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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거제)

▲ 피치 피플

대전하나 시티즌
DF
조유민

조유민은 지난 1년간 가장 거대한 경험을 한 선수 중 하나일 것이다. K리그1 수원 FC에서 K리그2 대전하나 시티즌으로 이적하며 많은 사람들의 의구심을 자아냈으나, 대전하나와 함께 K리그1 무대에 서며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실력으로 입증해냈다. 나아가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본선 최종 엔트리에도 승선했다. 단순히 이름만 올린 게 아니라, 짧지만 직접 피치를 밟았으며 심지어 16강까지 나아갔다.

축구 인생에 대운(大運)이 따르는 한해였다고 볼 수 있다. 조유민은 <베스트 일레븐>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해를 떠올리면 7분과 8년이라는 시간을 언급했다. 카타르 월드컵 무대를 누빈 7분은 자신의 축구 인생에 커다란 목표 의식을 심어주었으며, 대전하나가 K리그1로 복귀하는 데 필요했던 8년이라는 시간은 피치에서 사력을 다해 싸워야 한다는 투쟁심을 심어주었다고 말했다.

조유민의 축구 인생을 바꾸게 될 7분

Q. 만나서 반갑다. 시즌 얘기에 앞서 작년에 벌어졌던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본선과 관련한 얘기부터 하자. 최종 엔트리에서 살아남았었다. 외부에서는 박지수 선수의 부상과 관련이 있었다는 시선이 있는데
“말씀해주신 것처럼, 마지막 평가전에서 (박)지수 형이 다친 직후 명단 발표가 났는데, (박)지수 형이 다쳐서 제가 갔다가 보다는 지수 형이 안 다쳐서 같이 갔으면 더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수 형이 못 간 것에 대해서는 정말 가슴이 아파 연락을 했었어요. 제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감정이었을 것이기 때문에 제가 어떤 위로의 말을 하기가 힘든 느낌이었어요. 그 기분을 안고 대표팀에 가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

Q. 포르투갈전에서 월드컵 데뷔를 했다. 이겨서 16강에 갔던 그 경기는 조유민 선수에게도 큰 의미를 지니는 경기였을 텐데
“우선 당시를 생각하면 (황)희찬이가 골을 넣은 직후였죠. 희찬이가 골 세리머니를 할 때 함께 축하하려고 달려갔다가 벤치로 돌아왔는데, 코치님께서 절 부르셨어요. 전 언제든지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었죠. 그냥 조끼만 벗으면 바로 들어갈 수 있는 준비를 해놓은 상태였는데, 출전 지시에 마음이 들떴다기보다는 빨리 들어가서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 싶은 생각이 더 컸어요. 정말 감사했던 순간이었죠. 막상 경기장에 들어가보니 (황)인범이부터 동료 형들의 힘든 얼굴을 보게 됐어요. 탈수 증세까지 보일 정도로 정말 힘든 표정들이라 짧은 출전 시간이라도 어떻게든 도움을 주고 싶었다는 마음으로 7분을 뛰었습니다.”

Q. 그 7분이 향후 축구 인생에도 거대한 동기 부여가 될 듯한데
“그래요. 정말 맞는 말씀해주신 것 같아요. 돌이켜 보면 7분도 안 뛰었더라도 월드컵에 간 것만으로도 제 축구 인생에 커다란 이정표가 됐습니다. 앞으로 제가 축구를 대하는 마음가짐이나 목표를 가질 때 어떤 마음을 가져야하는지 깨달았고, 그래서 얼마나 노력해야 하는지도 생각했으니까요. 정말 많은 걸 느꼈던 7분이었고, 앞으로 이처럼 큰 무대에서 더 좋은 활약을 하고 싶다는 목표 의식을 가졌어요.”

“다시 돌아온 K리그1, 돌아올 수 있다는 믿음 있었다”

Q. 새 시즌을 어떻게 치를 생각인지?
“작년에 정말 좋은 성과를 냈기에 올해는 한 단계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일 기회를 잡았죠. 팀은 물론 저도 K리그1에 돌아와서 정말 큰 동기 부여 의식을 가지게 됐어요. 우리가 더 얼마나 발전하고 성장했는지를 보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 기대가 큽니다.”

