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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광양)

어찌 보면 단순히 한 골이겠지만, 조나탄에게는 그저 한 골이 아닌 득점이었다. 조나탄은 지난해 영면한 아버지를 위해 이 골을 바쳤다. 아버지의 타계 소식을 접한 후 득점 소식이 뚝 끊겨 힘들었던 기억도 이 골로 날려버릴 수 있게 됐다.

조나탄이 속한 안양은 1일 오후 1시 30분 광양 축구전용구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2 2023 1라운드 전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안양은 경기 종료 직전에 터진 조나탄의 결승골에 힘입어 적지에서 힘든 승부 끝에 승점 3점을 얻는데 성공했다.

경기 전 안양 관계자는 한 중년 신사의 사진을 보여주며 조나탄의 부친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조나탄이 꼭 이 사진을 챙겨달라 하더라”라며 조나탄이 지난해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여전히 극진히 추억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안양 관계자는 “조나탄이 아버지 사진을 라커룸에 장식하거나 아예 벤치로 가져오곤 한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벤치로 가져오면 사진이 상할 수 있지 않느냐고 되묻자 “그래서 파일에 곱게 모시고 있다”라고 말했다.

조나탄에게 아버지의 영면 소식은 그 자체로 충격이었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그의 득점포가 주춤하기 시작했다는 점, 결과적으로 승격 여부가 걸린 시즌 막판에 힘을 내지 못했다는 점을 떠올리면 안양 처지에서도 단순히 소속 선수의 부친 부고 소식 정도로 치부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이날 전남전 골은 조나탄과 안양에게는 굉장히 큰 의미를 지니는 득점이다. 안양 관계자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첫 골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조나탄은 득점 이후 왼팔을 걷어올려 한 문신을 가리켰는데 그건 최근에 새로 새긴 아버지의 얼굴이었다. 조나탄은 골을 성공시킨 후, 그 골을 아버지에게 바치는 의식을 한 것이다.

경기 후 조나탄은 이와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조나탄은 “지난해 아버지께서 돌아가셔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아버지는 제 인생의 모든 것이었고, 모든 걸 잃은 느낌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늘에서 아버지께서 보고 계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늘 경기에서도 끝까지 열심히 뛰었다. 지난해 아버지께서 돌아가서 안양도 승격 일보 직전에서 탈락해 휴식기에서 정말 힘든 시기를 보냈었는데, 다시 멘털을 바로 잡고 내가 골을 넣어야 승격할 수 있다고 다시 생각했다”라며 아버지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들의 모습을 피치에서 보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나탄은 경기 종료 직후 아버지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그 귀중한 사진을 고이 모시고 2라운드를 치르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조나탄 아버지의 사진은 이제 3월 5일 서울 이랜드전이 벌어질 안양 종합운동장을 향한다.

글·사진=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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