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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천안)

천안 시티 FC 관계자가 업무 때문에 아산에 잠깐 넘어갔을 때 찍었다며 보여준 사진이다. 오는 18일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예정된 하나원큐 K리그2 2023 4라운드 충남아산과 천안의 대결을 아산 축구팬들에게 알리는 현수막이다.

현수막의 내용이 꽤 도발적이다. 충남아산은 “천안과 비교하지 마라. 우리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라는 박동혁 충남아산 감독의 메시지를 그대로 담았다. 이 현수막은 충남아산이 천안을 바라보는 시각, 무엇보다 전국에서도 소문 난 천안과 아산의 날카로운 지역 감정을 담은 멘트라는 점에서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앞으로 천안과 충남아산이 이어가야 할 ‘천안아산 더비’가 시작부터 꽤 뜨겁게 맞붙는 모양새다.

그런데 천안과 충남아산에게 주어진 현 상황을 고려할 때 역사적인 첫 번째 천안아산 더비는 정말 전쟁이 될 공산이 커 보인다. 천안은 현재 시즌 개막 후 3연패, 충남아산은 1무 2패로 각각 최하위, 12위에 랭크되어 있다. 만약이지만, 천안이 3라운드 부천 FC전에서 무득점으로 비기기만 했어도 순위가 뒤바뀔 수 있었다. 여러모로 팬들에게 면목이 없을 상황, 당연히 이번 맞대결은 더비는 둘째치고 무조건 이겨야 할 승부가 되고 말았다. 전쟁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 이유기도 하다.

수비진이 흔들려 시즌 개막 후 계속 대량 실점을 내주며 혹독한 K리그 데뷔 시즌을 치르고 있는 박남열 감독은 충남아산과 더비가 정말 ‘피 튀길 것’ 같다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자 “우연찮게 이렇게 됐다. 둘 중 하나는 회복이 안 될 수 있는 상황이 주어졌다”라고 쓴 웃음을 지었다. “지역 더비라 다른 경기보다 부담이 두 배”라면서도 “그 부담을 내가 짊어지고 선수들이 잘 준비했으면 한다”라고 선수들이 지난 세 경기에서 당한 시련을 잊고 충남아산전에 집중햇으면 한다는 당부를 남겼다.

아마 박동혁 감독의 심정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일단 이겨서 순위표에서도 여유를 찾고, 박 감독이 말한대로 천안보다는 우위에 있다는 걸 증명해 팬들을 즐겁게 해야 하는 의무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지난해 득점을 책임졌던 유강현의 공백이 꽤 커 보이는 충남아산은 전열을 재정비해 이번 대결에서 천안의 최대 약점인 수비를 물어뜯을 공략법을 마련해야 한다. 일단 이기고 봐야 할 천안과 충남아산의 맞대결, 상대를 벼랑으로 밀어넣고 웃을 자는 누가 될까?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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