Q. K리그1팀 수원 FC에서 K리그2에 속했던 대전하나에 이적했을 때 ‘굳이 왜’라는 의문을 가지는 이들이 많았다. 이제 그 사람들이 할 말이 없게 됐다.
“정말 그랬어요. 제가 K리그2로 간다고 했을 때 ‘왜 2부에 가려고 하냐’라고 물으시는 분들이 많았죠. 하지만 전 믿음이 있었어요. 제가 강한 자극이 될 이슈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아시다시피 대전하나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팀이었기에 좋은 선택이라고 여겼습니다. 다행히 그 생각에 걸맞은 결과가 나와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Q. 작년 시즌 내내 대전하나 팬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1년 만에 새 팀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건 쉬운 일이 아닌데
“정말 감사하죠. 저를 향한 애정에 대한 진심이 느껴졌고요. 그리고 그 진심에 보답해드리고 싶었습니다. 갓 팀에 온 선수여음에도 불구하고 한 몇 년 함께 뛴 선수라는 말씀을 해주실 때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이 팀에 와서 제가 주장으로 임명됐을 때, 현재 대전하나가 꾸는 꿈에 공감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K리그1 승격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여러 차례 실패해 절망했던 그 아픔에 대한 공감이 있어야 저 역시 대전하나에 더 큰 애정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점을 팬들이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Q ‘친정팀’ 수원 FC를 K리그1에서 만나게 됐는데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아요. 제가 김도균 감독님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감독님 덕분에 제가 성장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박)주호 형, (정)동호 형 등 제가 좋아하는 형들이 아직도 수원 FC에서 잘하고 있잖아요? 형들이랑 승부한다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기대가 됩니다.”

“8년이라는 시간이 주는 의미 잘 안다”

Q. 주장직을 내려놓았는데
“숨김없이 얘기할게요. 감독님께서 태국 동계훈련을 마치고 돌아올 때 따로 부르셔서 ‘정말 고맙고 고생했다’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이제 너도 대표팀에 왔다 갔다 해야 한다. 작년에 너무 고생했으니 올해는 마음 편히 커리어나 훈련에 집중했으면 좋겠다’라고 하셨습니다. 감독님이 절 배려해주신 것이죠. 그래서 전혀 서운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새 주장인 (주)세종이 형은 저보다 한참 더 위의 선수잖아요. 다만 제가 부담스러워서 주장직을 내려놓았다고 생각하시진 않았으면 좋겠어요. 부담을 느꼈다면, 처음부터 하지 않았을 겁니다. 감독님께서 배려해주신 거라고 생각해요.”

Q. K리그1에서의 싸움은 완전히 다를 것이다. 강자들과 대결해야 한다.
“K리그1과 K리그2의 차이가 있습니다. 선수 개인의 실력 차도 있지만, 템포와 경기 운영에서도 큰 차이가 있어요. 선수 개인은 물론 팀적으로도 K리그1에 더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고요.”

Q. K리그2에서 늘 들었던 우승후보 얘기가 K리그1에서 뛰는 올해는 안 나오는데
“이것마저도 적응해야죠. K리그2에서는 늘 주도했던 경기, 지고 있더라도 항상 역전하는 경기를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한 골 먹으면 뒤집기 힘든 경기를 치러야 할 겁니다. 저는 대전하나가 ‘강등후보’라고 생각해요. 광주는 K리그2 우승으로 올라왔고 저희는 플레이오프로 승격했으니, 냉정히 K리그1 12위의 자리에서 시작한다고 봅니다. 기분 나쁘게 생각할 게 아니라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봐요. 당연히 그만큼 노력해야겠죠.”

Q. 마지막 질문이다. 8년 만에 K리그1을 경험하는 대전하나 팬들에게 전하고픈 다짐이 있다면?
“진심으로 팀을 생각하고 경기력으로 표현하며 팬들을 공감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뿐만 아니라 다른 동료들도 그런 마음으로 뛰면 팬들도 진심을 느껴주실 거라고 믿어요. 이런 부분들이 운동장에서 우리의 힘으로 나타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8년이라는 시간이 주는 의미를 잘 압니다. 저는 비록 1년 뛰었지만, 감독님과 동료들은 승격을 위해 3년을 노력했죠. 그리고 팬들은 8년을 기다려주셨고요. 우리가 얼마나 함께 노력해왔는지 서로 공감한다면 작년처럼 올해도 ‘하나’가 되어 이겨낼 수 있다고 봅니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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