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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미하엘 뮐러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은 답해야 할 게 정말 많다. 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한 외부의 이런저런 평가는 늘 있었던 일이지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에 관련한 의구심은 이전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7일 저녁 5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차기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현역 시절 ‘골든 봄버(황금 폭격기)’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1990년대 최강의 공격수 중 하나로 군림한 스타였던 클린스만 감독은 지도자가 된 후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의 2006 FIFA 독일 월드컵 4강, 미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 16강 등 나름의 성과를 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부에서는 불안한 시선을 보낸다. 이는 전임인 파울루 벤투 감독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았을 때와는 확연히 다르다. 벤투 감독은 굴곡이 있었을지언정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기 전까지 여러 클럽을 오가며 현장을 누벼 트렌드를 쫓아가는 모습을 보였던 지도자였다.

중국에서의 실패 후 커리어가 꺾였다거나 그의 축구 철학이 과연 한국 축구에 부합하느냐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적어도 커리어 공백 자체는 없었다는 얘기다. 심지어 울리 슈틸리케 감독도 중동 여러 나라를 떠돌며 지도자 커리어를 이어가다 한국과 인연이 됐었다.

반면 클린스만 감독은 헤르타 베를린 사령탑에서 불명예스럽게 물러났던 3년 전 기억 이후 어떠한 팀도 맡은 적이 없다. FIFA TSG(테크니컬 스터디 그룹)의 일원으로서 활동하는 등 나름의 현장감을 익히기 위해 노력했다고는 하나, 지난 십수 년 동안 커리어가 뚝 끊겼던 지도자가 한국 축구의 수장이 된 케이스가 없었다는 걸 떠올리면 클린스만 감독의 이 공백기는 분명 불안 요소다.

심지어 클린스만 감독은 전술적 능력이 다소 부족한 지도자 중 하나로 통한다. 요아힘 뢰브 등 유능한 수석 코치에게 의존했다는 얘기는 이미 유명하다. 가뜩이나 전술적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지도자가 공백기마저 길었다는 건 가뜩이나 가득한 의구심을 더욱 증폭시킨다.

물론 공백기가 굉장히 길었음에도 불구하고 큰 성과를 냈던 지도자가 존재한다. 이를테면 오토마어 히츠펠트 감독이다. 2004년 바이에른 뮌헨 감독직에서 물러난 후 3년 동안 야인이었던 히츠펠트 감독은 2007-2008시즌 다시금 바이에른 뮌헨 지휘봉을 잡아 그해 분데스리가 우승을 이끌었다. 그리고 곧바로 스위스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겨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과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에서 호성적을 내는 데 힘을 보탰다.

하지만 히츠펠트 감독의 사례와 클린스만 감독의 지금을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히츠펠트 감독은 지도자가 된 후 거치는 팀에는 반드시 트로피를 안겨주었던 한 시대를 풍미한 지도자였다. 전술, 선수단 장악 등 여러 덕목에서 검증된 감독이었다. 요컨대 ‘내공’이라는 측면에서 한참은 앞섰던 지도자였다. 3년이라는 공백기에도 불구하고 바이에른 뮌헨이 그를 선임했던 이유였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서두에 언급한 성과를 소개함에도 불구하고 여러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이런 가운데 공백기까지 걸림돌인 상태다. 확실히 여러 의구심이 든다.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에서 가장 큰 권한을 행사한 뮐러 위원장은 이 의구심을 완전히 잠재워야만 새로 출범한 대표팀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이다. 4년 전 김판곤 전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이 거의 모든 계약 과정을 오픈하며 팬들에게 해명했던 것처럼 상세한 설명이 필요할 수 있다. 뮐러 위원장은 잠시 후인 28일 오후 2시 대한축구협회에서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을 설명할 예정이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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