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K리그 감독과 외국인 선수는 대개 ‘비즈니스 관계’가 되는 경우가 많다. K리그 감독들은 국내 선수보다 한 차원 높은 기량을 외국인 선수에게 바라며, 외국인 선수는 그 기량을 발휘해 선수로서 성장하고 금전적으로 대우받는 걸 원한다. 그렇지만 최용수 강원 FC 감독과 이번에 강원에 합류한 우즈베키스탄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이크롬존 알리바예프의 관계는 다르다. 이보다 끈끈한 관계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두 사람의 궁합이 잘 맞다.

최 감독은 과거 ‘야인’ 시절부터 알리바예프의 재능과 기량에 많은 애정을 보였다.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당시 우즈베키스탄 중원의 핵심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알리바예프를 점찍고, 훗날 FC 서울 지휘봉을 잡았을 때 K리그로 불러들였다. 그게 벌써 4년 전의 일인데, 그때도 최 감독은 알리바예프의 영리함을 칭찬하며 분명 팀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 바 있다. 그리고 그 기대감은, 강원으로 팀을 바꾼 지금도 여전하다.

지난 10일 부산송정호텔에서 벌어진 2023 K리그 동계훈련 미디어 캠프 기자회견에서 알리바예프를 다시 데려온 이유를 물었다. U-23 대표 시절 우즈베키스탄의 핵심 미드필더였던 알리바예프를 서울로 데려왔던 상황과는 다르다. 알리바예프는 최 감독이 서울을 떠난 후 부상을 당하거나 대전하나 시티즌 임대를 다니는 등 갈피를 잡지 못하다 결국 우즈베키스탄으로 되돌아가야 했다. 4년 전과는 평가가 다를 수밖에 없는 선수지만, 최 감독은 다시금 알리바예프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최 감독은 “감독과 코치들은 선수들과 오래 지내다보면 사용법을 안다”라고 운을 뗀 후, “알리바예프와는 정말 좋은 인연으로 만났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 친구와 정말 많이 서로 공감하며 시간을 보냈다. 알리바예프의 장단점을 제가 잘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알리바예프가 가지고 있는 재능이 상당하다. 우리 미드필드 지역에는 창의적인 경기 운영을 하는 자원이 다소 부족하다. 서민우·김대원 등을 제외하면 이토록 많이 뛰며 경기를 읽는 선수는 팀 내에 많지 않다. 내겐 ‘기름칠’을 해줄 선수가 필요했고, 다시 저와 연락이 닿았다. 분명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알리바예프를 영입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알리바예프에게도 최 감독은 각별한 존재다. 알리바예프는 최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던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직후의 이야기부터 풀었다.

알리바예프는 “아시안게임이 끝난 후 여러 K리그 팀들로부터 제안이 있었다”라고 말한 후, “당시 서울 사령탑에 부임하신 최 감독님께서 저를 불러주셨다. 솔직히 그때는 이렇게 긴 인연이 될 줄은 몰랐다. 하지만 이것 역시 신이 제게 기회를 주신 것이 아닐까 싶다”라고 당시를 돌아봤다.

이어 “지난 시즌 우즈베키스탄 리그에서 뛰었을 때, 우즈베키스탄 리그보다 레벨이 높은 K리그에서 다시 뛰고 싶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그때 또 감독님께서 제게 메시지를 주셨다. 제 가치를 알아봐주시고 불러주신 것에 정말 고맙게 생각했다”라며 잊지 않고 자신을 찾아주신 최 감독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남겼다.

인간적인 면에서 최 감독의 어떤 면이 마음에 드느냐고 묻자, 알리바예프는 멋쩍은 듯 웃었다. 알리바예프는 “무엇보다 승리를 향한 감독님의 열망이 정말 마음에 든다. 어떻게든 이기려고 하시는 감독님이 정말 좋다. 그러면서도 틈틈이 나오는 유머러스한 부분도 재미있다”라고 자신이 바라본 최 감독의 인간적인 면을 짚었다.

알리바예프에 따르면, 최 감독으로부터 나름의 ‘특명’을 받았다고 한다. 2023시즌 15득점 15도움을 올리라는 지시다. 그걸 이룬다면 리그 MVP도 가능하다고 하자 알리바예프는 “적어도 강원 시즌 MVP는 되지 않겠느냐”라고 되물으며 웃는다. 지금이야 웃으면서 하는 말이지만, 표정에는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가 읽혔다. 알리바예프는 최 감독에게 충성을 바칠 자세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축구 미디어 국가대표 - 베스트 일레븐 & 베스트 일레븐 닷컴
저작권자 ⓒ(주)베스트 일레븐.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www.besteleven.com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Best Eleven.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