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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문경)

축구를 즐기는 자녀들을 응원하고 격려했던 어머니들이 이번에는 직접 축구화를 신고 피치를 누볐다.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는 몸에 쑥스럽고 부끄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운동장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웃음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2023 문경 풋볼 페스타에서 펼쳐진 풍경이다.

2023 문경 풋볼 페스타가 5일부터 오는 8일까지 경북 문경 일대에서 펼쳐지고 있다. 대회 첫날인 5일 일정에는 유치부, 초등학고 2학년 이하부 경기가 주로 펼쳐졌다. 그런데 더 시선을 끄는 대회는 따로 있었다. ‘사커맘’ 풋살 대회 때문이다.

보통 유소년 클럽 축구대회에서는 온전히 아이들이 경기하는 데 초점을 맞추지만, 2023 문경 풋볼 페스타는 그렇지 않다. 학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축구와 문경의 문화 역사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는 취지로 진행되고 있다. 즉, 단순히 아이들만 땀흘려 뛰는 대회가 아니다. 풋볼 페스타는 ‘사커 대디’ 3대3 족구 대회, 그리고 ‘사커맘’ 풋살 대회를 통해 학부모들도 대회에 출전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중 대회 분위기를 가장 떠들썩하게 했던 대회는 바로 사커맘 풋살 대회였다.

이 대회에는 총 5개 팀이 출전하고 있다. 대부분이 2023 문경 풋볼 페스타에 출전한 아이들의 어머니들로 팀이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 대다수가 이번 기회에 축구 경기를 처음 접하는 상황이다. 그래도 명색이 대회이기에 아이들을 가르치는 유소년 팀 지도자들을 통해 간략하게 배우긴 했지만, 역시 익숙하지 않은 운동이다 보니 어설프다. 자녀들이 식은 죽 먹기로 하는 잔발 스텝 훈련이 마음대로 되지 않자, 쑥스러워하면서도 그런 자신의 모습이 재미있는지 여기저기서 깔깔 웃음이 터져나왔다.

실전에서도 유쾌한 분위기다. 볼을 따라 양 팀 선수들이 우르르 몰려다니면서도 어떻게든 볼을 터치하고 슛을 해 골을 넣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자녀들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치러지는 경기라 대충할 수 없는 노릇이다. 머리는 이해하는데 몸이 따라가지 않는 상황이 자꾸 연출되지만, 어떻게든 다음 플레이에 집중하는 모습이 꽤 진중해보였다.

히어로즈 FC와 대결에서 2-2 무승부를 거둔 헤이데이 FC 소속 하수향 씨는 경기 후 팀을 대표해 <베스트 일레븐>과 만난 자리에서 “3학년 아들이 이번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라고 본인을 소개한 후, “이번 문경 풋볼 페스타를 계기로 우리 엄마들도 한번 모여서 한번 해보자는 얘기가 나왔다. 그래서 엄마로서 아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싶어 도전했다”라고 ‘사커맘’ 풋살 대회에 임한 이유를 설명했다.

아이들이 임하는 축구 경기를 몸소 체험하니 쉽지 않다고 웃었다. 하수향 씨는 “밖에서 보는 거랑 많이 차이가 난다. 몸과 발이 따로 놀고 많이 힘들다. 앞으로는 아이들을 위해 더욱 응원하려고 한다”라고 몸으로 경험한 축구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아까 숙소에서 아들이 꼭 골 넣고 이기라고 하더라. 골을 넣어 다행인데 이기지 못해 아쉽다. 이겼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웃었다.

기왕 대회에 출전한 만큼 승리, 그리고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하수향 씨는 “헤이데이 FC는 포항에서 왔다”라고 말한 뒤, “포항은 축구 도시다. 우리 팀도 그 명성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 포항 최고 축구 엄마들이 될 수 있게 내일 경기에서도 파이팅하겠다. 손현주 감독님, 박효진 감독님께도 감사하다. 내일은 꼭 이겨서 대회 우승 상금을 우리가 가지고 갈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 포부에 동료들이 환호를 지르며 박수치기도 했다.

과거에는 여자가 무슨 축구냐는 인식이 있었다. 지금은 고리타분한 얘기라고 비판을 받긴 하나, 아직까지는 이 고정 관념은 완전히 지워지지는 않은 상태다. 그래도 분명 이전보다는 여성들이 축구를 즐기는 분위기가 점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만은 분명한 듯하다. 여성 풋살을 다루는 TV 프로그램이 크게 인기를 끌자 축구에 도전해보려는 여성들이 무척이나 늘었다는데, 그런 모습을 2023 문경 페스타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베스트 일레븐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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