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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일본 J리그가 VAR 시스템 개선 여부를 두고 고민에 빠져 있다. VAR까지 돌려보고도 오심이 나오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10억 엔(한화 약 95억 6,000만 원)이라는 거액을 비용 투자하는 것에 대한 고민에 빠져 있다.

일본 매체 <산케이 신문>에 의하면 일본축구협회(JFA)와 J리그 사무국은 2023시즌 일본 J리그에서 빚어진 VAR 오심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2월 22일에는 오기타니 켄지 일본축구협회 심판위원장이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팬들에게 고개 숙이는 일도 있었다. 심판의 오심을 방지하기 위한 뒷받침 제도인 VAR까지 가동하고도 오심을 저지르는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건은 이렇다. 2월 18일 히로시마 빅 아치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3 일본 J1리그 산프레체 히로시마와 콘사도레 삿포로의 경기에서 치명적인 VAR 오심이 나왔다. 후반 29분 산프레체 히로시마 공격형 미드필더 카와무라 타쿠무의 헤더슛이 골라인을 넘어서기 전 삿포로 수문장 스가노 타카노리가 가까스로 왼발로 막아내는 장면이 발생했다. 당시 주심은 온 필드 리뷰까지 하며 골 여부 판독을 시도한 후 ‘노 골’을 선언했다. 그리고 이 판정은 오심이었고, 결국 산프레체 히로시마는 불만이 가득할 무득점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오기타니 위원장은 “골을 인정해야 할 상황이라고 결론을 내렸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VAR 검증 없이 볼이 완전히 골 라인을 넘었는지 판별하는 건 불가능했던 상황이었다. 중계 리플레이나 정지 영상으로 본 뒤 골이라는 느낌을 받았지만, 미묘했던 건 틀림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VAR 심판이 보고 있는 이미지 화질은 중계 영상보다 거칠다”라며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책은 두 가지다. 첫째, 골 라인 테크놀로지 도입, 둘째 VAR 영상 화질 개선이다. 특히 매치 볼 내에 장착된 칩과 경기장 구조, 라인, 볼을 트래킹하는 시스템을 활용한 골 라인 테크놀로지는 골 라인 오심을 없애는 데 특효약이다.

문제는 비용이다. 노노무라 요시카즈 일본 J리그 의장은 “골 라인 테크놀로지 도입에만 10억 엔의 비용이 드는데, 구조상 도입이 어려운 경기장도 있다”라고 말했다. 만약 골 라인 테크놀로지가 도입되려면 J리그가 벌어지는 모든 경기장에 동기화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또 있다. 오심 박멸을 위해서는 골 라인 테크놀로지에 들어가야 하는 돈은 반드시 투입되어야 하는 게 분명하다. 그런데 골 라인 오심은 매 경기 나오는 흔하게 나오는 장면이 아니다. 확률적으로 십수 차례 경기를 해야 한번 나올까 말까 한 장면인데, 이를 위해 10억 엔이라는 거액을 써야할 지에 대한 현실적 고민이 뒤따른다. 한화로 95억 원이 넘는 이 큰 돈을 골 라인 테크놀로지 하나에만 쓰기에는 J리그가 추진하고 있는, 혹은 추진해야 할 다른 사업이 걱정이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 J리그의 고민은 비단 그들만이 느끼는 고충이 아닐 것이다. VAR이 도입된 후 판정의 질이 개선된 것은 자명하다. 특히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적용된 골 라인 테크놀로지와 반 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시스템은 이 대회를 ‘오심 제로’로 만들면서 축구팬들을 열광시켰다.

그러나 역시 비용이 문제다. VAR이 전 세계적으로 꽤 대중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이 시스템이 뿌리내리지 못한 국가도 굉장히 많다. 골 라인 테크놀로지와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시스템이 오심을 없애는 데 특효약이라는 걸 이제 모르는 이가 없지만, 역시 비용이 걸림돌이다.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의 한 관계자 역시 지난해 12월 <베스트 일레븐>과 인터뷰에서 반 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시스템 도입에 대해 막대한 비용을 거론했다. 마음이야 당연히 도입을 환영하나 금전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도외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어쨌든 ‘기술’이 거의 백년 간 금단의 영역이었던 축구 경기에 도입되기 시작한 만큼, 이러한 문제를 점진적으로 해결하는 것에 대해 고민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노노무라 의장은 “심판을 지원할 수 있는 기술적 지원을 어느 정도까지 할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K리그 역시 마찬가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VAR로 돌려봐도 판정을 내리는 데 애매한 장면이 K리그에서도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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