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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대구)

2023시즌 광주 FC에서 가장 뜨거운 시선을 모으는 선수는 마케도니아 특급 아사니다. K리그에 발을 들이자마자 데뷔골은 물론 해트트릭까지 몰아치는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매서운 실력을 가졌다고 해도, 이정효 광주 FC 감독은 특별 대우하지 않고 있다. 이 감독은 아사니에게 원칙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 감독이 이끄는 광주는 16일 저녁 7시 대구 DGB대구은행파크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1 2023 7라운드 대구 FC전에서 4-3으로 승리했다. 광주는 전반 19분 김한길, 전반 44분 산드로, 후반 15분 허율, 후반 43분 하승운의 연속골에 힘입어 일곱 골을 주고받는 대난전 끝에 시즌 네 번째 승리를 챙겼다.

쉽게 이길 수 있는 경기가 마지막까지 살 떨리는 승부로 변했으니, 이 감독 처지에서는 100% 만족할 수는 없을 경기다. 그래도 어떻게든 승점 3점을 가져왔으니 저력을 발휘한 선수들의 플레이에 칭찬을 해주어도 될 법한 경기기도 하다. 그런데 이 감독은 경기 후 클로즈업된 자신의 화난 표정 때문에 축구팬들에게 크게 화제를 모았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경기에서 진 대구 감독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굉장히 화난 표정을 지었다.

이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표면적으로 후반전 이후 크게 흔들린 고질적 수비 문제 때문에 화가 났다고 했다. 많은 훈련과 상대 분석을 해도 해결되지 않는 단점에 골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는 상황이긴 하다. 그런데 이날 대구전은 조직의 문제로 치환될 수 있는 헐거운 수비를 특정 선수에게 물을 수밖에 없는 장면이 나왔다.

후반 19분 고재현의 득점 상황이 그랬다. 광주 진영 하프라인 인근에서 에드가와 볼 다툼을 벌이던 아사니가 쓰러진 후 판정에 어필한 게 시발점이었다. 아사니가 심판을 향해 불만을 표출할 때, 볼을 잽싸게 가져온 케이타의 패스를 받은 고재현이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오른발 슛으로 골을 해결했다.

대구가 득점까지 깔끔하게 공격 전개를 한 장면이기도 했지만, 아사니가 끝까지 플레이에 집중했다면 나오기 힘들었던 골이었다. 급기야 이 감독은 후반 27분 아사니를 교체 아웃시켰다. 전반 32분 교체로 피치에 들어갔던 아사니는 재교체 당한 상황에 매우 화가 났는지 벤치로 걸어오며 이 감독에게 크게 불만을 드러냈고, 이 감독 역시 그런 아사니에게 불같이 화를 내는 모습을 보였다.

아사니 처지에서는 이날 재교체 아웃을 굴욕적인 상황으로 느낄 수 있다. 이번 시즌 초반 광주의 상승세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분이 적잖은데도 이런 대우를 받는 것에 화가 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감독의 지도 철학을 아사니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었다면 이런 굴욕을 당할 일이 없었을 것이다.

사실 이 감독은 이날 대구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두 번 비기는 것보다 한 번 이기는 게 낫다”라며 “우리가 이기고 있다고 해서 시간을 끈다거나 누워 있는 걸 보지 못하셨을 것이다. 선수들에게도 그 점을 얘기한다. 선수들에게 ‘상대방이 누워 있으면 그냥 하라’고 한다. 그래야 상대가 다시 쓰러져 시간 끌 생각을 하지 않으니까. 우리 선수들에게 ‘아니꼬우면 골을 넣어’라고도 말한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쓸 데 없이 심판 판정 혹은 상대 선수 경기 태도 하나하나에 반응해 플레이를 멈추는 걸 극도로 싫어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 시간에 한 걸음이라도 더 뛰어 원하는 상황을 만들고자 하는 ‘현실주의적 축구’를 구사하려 한다. 광주 선수들은 그 점을 잘 알고 있기에 지독하게 상대에게 몸싸움을 거는 축구를 하고도, 벌떡 일어나 그 다음 플레이를 가져간다.

그런데 아사니는 이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그 상황 때문에 실점했고, 한때 3-3까지 추격당하는 진땀나는 상황을 겪었다. 이러니 아사니에게 불 같이 화를 낼 수밖에 없었을 이 감독이다.

참고로 아사니는 지난 6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전에서도 비슷한 경기 자세를 보인 적이 있다. 그때는 이 감독이 아사니와 면담을 통해 경고를 한 바 있다. 하지만 바로 다음 대구전에서도 같은 장면이 나와 더 나쁜 결과를 내고 말았다. 이 감독은 아사니와 추가 면담은 없다고 말했다. 이제 회초리를 들고 아사니 길들이기에 집중하려는 모습이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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