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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대한축구협회 내 젊은 축구인 행정 고위 간부들이 일제히 직을 내려놓았다. 그들은 엄청난 논란을 야기한 징계 축구인 사면안을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자리에서 물러나게다는 변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것이 대한축구협회의 책임 정리로 매듭지어져서는 안 된다. 그들은 침묵을 했을 뿐, 현실적으로 막아낼 역량이 없었던 이들이었다는 걸 잊어선 안 된다.

4일 오전 이영표·이동국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조원희 대한축구협회 사회공헌위원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지난주 한국 축구계를 뒤흔들어 놓았던 대한축구협회 사면안 및 철회 논란과 관련해 책임을 지겠다는 사임의 변을 남겨놓았다. 이중 이동국 부회장과 조원희 사회공헌위원장은 정식 부임한 지 석 달도 채우지 못하고 낙마하고 말았다.

이번 사면안 논란이 제기된 후 이들이 축구팬들에게 가장 큰 비판을 받았던 건 소위 ‘한국 축구 레전드로서 보여야 할 처신’이었다. 협회 임원진 속에서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철학과 견해를 능히 낼 수 있는 위상을 가졌다고 평가받았던 이들이 무슨 연유인지 아무 말도 못했었다.

사실 이들은 조금은 억울한 감도 느낄 수 있다. 사면안이 발의되는 과정에서 아무런 영향력을 끼치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다수의 관계자들은 이들 역시 다른 대한축구협회 이사와 마찬가지로 지난 우루과이전 킥오프 직전에 사면 명단을 접했다고 증언했다. 난데없이 주어진 사면자 리스트와 제대로 된 표결 없이 속전속결로 진행됐던 안건 통과 분위기 조성에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등 떠밀리듯 한 배를 탔고, 이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또 한 가지, 설령 이들이 이사회에서 목소리를 냈다고 한들 사면안 통과라는 대세를 막기는 역부족이었을 것이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입장문에서 확인할 수 있듯, 이 사안은 오랫동안 이름이 가려진 축구인들 사이에서 요구되어 왔으며 협회 차원에서도 사전 준비가 있었다.

이러한 내부 분위기는 사면안이 논란이 된 후 여러 미디어를 통해 보도되어 팬들도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이들에게 비판의 화살이 날아든 이유는, 평소 미디어나 여러 루트를 통해 한국 축구를 위해 바르고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이들이 임원진에 들어선 후 정작 중요할 때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즉, 팬들은 책임을 물으며 질타하는 게 아니라 커다란 실망감을 표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세 사람은 물러나면서 이번 사면안과 관련해 책임을 지겠다고 한 건 사실 번지수가 잘못된 수습책이다. 그리고 현실적 측면에서 이들에게 수습할 만한 권한과 책임이 주어진 것도 아니다. 이제 두어달 정도 된 이동국과 조원희는 특히 그러다. 이사회 및 임원진에서 이름값이 가장 큰 이 세 명이 총대를 멘 것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이 사면안 발의와 철회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준비하고 영향력을 끼친 이들은 따로 있다, 일각에서 ‘꼬리 자르기’라고 비판하는 이유다. 다른 이들이 이 세 사람보다 이 사안에 대해 더 정확하게 알고 있고, 제대로 해명할 수 있다. 그들은 아직 대한축구협회 내에 있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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