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일레븐)
축구 경기를 보다 보면 주목할 만한 현상이 도드라지곤 한다. 빼어나게 빛나는 선수가 나타날 때도, 언더독 팀이 '파죽지세'가 될 때도 있다. <베스트 일레븐>은 팀트웰브의 데이터 분석 서비스인 <알파볼>과 합작해 이 현상을 데이터로 분석해보고자 한다. 일레븐(11)과 트웰브(12)가 만난 '11.5Lab(Laboratory)'이다. 팀트웰브 김동현 팀장(kimdh@team12.co.kr)과 조영훈 기자가 함께 썼다. <편집자 주>
지난 주말, 손흥민·황희찬·이강인 세 선수가 나란히 득점포를 가동했다. 이들의 활약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표로 정리했다. 손흥민의 이번 시즌 흐름도 덧붙였다.
‘클린스만호’ 새 트리오 될까
손흥민과 이강인은 나란히 선발 출전했고, 황희찬은 후반 24분에 교체 출전했다. 세 선수 모두 한 골씩 터트렸다. 독특한 지점은 황희찬과 이강인의 xG 값이 유별나게 높다. 이강인은 평균 0.9로 가장 높았다. 골키퍼까지 제친 후 슛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황희찬은 소파스코어 0.8, 언더스탯 0.39가 나왔는데, 후자의 측정이 잘못된 듯하다. 황희찬 역시 빈 골대에 밀어 넣었기 때문이다.
SON, 도움까지 가능했다
손흥민은 이번 경기에서 키패스(슛 직전 패스) 5회로, 토트넘 홋스퍼 내 누구보다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런데도 도움으로 이어지지 못한 점은 아쉽다. 크로스 성공률은 25~30% 정도만 해도 높은 편인데, 손흥민은 6회 중 4회 성공했다.
이강인도 키패스 1회, 크로스 4회 중 3회 성공, 무엇보다 드리블을 가장 많이 성공시켰다. 황희찬은 교체 출전으로, 뚜렷한 지표가 드러나지 않았다.
보면 볼수록 놀라운 지난 시즌 득점왕 등극
손흥민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지난 시즌 데이터가 있는 언더스탯 지표를 참조했다. 이번 시즌 여러 가지 이유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그다. 우선 득점력이 줄어들었다. 득점왕을 차지했던 2021-2022시즌은 차치하고서라도 2020-2021시즌보다도 절반 가까이 준 것을 알 수 있다.
손흥민은 기대치(xG)에 비해 득점을 더 잘하는 선수다. xG 값보다 실제 득점이 늘 많았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두 지표의 수치가 비슷하다. 즉, 개인 퍼포먼스도 떨어졌다는 건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자연스럽게 득점 관여도 떨어졌다. 2021-2022시즌에는 공격수치고 높은 빌드업 관여도를 보여줄 만큼 손흥민은 토트넘의 핵심이었다.
토트넘의 손해인가
소속팀 토트넘 차원에선 어떨까? 겉핥기식으로 분석하면 그럴 수도 있다. 토트넘의 여러 지표를 보면 2021-2022시즌보다 아쉽긴 하지만, 2020-2021시즌과 비교해보면 나쁘지 않다. 이번 시즌 리그 4위다. 2020-2021시즌에는 7위에 머물렀다. 결국 손흥민의 득점이 빠진 만큼, 다른 선수들을 통해 득점이 나온다. 지난 시즌 대비 번 90분당 승점은 크게 차이가 없다.
케인, 펄펄 날지만 손흥민과 시너지는 더 필요하다
해리 케인이 펄펄 날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을 제외하면 토트넘의 주 득점원은 늘 케인이었다. 심지어 지난 두 시즌 대비 이번 시즌 득점력이 더 좋은 케인이다. 에이스 역을 해주기에 손흥민의 득점 공백이 발생했는데도 팀 득점에 큰 문제가 없는 토트넘이다.
감독은 전술적으로 고심해볼 필요가 있다. 바로 케인의 득점 관여도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하다. 케인은 분명 득점을 많이 올리고 있는데 득점 관여도는 가장 적다. 손흥민의 득점력 저조와 관련있다. 득점 관여는 본인이 득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도우미 역할도 포함된다. 토트넘에서 케인의 패스를 받아 해결할 수 있는 선수는 손흥민이 유일하다는 증거기도 하다.
글=조영훈 기자(younghcho@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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