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베스트 일레븐=천안)

천안 시티 FC 처지에서는 까다로운 난적 부천 FC를 상대한 이번 승부의 전·후반 경기 내용에 안도감과 아쉬움 모두 느꼈을 것이다. 전반전에는 한결 나아진 모습을 보였지만, 후반전에는 이전 두 경기에서 드러냈던 수비 불안을 또 되풀이하고 말았다.

박남열 감독이 지휘하는 천안은 12일 오후 4시 천안 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2 2023 3라운드 부천 FC전에서 0-3으로 패했다. 천안은 후반 11분 김선호, 후반 21분 송진규, 후반 39분 안재준의 연속골을 앞세운 부천 공격에 무너지고 말았다.

천안은 시즌 개막 후 치른 두 경기에서 일곱 골을 내줬다. 역사적인 K리그 데뷔전이었을 부산 아이파크전에서 멀티골을 몰아친 모따의 두 골을 앞세워 나름 분전했지만 세 골을 내주는 허약한 수비 탓에 패배를 맛봐야 했고, 이어진 2라운드 김포 FC 원정 경기에서는 무려 네 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돌이켜 보면 어찌할 도리 없이 끌려가야했던 경기였다. 천안은 부산전에서 전반 킥오프 후 15분 만에 두 골을 내주어야 했다. 김포전에서는 반대로 후반 막판에 상대 공세에 휘둘렸다. 0-1로 아슬아슬하게 뒤쳐져 있던 후반 38분부터 경기 종료 직전까지 무더기 세 골을 허용했다. 한번 위기에 봉착하면 너무 쉽게 수비가 깨진다는 약점을 드러낸 것이다.

이 때문에 박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수비력 보강을 두고 크게 고심했따고 말했다. 플레잉코치로서 커리어 말년을 보내고 있는 김창수를 대기 명단에 올려두고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부천전에서는 어떠했을까? 앞서 치른 두 경기보다는 훨씬 나았다. K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전반전에 단 한 골도 실점하지 않고 버텼다는 건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수비가 탄탄한 건 아니었다. 뜻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자 부천이 ‘비장의 카드’ 닐손 주니어를 시프트하는 전술을 가동해 흐름을 바꾸기도 했고, 이후 천안이 공격수 카릴에게 두 차례 아찔한 실점 위기를 내주는 상황에 직면하기도 했다. 그래도 김주헌이 중심이 된 수비진이 이전 두 경기와 달리 위기 관리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제는 전반전의 좋았던 흐름을 후반전에 이어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사실 천안은 전반전부터 자기 진영 파이널 서드 하프 스페이스에서 지나치게 부천 선수들에게 볼을 내주는 모습을 보였다. 숏 패스로 잘라가며 빌드업을 하다 보니 위험 지역에서 볼을 탈취당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러한 불안 요소는 후반전에 결국 실점으로 이어졌다. 후반 11분 박스 우측면 모서리 부근에서 부천 미드필더 카즈가 올린 얼리 크로스를 김주환이 끊어내지 못하면서 김선호에게 실점했으며, 10분 후에는 빌드업 과정에서 윤용호가 힐 패스한 게 잘려 도리어 역습을 허용한 상황에서 부천 공격수 송진규에게 실점했다. 후반 39분 안재준에게 내준 실점도 그랬다. 박스 안에서 지능적으로 감아찬 안재준의 플레이도 대단했지만, 천안이 수비 진영에서 어설픈 헤더 패스 미스를 범한 게 발단이었다. 이렇듯 전반전과 달리 너무 쉽게 실점하다보니 다시 흐름을 내줄 수밖에 없었다.

물론 전력상 최강의 팀이 아닌 이상 90분을 통제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신생팀이라 여러 선수가 갓 모여 경기를 치르는, 더욱이 어린 선수들이 많은 천안 처지에서는 더욱 어려운 일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홈팬들이 바라는 승리와 승점을 가져오려면 이 난제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45분을 유지했던 짜임새 있었던 경기 운영 시간을 점점 늘려나가야 한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축구 미디어 국가대표 - 베스트 일레븐 & 베스트 일레븐 닷컴
저작권자 ⓒ(주)베스트 일레븐.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www.besteleven.com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Best Eleven.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