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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조남기 기자
  • 국내
  • 입력 2023.06.20 21:54

[엘살바도르전] 황의조가 해줬지만… 한국, 막판 동점골 내줘 엘살바도르와 1-1 무승부 →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 4경기 째 ‘무승’

(베스트 일레븐=대전)

첫 승 기회는 또다시 뒤로 미뤄졌다. 승리에 가깝다가 동점골을 내줘 더욱 뼈아픈 게임이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0일 저녁 8시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 경기 엘살바도르전에서 1-1로 비겼다. 한국은 후반 3분 황의조의 득점에 힘입어 중남미의 복병 엘살바도르를 꺾고 클린스만호 출범 후 첫 승을 만드는 듯했으나, 후반 42분 엘살바도르 미드필더 알렉스 롤단에게 실점하고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경기 시작 전 생각보다 많은 비가 대전 월드컵경기장에 흩뿌려졌다. 태극전사들과 붉은악마들의 열기는 줄지 않았으나 비로 적셔진 필드는 경기 중 꽤나 미끄러울 법했다. 선수들이 게임 내내 기억해둬야 할 사항이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경기와 다른 라인업을 구성했다. 최전방엔 이강인-조규성-황희찬을 배치했고, 중원엔 황인범-이재성-박용우를 뒀으며, 수비 라인엔 왼쪽부터 김진수-박지수-정승현-설영우를 사용했다. 골키퍼는 페루전과 마찬가지로 김승규였다.

전반 5분, 하나의 괜찮은 시퀀스가 연출됐다. 우측 풀백 설영우가 하프 스페이스로 빠르게 파고드는 이재성을 향해 패스를 내줬고, 이재성은 킥은 엘살바도르 골키퍼를 위협하는 방향으로 날아갔다. 이 장면에서 한국은 코너킥을 얻었다. 골로 연결되진 않았으나, 여러 선수가 관여한 빠른 전개는 긍정적 평가를 줄만했다. 이 장면에서 설영우가 윙크를 하는 모습이 스크린을 통해 전파를 타 관중들의 환호성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전반 9분, 또 하나의 괜찮은 장면이 생성됐다. 가나전의 득점 루트였던 김진수-조규성 조합이 영향력을 발휘했다. 왼쪽 풀백 김진수의 크로스가 엘살바도르 페널티 박스 안에 낙하했고, 조규성은 볼을 머리에 댔다. 골로 연결되진 않았으나 짜릿한 기억을 불러올 만한 좋은 공격 작업이었다.
 

골문을 위협하는 조규성의 움직임은 계속됐다. 이강인의 움직임도 대단했다. 전반 13분, 엘살바도르 진영에서 볼을 끊어낸 이강인은 왼발 아웃프런트 패스로 전방을 향해 질주하는 조규성을 향해 볼을 찔러줬다. 조규성은 문전 앞에서 슛까지 날리는 데 성공했다. 이 분위기라면 조만간 골이 터질 듯도 했다.

전반 18분, 한국의 실수로 엘살바도르에 득점 기회가 찾아왔다. 측면에서 동료에게 볼을 내어준다는 게 그만 상대에게 볼이 연결됐고, 엘살바도르는 마크가 없는 가운데 슛을 날렸다. 다행히 볼은 문전을 빗나갔으나 충분히 실점으로 연결될 수도 있는 순간이었다.

전반 20분, 한국의 공세는 계속됐다. 우 측면으로 파고든 설영우가 감아차기를 시도했고, 엘살바도르의 수비수가 볼을 쳐냈다. 공은 반대편으로 이동했는데 이번엔 이강인이 오른발 감아차기를 보여줬다. 볼은 골대를 벗어났으나 엘살바도르가 위협을 느낄 만한 공격의 연속이었다.

황인범과 박용우, 그리고 이강인이 힘을 모아 멋진 장면을 만들기도 했다. 전반 28분, 황인범이 박용우에게 볼을 살짝 흘렸고 박용우의 전진 패스를 받은 이강인은 첫 번째 터치부터 턴을 보여 수비수를 벗겨냈다. 이후 이강인은 왼발 슛으로 공격을 마무리했다. 이강인의 컨디션은 페루전에 이어 엘살바도르전에서도 최상인 듯했다.

전반 31분엔 한국이 역습 상황에서 위기를 맞았다. 엘살바도르의 공격수가 한국 문전에서 최대한 버티며 볼을 내줬고, 장면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엘살바도르가 슛까지 날렸다. 슛은 한국 선수의 몸을 맞고 나가 코너킥이 됐다. 자칫 실점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위험한 시점이었다.

