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일레븐=부산)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미드필더 박용우를 후반 교체투입한 이유를 설명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16일 저녁 8시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 경기 페루전에서 0-1로 패했다. 한국은 전반 11분 페루 레프트 윙 브라이언 레이나에게 내준 실점을 만회하지 못하고 패하고 말았다. 이로써 클린스만호 출범 후 첫 승은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상당히 흥미로운 경기였다. 전반 25분까지는 힘들었다. 페루가 후방 빌드업하면서 미드필드까지 연결하는 과정에서 미드필더들이 일대일에서 적극적이지 못했었던 것 같다. 그 후에는 페이스를 찾았다. 후반전에는 우리가 경기를 주도했다. 찬스를 많았지만 득점하지 못해 패배했다. 그래도 후반전에는 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라고 페루전을 돌아봤다.

이어 “상대를 압박하고 다부지게 경기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기술 좋은 남미팀에게 공간을 허용하면 상대가 우리 문전에 쉽게 다가온다”라고 문제점을 짚은 후, “그래도 이후에 페이스를 되찾았다.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쟁심을 보여줬다는 건 높이 사고 싶다. 결정 지을 만한 찬스도 여러번 있었다. 동점이나 역전까지 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라고 견해를 덧붙였다.

이날 경기에서 맹활약을 한 이강인에 대해서는 칭찬과 조언을 모두 남겼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은 남미에서도 정말 유명한 선수다. 경기에서 확인했듯, 상대가 정말 잘 파악하고 있다. 경기 초반부터 이강인이 볼을 잡으면 두세 명이 수비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이강인의 경기를 보는 건 즐겁고 기대하게 된다. 다만 지금은 성장해야 한다. 언제 드리블해야할지, 원터치 패스하고 볼을 받을 공간으로 이동해야 할지 고민도 해야 한다. 잘 성장하면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좋은 선수지만, 혼자서는 승리를 가져올 수 없다”라고 조언했다.

전술적 변화가 컸던 이유를 묻는 질문에 “부상도 많았고 김민재는 기초 군사 훈련 때문에 오지 못했다. 그래서 변화가 불가피했다”라고 답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런 기회를 통해 여러 선수를 새로 불러 확인할 수 있었다. 감독으로서 경기를 이기고 싶고, 지면 화가 난다. 그래도 이런 과정이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본선까지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준비 과정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될 박용우의 교체 투입과 관련해 멘트를 남겼다. 클린스만 감독은 “순간적으로 교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원두재를 대체할 선수가 필요했다”라고 운을 뗀 후, “소집 전 있었던 일을 알고 있었다. 우리와 함께 했을 때 보여줬던 모습과 태도는 긍정적으로 지켜봤다. 두 선수 모두 좋은 모습을 보이려고 했다. 묵묵히 본인 역할을 했다. 오늘 경기력에도 만족하고 있다”라고 평했다.

박용우가 면죄부를 받는 꼴이 될 수 있으며, 향후 뽑을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도 주어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저도 실수를 한다. 어린 사람들은 특히 그렇다. 그럴 때 주변 조언을 듣고 성장해야 한다. 운동장 안과 밖은 똑같다. 예를 들어 오현규의 경우 매일 성장하고 있다. 내일도 성장할 것이다. 그런데 운동장에서는 안이든 밖이든 실수하게 된다. 그럴 때 곁에서 도와주고 성장시켜야 한다”라고 답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저도 실수를 한다. 다른 부분을 제가 결정할 수 있진 않다. 다만 좋은 방향으로서, 인간으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제 역할이라고 봤다”라며 박용우를 기용한 것에 대해 설명했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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