고 질 때도 더 아쉽다. 특히 플레이오프가 가슴 아팠다. 마치고는 눈물까지 나더라. 처음 겪는 아픔이었다"라며 아쉬움을 밝혔다. 

그래서 휴가도 반납했다. 그는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일본에서 개인 훈련을 했다. 가장 뛰기 좋은 69kg 안팎으로 체중을 맞췄다. 아직 실전은 못 뛰었는데, 호흡과 지구력이 많이 올라온 거 같다"라며 근황도 전했다.

2022시즌 구체적으로 무엇이 아쉬웠는지 묻자 "시즌 중 가장 미안함이 컸던 해다. 경기마다 우시는 팬도 많이 봤다. 개인적으로는 그간 스리백에 적응되어 있었는데, 오랜만에 포백의 사이드백을 보다 보니 위치 선정이나 공격 타이밍 잡기가 어려웠다. 조금씩 적응하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대답했다.

그렇다면 개인적으로 더 편한 수비 대형은 무엇일까? 장호익은 "내 장점이 수비인데, 아무래도 더 수비적인 스리백이 맞다. 스리백의 윙백을 선호한다. 포백은 수비도 하고 공격에도 도움 줘야하니 애매한 부분이 있다. 포백이 요구하는 게 더 많다. 그렇지만 (이병근) 감독님이 원하시는 건 포백이니 거기에 맞춰야 한다"라고 웃어 보였다.

새 부대에 맞는 새 술이 되어야 함을 장호익도 알고 있다. 그는 "포백 훈련할 때 많이 공부하고 물어본다. 저희 전술에 맞는 영상도 많이 본다. 우리 훈련 영상 찍은 것도 본다. 나랑 (김)태환이, 아니면 다른 선수가 제 자리에 섰을 때 어떻게 움직이는지도 본다"라고 말했다.

이번 시즌 장호익은 39번에서 3번으로 빅버드를 밟는다. 대선배 양상민의 번호를 이어 받게 된 것이다. 장호익은 "상민이 형이 '나 은퇴하면 너가 달아라'고 했다. 장난인지 진심인지 몰랐다. 이젠 코치님이 되셔서 내가 달게 됐다. 형이 워낙 레전드라 아직도 내가 달아도 되나 싶다"라며 얼떨떨한 소감을 밝혔다.

부담의 이유로는 "3번은 가장 낮지만 무게감은 가장 큰 번호다. 영광이지만 달고 잘 못할까봐 걱정이다. 그래도 어떻게 해서든 형 뒤를 이어서 좋은 모습 보여야 한다. 형과는 1년 차 때 룸메이트였고, 보고 배울 점도 많다. 좋은 말씀 많이 해주신다. 훈련할 때 '그럴 거면 달지 말라'고 장난도 치신다. 원래 어려웠지만 코치가 되고 더 어려워진 느낌이다. 다가갔는데 쉽지 않은? 아직도 "형형" 거리는데, 아차 싶을 때도 있다"라고 언급했다.

이번 시즌 장호익은 반등을 위해 이를 악물고 있다. 그는 "올해는 모두가 준비 잘하고 있다. (이)기제 형 (고)승범이가 주장과 부주장인데, 하나로 이끄는 모습 보여서 올핸 잘 될거 같은 느낌이 확 든다. 

수비 쪽 영입이 없어 불안하다는 지적에는 "그렇지 않다. 손발 맞춰왔던 선수들이라 충분히 시즌 들어가면 실점 안할 수 있다. 기제 형, 불투이스, 명석, 태환이와 몇 년 간 손발 맞춰와 크게 문제 없다. 실점하면 일단은 수비 잘못이다. 실점을 안해야 공격수들이 마무리를 지을 수 있다. 올해는 어떻게든 도움이 되겠다"라며 자신감을 엿보였다.

이 자신감의 근거는 변화를 통한 보완 훈련이다. 장호익은 "볼을 주도적으로 소유하는 훈련을 많이 한다. 크로스 통한 실점 많아서 대비 및 수비 커버 훈련도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장호익에게 전설적 등번호 3번을 받게 된 기념으로 3에 얽힌 세 가지 정도의 목표를 물었다. 그러자 그는 "우선 3번에 먹칠 안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3년 연속 30경기 출전도 이루고 싶다. 지난 시즌 우리가 최소실점 3등을 기록했는데, 2017년 이뤘던 최고성적 3위에 복귀하고 싶다. 그렇다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도 나갈 수 있을 거다. 승부차기 악몽이 있는데, 한번 더 도전해보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아직 데뷔골이 없는데 꼭 넣고 싶고, 기왕이면 3득점이면 더 좋겠다"라며 눈빛을 번뜩였다.

그렇다면 35번을 달았을 때 초심은 어떻게 되는 걸까? 장호익은 "원클럽맨이 되고픈 마음엔 변함없다. 35살보다 더 뛰고 싶다. 상민이 형처럼"이라며 하하 웃었다.

글=임기환 기자(lkh3234@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베스트 일레븐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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