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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부천)

박동혁 충남아산 감독이 왜 박대훈에게 계속 기회를 주었는지를 알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강렬한 슛 한 방 덕에 벼랑 끝 승부를 벌이던 충남아산은 마지막까지 희망을 가지고 부천 FC를 상대할 수 있었다.

박대훈이 속한 충남아산은 2일 저녁 7시 30분 부천 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2 2023 11라운드 부천 FC전에서 1-2로 아쉽게 패했다. 수적 열세 속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충남아산은 후반 18분 박대훈이 환상적인 득점을 만들어내며, 전반 44분 부천 공격수 하모스, 후반 32분 카릴의 연속골을 앞세운 부천에 분패했다.

박대훈은 2016시즌 대전 시티즌(現 대전하나 시티즌)에서 프로 데뷔했으나 자리를 잡지 못하고 이후 천안시축구단(現 천안 시티 FC)·충주시민축구단 등 세미프로 클럽을 떠돌다 5년 만에 프로에 재진출한 공격수다. 팬들에게 이름이 덜 알려진, 심지어 프로에서 쓴 맛을 보고 하부리그까지 다녀온 이 선수를 박 감독은 시즌 초부터 계속 언급했다. 잘만 가다듬으면 지난해 K리그2 득점왕에 오른 유강현의 공백을 믿고 맡길 만한 자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 감독은 이날 부천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박대훈이 자신의 호언장담에도 불구하고 아직 포인트가 없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소심한 플레이”때문이라고 했다. 부천전을 하루 앞두고 가진 면담에서 “실수해도 좋으니 자신감을 가지고 가진 능력을 모두 쏟고 나오라”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박 감독은 박대훈이 자신의 잠재성을 피치에 모두 발휘하지 못하다고 본 것이다.

그랬던 박대훈이 드디어 껍질을 깼다. 10대11 수적 열세 속에서 0-1로 끌려가던 후반 18분 박대훈이 모두가 놀랄 만한 득점을 만들어냈다. 역습 상황에서 박스 아크 인근으로 파고들던 강준혁이 가슴으로 볼을 넘겨주자, 노마크 상태였던 박대훈이 강렬한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골망을 흔든 것이다. 그야말로 ‘원더골’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은 이 골은 박대훈의 충남아산 입단 후 첫 골이었다. 그리고 2017시즌 이후 6년 만에 프로 무대에서 성공시킨 감격적인 득점이었다.

박대훈 개인에게도 의미가 있는 골이기도 하지만, 충남아산 처지에서도 굉장히 값진 득점이었다. 언급했듯이 충남아산은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었다. 전반 20분 수비수 조윤성이 부천 공격수 하모스에게 무리하게 거친 태클을 시도하다 즉시 퇴장을 당했다. 무려 70분 이상 열명이 뛰었다. 게다가 전반 40분 페널티킥으로 실점까지 했다.

평정심을 유지하기도, 체력적으로 정상적으로 플레이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경기 플랜 역시 망가진 상태였다. 이때 박대훈의 천금골 덕에 한때 정상적인 승부를 벌일 수 있었다. 물론 결과적으로 이기지 못했다. 그러나 수적 열세라는 악조건에도 제법 치열한 승부를 벌일 수 있었다. 박대훈의 골 덕분이었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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