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베스트 일레븐)

승패를 떠나, 이탈리아는 참 한결 같다. 20년 전 대선배 크리스티안 비에리나 프란체스코 토티가 그러했듯, '아주리니'의 새까만 후배들도 같은 전략으로 한국전에 임했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축구 국가대표팀이 9일 새벽 6시(한국 시간) 부에노스 아이레스 에스타디오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에서 벌어진 2023 FIFA 아르헨티나 U-20 월드컵 준결승 이탈리아전에서 1-2로 석패했다. 한국은 전반 23분에 터진 이승원의 페널티킥으로 득점을 얻었으나, 전반 14분 체사레 카사데이, 후반 41분 시모네 파푼디의 연속골을 앞세운 이탈리아에 아쉽게 결승 티켓을 내주고 말았다.

VAR에 의한 페널티킥 선언, 그리고 역시 VAR로 골 라인 판독해 실점 위기를 벗어났던 장면 등 한국이 정당한 판정을 받았던 상황이 없었던 건 아니다. 그래도 이 경기를 지켜봤을 팬들은 아르헨티나 출신 요엘 팔콘 심판의 판정이 만족스럽지 않았을 것이다. 이날 팔콘 심판은 무려 25개의 파울을 이탈리아에 퍼부었으며, 3개의 경고 카드를 내밀었다. 이탈리아의 거친 플레이를 팔콘 심판 역시 인지하고 있었고, 나름 휘슬을 불며 이를 통제하려 했다. 하지만 이탈리아 선수들은 팔콘 심판의 제지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날 이탈리아는 한국전에 임하며 파울을 전술적 카드로 준비한 듯한 경기 운영을 보였다. 공격으로 전환하는 한국 선수들의 경기 템포를 뚝 끊는 지능적 파울부터 저건 심하다 싶을 정도로 거친 파울까지 마다하지 않으며 한국 선수들의 신경을 긁었다.

특히 배준호에게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을 내주는 빌미를 제공했던 마티아 차노티의 플레이가 꽤나 볼만했다. 67분을 뛰며 배준호의 개인기와 탈압박에 그야말로 혼쭐이 났던 차노티는 걸핏하면 마크맨인 배준호의 유니폼을 손으로 잡아채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 초중반까지 상대의 거친 파울에도 평정심을 유지하던 배준호는 전반 종료 직전 노골적이다시피 유니폼을 잡고 늘어지던 차노티의 플레이에 화가 난 나머지 팔을 거세게 뿌리치는 모습까지 보였다.

차노티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이탈리아 선수들이 팔꿈치와 손으로 한국 선수들의 얼굴을 가격했다. 이런 상황이 상당히 많이 나왔는데, 많은 이들이 마치 2002 FIFA 한일 월드컵 16강 한국-이탈리아전 경기 상황을 연상했을 것이다. 비매너도 있었다. 심지어 전반 43분 스트라이커 주세페 암브로시노는 넘어진 볼을 건네준다며 넘어진 한국 선수를 맞추는 모습까지 있었다. 이 장면 역시 경고로 이어졌다.

파울마저 전술로 인식하는 이탈리아 축구의 특성을 고려할 때, 아마 김은중 감독과 선수들은 상대의 거친 플레이를 미리 상정하고 승부에 임했을 것이다. 이 경기를 지켜본 많은 팬들도 마찬가지 생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미리 알고 있었다해도 너무 심하다 싶은 이탈리아의 스타일이었다. 21년 전과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축구 미디어 국가대표 - 베스트 일레븐 & 베스트 일레븐 닷컴
저작권자 ⓒ(주)베스트 일레븐.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www.besteleven.com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Best Eleven.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