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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부산)

예상됐던 우려였다. 기둥 구실을 하던 선수들이 모조리 빠진 클린스만호의 뒷마당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래도 기회를 잡은 선수들이 어느 정도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했는데 애석하게도 그러지 못했다. 생각보다 큰 격차 때문인지, 김민재·김영권과 더 그리워지는 수비였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16일 저녁 8시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 경기 페루전에서 0-1로 패했다. 한국은 전반 11분 페루 레프트 윙 브라이언 레이나에게 내준 실점을 만회하지 못하고 패하고 말았다. 이로써 클린스만호 출범 후 첫 승은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이날 경기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그간 축구팬들이 볼 수 없었던 최후방 수비 조합을 꺼내들었다. 중앙 수비진에 박지수와 정승현을, 좌우 측면에는 이기제와 안현범을 놓았다. 주전 센터백 콤비인 김영권과 김민재가 부상과 기초 군사 훈련 때문에 자리를 비운 여파가 컸다. 수비진에서 가장 많은 경험을 가진 김진수가 이기제에게 자리를 내준 것은 꽤 의외였으며, 라이트백은 아예 A매치 경험이 없는 안현범이 자리했다. 여기에 수비형 미드필더에도 원두재가 위치했는데, 그 역시 거의 2년 만에 A매치 출격이었다.

이 여파는 상당했다. 일단 전체적으로 굉장히 불안했다. 좌우 측면은 상대의 날개 공격수인 에디슨 플로레스와 브라이언 레이나와 매치업에서 상당히 힘들어하는 기색이 많았으며, 특히 우측 풀백 안현범은 페루 공격의 주된 공격 루트로 지목됐다. 센터백 역시 마찬가지다.

그나마 대표팀 경험이 있는 박지수가 제법 버티긴 했지만 1년 만에 A매치에 출전하는 정승현은 상대 스트라이커 파울로 게레로에게 높은 위치에서 무리한 전진 수비를 하다 연계로 탈압박한 상대에게 공간을 허용했고, 이것이 결국 페루 왼쪽 날개 레이나의 득점으로 이어졌다.

수비형 미드필더 원두재 역시 아쉬움이 남는다. 황인범의 든든한 보디가드였던 정우영이 부상으로 빠진 공백을 대신한 원두재는 활동량에서 전임자에 모자라는 모습을 보이며 수비진을 보호할 1차 방어선 역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일대일 수비에는 다소 강한 편이지만 기본적인 수비 범위가 좁다는 게 원두재를 향한 평가인데, 그런 약점이 이 경기에서도 드러났다. 여기에 사실상 ‘급조’된 수비라인 앞에서 활동하면서 더욱 약점이 도드라졌다고 볼 수 있다.

이날 경기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수비진의 주전과 백업의 간극이 이토록 크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당장 당면한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에는 주전 수비진에 의지할 수 있지만 장기 레이스인 2026 FIFA 월드컵 유나이티드 본선을 생각한다면 이 주전과 백업들의 격차를 줄여나가야만 한다. 그래야 이번 페루전처럼 몇몇 핵심들이 빠져도 모난 구석 없는 수비진을 운영할 수 있다.

(베스트 일레븐)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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