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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상암)

감독이 자신이 거느리는 선수에게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때로는 역풍이 불 수도 있다. 하지만 최원권 대구 FC 감독은 따끔하게 공개 비판했다. 타깃은 외국인 선수들이었다.

최 감독이 지휘하는 대구는 8일 오후 4시 30분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1 2023 6라운드 FC 서울전에서 0-3으로 패했다. 대구는 전반 11분 황의조, 전반 32분 나상호, 전반 41분 팔로세비치의 연속골을 앞세운 서울에 크게 지고 말았다.

최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두 가지 면모를 보였다. 첫째는 인자한 감독의 모습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대구의 몇몇 선수들이 뼈아픈 실수를 저질렀다. 김강산이 박스 안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줬고, 이진용의 거친 파울이 팔로세비치의 프리킥 골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 장면과 관련해 최 감독은 자신의 선택에 후회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많다. 예상치 못한 페널티킥으로 실점하면 당황이 되는 법이다. 우리 선수들에게는 귀한 경험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고, 이진용에 대해서는 “그래도 (이)진용이를 쓸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책임은 감독이 지겠다는 말도 남겼다.

그런데 외국인 선수들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았다. 최 감독은 “아무에게나 연봉을 많이 주지 않는다”라는 말로 외국인 선수들을 비판했다. 이어 “아무리 조합과 패턴, 전략을 준비한다고 해도 결국 해내는 건 선수들의 몫이다. 우리 브라질 선수들이 제 몫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저 역시 인간이라 인내심의 한계가 있다. 계속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직격했다.

그럴 만했다. 이날 최 감독의 질타를 피해갈 만한 경기력을 보인 외국인 선수는 수 차례 위협적인 슛을 퍼부은 스트라이커 에드가 밖에 없었다. 중원의 한 축을 맡긴 세라토는 전반 30분 만에 황재원으로 교체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명백히 경기력에 만족하지 못해 내린 교체 아웃 결정이었다.

왼쪽 날개인 바셀루스 역시 다를 게 없었다. 최 감독의 경기 전 설명에 의하면 바셀루스는 지난 인천 유나이티드전 이후 고재현과 더불어 불호령을 들었다고 한다. 최 감독 처지에서는 뭔가 다른 면모를 보이길 기대했을 텐데, 역시 무색무취했다.

대구는 선수 구성상 외국인 선수들에게 크게 의존하는 경기 운영을 펼치는 팀이다. 그리고 그만큼 큰 기대를 품고 있다. 브라질 선수로 모든 외국인 쿼터를 채웠을 정도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세드가’ 콤비 빼고는 팀 기여도를 보이는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세징야는 부상 중이다. 최 감독 처지에서는 속이 탈 수밖에 없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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