김진수의 부상으로 경기가 잠시 중단된 사이엔, 손흥민이 설영우를 붙잡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주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경기 전날 기자회견에서 클린스만 감독이 손흥민의 영향력을 선수 한 명 이상이라고 언급했던 까닭이었다. 손흥민은 뛰지 않아도 동료들에게 힘이 돼 줄 수 있었다.

전반 막판까지도 골은 쉽게 터지지 않았다. 후방에 버스를 주차한 뒤 철저하게 역습을 추구하는 엘살바도르였던 까닭에 상대 진영에서 찬스를 만들기가 어려웠다. 엘살바도르는 일본에 큰 점수 차로 패한 상황인지라 한국전에서는 실점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가 대단해 보였다. 그런 점이 전술에서도 드러났다.

전반전 막판엔 이강인이 동료들과 볼을 주고받으며 큰 찬스를 만들었다. 찬스는 황인범의 슛까지 연결됐다. 힘이 잔뜩 실린 황인범의 슛은 엘살바도르 골키퍼가 쳐냈다. 전반 추가 시간이 다 지나갔던 까닭에 심판은 코너킥 없이 전반전을 종료했다. 0-0이었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클린스만 감독은 이재성을 빼고 황의조를 투입했다. 전방에 두 명을 둬 힘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인 듯했다. 포진은 다시 페루전 초반과 같은 4-4-2로 변경됐다.

후반 4분, 클린스만 감독의 계획이 적중했다. 교체 카드 황의조가 득점에 성공했다. 좌 측면에서 황희찬이 눌러준 볼을 황의조가 네 번에 걸쳐 다듬었다. 네 번째 터치가 슛이었는데, 황의조의 발끝을 떠난 볼은 엘살바도르 수비진의 다리 사이로 지나가 골망을 흔들었다. 황의조가 골을 넣은 장면에서는 손흥민까지 달려나와 셀레브레이션을 만끽했다.

선제골 이후 클린스만 감독은 포메이션을 달리 했다. 김진수가 부상을 당히기도 했다. 일단 수비형 미드필더 박용우 대신 홍현석이 들어갔다. 또한 김진수를 대체해 박규현이 왼쪽 풀백 자리를 맡았다.

후반 20분, 이강인의 코너킥이 제공권에 자신감 넘치는 조규성에게 연결됐다. 조규성의 헤더는 문전 위로 넘어갔다. 조규성은 하늘을 바라보며 아쉬움이 담긴 짙은 포효를 내뱉었다. 해당 장면을 본 클린스만 감독도 아쉬움을 금치 못했다. 이어서 조규성이 황의조에게 백패스를 내주며 황의조가 슛 찬스를 잡았다. 황의조는 감각적으로 볼을 돌려놨지만, 공은 골문을 살짝 빗겨갔다. 후반 22분엔 엘살바도르의 공격이 진행됐고, 김승규 골키퍼가 선방으로 처리했다.

그리고 이 무렵, 드디어 손흥민이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벤치에서 손흥민이 교체를 준비하는 모습이 포착되자 대전 월드컵경기장에 운집한 붉은악마들은 환호성을 질러댔다. 클린스만 감독은 황희찬과 조규성을 대체해 손흥민과 오현규를 밀어넣었다. 손흥민은 주장 완장을 곧장 착용하며 ‘캡틴 코리아’로 변신했다.

후반 34분, 황의조가 날카로운 슛을 한 차례 더 선보였다. 황인범이 공간으로 찔러준 패스를 받아 논스톱으로 슛을 날렸다. 이 무렵 대전 월드컵경기장의 입장 관중이 발표됐다. 39,823명이었다. 평일 저녁 4만에 가까운 인파가 태극전사들과 함께하고 있었다.

후반 42분, 우 측면에서 세트피스 기회를 잡은 엘살바도르가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잘 감겨서 들어간 킥은 다이빙 헤더를 시도하는 엘살바도르 선수에게 정확하게 연결됐다. 경기 막판이라 그런지 선수들의 집중력이 부쩍 저하된 듯했다.

결국 경기는 1-1 무승부로 귀결됐다. 한국은 클린스만 감독 부임 이후 콜롬비아-우루과이-페루-엘살바도르전을 치르며 단 한 게임도 승리하지 못한 상황이 돼버렸다. 공격적으로 주도하는 게임을 벌였으나 결과를 잡지 못해 너무나 아쉬운 90분이었다.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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