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일레븐=수원)

백승호가 날아다녔다. 잘 돌아가는 전북 현대(이하 전북) 톱니바퀴의 중심이었다.

지난 10일 오후 7시 30분,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3 12라운드 수원 삼성(이하 수원)-전북전이 벌어졌다. 경기 결과는 3-0, 원정팀 전북의 완승이었다. 전북은 전반 1분 문선민, 전반 41분·후반 21분 백승호의 연속골로 수원을 손쉽게 낚았다.

백승호는 수원전의 히어로였다. 경기 내내 날렵한 움직임을 보인 건 물론, 직접 두 골을 터뜨리며 ‘미드라이커’의 위력을 보였다. 더불어 김두현 전북 감독대행의 주문까지 착실하게 이행했다는 평을 받았다. 본인 역시 자신과 팀 경기력에 흡족한 듯했다. 백승호는 수원전을 준비했던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일주일 내내 준비한 전술, 그걸 잘 이행했다. 어려운 상황에 승리를 가지고 와서 좋다. 수원하고 악연 같은 건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우리의 상황이 힘들기에, 승리에 도움이 됐다는 데 기분이 좋다. 경기에만 집중했다.”

수원전의 전북은 전술적으로 완성도 높은 플레이를 선보였다. 미드필더 맹성웅이 반대발 풀백으로 서며 빌드업에 적극적으로 관여했고, 그게 상대 선수들에게 혼란을 야기했다. 와중 백승호는 이수빈과 호흡을 맞춰 중원 공간을 너르게 쓰며 볼을 유려하게 전개했다. 모든 것이 톱니바퀴처럼 딱딱 맞아떨어졌다. 아쉬움이 있었다면, 그저 전북이 이전에도 이런 경기력을 선보였다면 어땠을까라는 점이었다.

백승호는 “그간 운이 많이 따르지 않았다. 내 퍼포먼스도 좋지 않았고. 감독님이 나가신 뒤 바뀌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수원전에서 좋은 경기가 나왔다”라면서 “팀에 도움이 되려는 움직임이 중요하다. 수비형 미드필더든, 공격형 미드필더든, 다 좋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주일 내내 맹성웅이 왼쪽 풀백을 하며 가운데로 들어오는 훈련을 했다. 우리는 볼을 소유하며 상대가 끌려 나오게끔 유도를 했다. 찔러 넣고 공격을 진행하는 식으로. 생각보다 경기가 잘 됐고, 선수들도 연습한 걸 차분하게 잘해줬다”라고 덧붙였다.

수원을 잡았지만 전북은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여전히 리그 중위권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표를 높게 잡아야만 하는 클럽이기 때문이다. 백승호도 그걸 잘 안다. 그래서 그들이 원래 세웠던 목표를 다시금 확실하게 설정했다.

“선두권은 당연히 우리 목표다. 현재는 중·하위권에 있다. 겸손하게 인천 유나이티드전부터 잘 준비하겠다. 우승권에 들어야 한다.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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