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일레븐=대전)

대전하나 시티즌 수비의 핵 조유민이 포항 스틸러스 스트라이커 제카를 상대로 숨 막힐 듯한 맨마크를 선사했다. 조유민과 제카는 피치에서 거의 전쟁을 벌였고, 조유민을 중심으로 한 대전하나 수비진은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포항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조유민이 속한 대전하나는 11일 오후 2시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1 2023 3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전에서 무득점 무승부를 거두었다. 대전하나는 이날 무승부에 따라 시즌 개막 후 세 경기 연속 무패(1승 2무)를 달렸다.

대전하나 처지에서는 여러모로 신경 쓸 게 많은 경기였다. 중원의 핵이자 전술의 구심점인 주세종이 부상으로 아웃된 채 치르는 경기이기도 했지만, 시즌 개막 후 2연승을 달리는 포항의 매서운 공격을 의식하고 임한 승부기도 했다. 지난 2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는 3실점을 내주며 수비가 크게 흔들린 모습을 보였는데, 이민성 감독은 인천전에서의 허술했던 수비 때문에 상당히 고민이 많았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포항전에서도 같은 모습을 보인다면 안방 승부라고 해도 위험할 수 있었다는 걸 그는 잘 알고 있었다.

대전하나 처지에서는 예봉을 꺾을 필요가 있었다. 대전하나 수비의 핵 조유민은 포항의 최전방 스트라이커 제카와 경기 내내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며 괴롭혔다. 조유민 특유의 기동력을 앞세운 맨마크 때문에 제카는 이날 경기에서 굉장히 고전했다.

제카가 집중 견제를 당하는 상황에서 수비수 하창래가 퇴장당해 수적 열세 상황에 놓인 포항의 공격은 사실상 가동 중지 상태에 놓였다. 시즌 개막 후 연속골을 터뜨리며 주목받았던 정재희를 비롯한 포항 공격 자원들의 발끝에서 슛이 나오지 않았다. 이날 대전하나는 포항에 단 세 개의 슛만 내줬을 뿐이었다.

조유민은 후반 들어 경기 흐름이 일방적으로 대전하나로 기울자 수비 리딩을 안톤에게 맡기고 공격 라인으로 올라가 플레이하기도 했다. 지난해 K리그2에서 위기에 처할 때마다 꽤 재미를 봤던 ‘조유민 시프트’를 가동한 것이다. 조유민 처지에서는 굉장히 할 일이 많았던 경기였는데, 애석하게도 골로 이어지진 못했다. 그래도 인천전에서 드러냈던 수비 불안을 지운 건 나름의 소득이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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