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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서귀포)

제주 유나이티드(제주)를 지탱하는 기둥인 김오규가 새 시즌을 앞두고 각오를 전했다. 김오규는 자신이 어떤 선수로 남고 싶은지를 분명하게 언급했다. 이번 시즌도 제주는 김오규가 있어서 든든하다.

지난 7일, 제주도 서귀포시에 위치한 빠레브호텔에서 2023 K리그 동계 전지훈련 5차 미디어캠프 일정이 진행됐다. 제주는 남기일 감독 포함, 수많은 선수들이 미디어캠프에 모습을 드러냈다. 핵심 수비수 김오규 역시 함께했다.

김오규는 남기일 감독 체제의 ‘키 맨’ 중 1명이다. 최후방에서 버티고 서 동료들을 위해 싸워주고, 동료들을 위해 볼을 뿌려준다. 김오규가 버티는 공간은 제주엔 가장 믿음직스러운 구역이다. 때로는 거친 파울이 많다며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그래도 김오규는 팀을 위해 제 할 일을 하겠다는 신념뿐이다. <베스트 일레븐>이 제주에서 김오규를 만났다.
 

Q: 전지훈련 잘 진행되고 있나요?

“큰 부상 없이 잘 소화하고 있어요. 물론 젊은 친구들보다 노력은 조금 더 해야죠. 신체적 능력을 따라가려면 노력이 필수입니다. 신경을 쓰고 있어요. 아직까지 신체적 능력에 무리는 없어요(웃음).”

Q: 김오규의 장점은 리더십과 패스라고 합니다.

“주장단을 하고 싶어서 하는 건 아니지만, 직책을 부여받았을 때 팀을 하나로 만들어야겠다는 책임감이 생기는 건 사실인 거 같아요. 그래서 리더십 이야기를 듣지 않을까요? 사실 무게감이 있는 편은 아니에요. 제가 플레이가 거칠다 보니 그런 이미지가 있을 수 있는데, 동료들과 대화하고, 농담하고, 편안하게 다가가려는 성격입니다.”

“패스에 딱히 자신감이 있다기보다는, 이건 일종의 선수들끼리 약속이에요. 이런 상황에 이렇게 볼을 주면 이렇게 받을 것이다 같은? 선수들 사이에 주고받을 믿음이 있으니까 저도 조금 더 자신감 있게 넘겨주는 거 같습니다. 결국 믿음 때문에 패스 이야기도 나오는 듯합니다. 이런 점이 딱히 저만의 강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현대 축구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Q: 남기일 감독 체제에서 꾸준하게 살아남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어떤 팀을 가든 제가 갖는 마음가짐인 거 같아요. 감독님과 동료들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최선을 다해 훈련을 해야 합니다. 신체적 능력을 유지하려면 반드시 그런 과정이 필요해요. 퍼포먼스를 어떻게 하면 지속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가, 그런 물음에서 답을 찾는 게 경기장에 꾸준하게 나갈 수 있는 방법인 거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트레이너가 있고요. 팀 훈련이 오후라면 오전에 개인 훈련을 따로 하는 형태로 스케줄을 운영합니다. 일주일에 3~5회 정도 개인 훈련을 해요. 원래는 식단도 안했는데, 올해는 식단도 조금씩 시작하고 있습니다. 식사 시간을 지키고 정량을 맞추는? 현재 체지방율은 9% 정도 되는 듯해요.”

Q: 지금까지 전지훈련을 통해 준비가 잘 됐다고 느끼는 부분이라면?

“작년에 비해 많은 선수들이 빠져나갔어요. 팀 스타일에서도 변화가 있긴 할 겁니다. 그래도 선수들간 하나 된 모습,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이 하나 된 모습, 허물없는 소통을 한 게 가장 만족스럽습니다. 이번 시즌 느낌은 좋아요. 리그를 시작해봐야 알겠지만, 한 목표를 향해서 나아가고 있는 건 분명합니다.”
 

Q: 남기일 감독님도 나부터 변화하겠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감독님에게 다가가기 힘든 부분이 있긴 했죠. 무게감이 있으신 편이니까요. 그래도 올해는 소통을 통해서 안 좋은 부분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모두가 노력해요. 선수와 코칭스태프의 거리감을 좁혀야 하니까요. 제가 느꼈을 때는, 감독님이 변하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계세요. 동시에 선수들도 노력해야 합니다. 감독님만 노력한다고 될 문제는 아니니까요. 선수들에게도 얘기를 했던 게 감독님은 물론 우리도 변해야 한다, 라고 했어요. 태국 전지훈련이 잘 됐다고 느끼는 건 이런 점이었어요. 모두에게 굉장히 좋은 마무리였습니다.”

Q: 아무래도 김오규 선수가 거칠게 수비한다는 이미지가 있는 거 같아요.

“그런데 수비수라면 안 그러기도 쉽지 않아요. 더티하게 한다고 자부심을 갖는 건 아니지만, 나를 저렇게 표현해준 다는 건 그만큼 제가 거슬리는 거 아닐까요? 저는 팀을 위해서라면 평가는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주변에선 제게 경기장에 들어가면 다른 선수가 된다고 하네요. 일상에서는 결코 그렇지 않지만 경기장에선 팀을 위하니까 그런 거 같습니다. 그래서 상대방이 저와 같은 모습을 보여도 이해합니다. 다들 팀을 위해서 싸우려고 하는 거잖아요. 사실 올해부터는 스스로를 조금 더 제어하려고 해요. 작년에 욕을 너무 많이 먹어서(웃음). 무엇보다도 저도 아이들이 있는데, 아이들이 경기장에 왔을 때 아저씨들이 싸우기만 하면 별로 좋게 비춰질 거 같진 않아요. 축구를 하다 보면 신경전이 아예 없을 수는 없지만, 적정선을 자체적으로 지키려고 합니다.”

Q: 경고 커리어하이라고 말할까요? 작년에 경고를 참 많이 받았어요.

“그런데 그거 아세요? 제가 커리어에서 퇴장이 거의 없어요.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일부러 거칠게는 안 합니다. 그리고 우리 선수들이 조금 얌전한 타입이긴 해요. 그러다 보니 주장단으로서 경기 중에 상대팀으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려는 마음이 큰 것도 사실이에요. 경고가 그래서 많아졌어요. (올해는 팀 내에서 김오규 역을 대신해 줄 선수가 있을까?) 제가 이제 자체 심의를 걸었으니, 다들 조금만(?) 도와주면 좋겠어요(웃음).”

Q: 김오규는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나요?

“이런 저런 표현보다는 ‘김오규는 팀을 위해 희생했던 선수다’라고 기억되고 싶어요. 더티한 플레이를 하긴 했어도, 팀을 위해 최선을 다했던 선수로요. 저는 소속팀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어요. 팬 분들이 절 그렇게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기술이나 실력은 훗날 여러 가지 평가가 따르겠지만, 나름의 바람이 있다면 이야기 드린 것처럼 희생하고 참 열심히 했던 선수로 기억되는 것. 그거면 됩니다.”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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