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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대전)

손흥민이 엘살바도르전 이후 2022-2023시즌 마지막 믹스트 존(공동취재구역)을 지나며 수많은 이야기를 쏟아냈다. 이곳저곳에서 취재진과 대화를 한가득 이어갔던 손흥민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20일 저녁 8시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 경기 엘살바도르전에서 1-1로 비겼다. 한국은 후반 3분 황의조의 득점에 힘입어 중남미의 복병 엘살바도르를 꺾고 클린스만호 출범 후 첫 승을 만드는 듯했으나, 후반 42분 엘살바도르 미드필더 알렉스 롤단에게 실점하고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손흥민은 엘살바도르전에서 후반 중간에 들어갔다. 스포츠 탈장 수술 이후 컨디션을 조절하는 단계라 많은 시간 게임을 소화하진 않았다. 그래도 경기 후 믹스트 존에서는 현장에 운집한 미디어에 최선을 다해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다음은 엘살바도르전 이후 믹스트 존을 지나던 손흥민의 인터뷰 전문이다.
 

Q. 컨디션?

“완벽하다고 할 수 없다. 내가 이 동작을 하면 통증이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도 한다. 오늘 오랜만에 출전했고, 수술한지도 얼마 지나지 않아 겁이 나기도 했다. 그래도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여러분께 인사를 드리고 싶었다. 교체로 들어가 골을 먹으면 항상 내 잘못 같다. 길었던 시즌의 마지막을 승리로 장식하지 못해 아쉬운 건 사실이다. 어쨌든, 잘 회복헤서 다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들을 다시 한 번 보여드리고 싶다.”

Q. 스포츠 탈장 수술한 곳은 정확히 어떤가?

“비밀이다(웃음). 사실 오랫동안 아팠다. 한 8~9개월은 참았다. 그래도 이제 몇 주 동안은 자유의 몹이다. 잘 쉬면서, 회복하면서, 다음 시즌 100% 내 모습을 돌아오지 않을까 싶다.”

Q. 이번 시즌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어떻게 기억될까?

“가장 좋았던 시즌인 거 같다. 어떻게 보면 수술을 두 번이나 했지만, 사실 운동 선수라면 수술을 달고 산다. 격한 운동이라 어쩔 수 없다. 프로 생활을 꽤 오래 했다. 독일에서 5년, 잉글랜드에서 8년 정도했는데, 이런 시간 동안 가장 많이 배운 시즌이었다. 사람으로서도, 선수로서도, 더 배웠다. 더 많이 발전할 수 있겠구나, 그런 걸 실질적으로 느끼게 해 준 시즌이었다. 기분이 참 좋다. 배울 수 있는 게 이만큼이나 있다니. 그걸 느껴서 좋았다. 다음 시즌에는 이번 시즌보다 더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고 싶다.”

Q. 설영우에게 사이드라인에서 전해주던 이야기?

“일단 영우가 데뷔전이었다. 정신없었을 거다. 나도 데뷔전에서 그런 경험을 했다. 영우가 볼을 가지고 있을 때 포지션을 더 잘 잡았으면 해서 지적을 해줬다. 그 다음부터 그런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찬스를 더 만들었던 거 같다. 데뷔전을 치러서 축하한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 계속 열심히 해서 국가대표팀에 지금처럼 들어오는 선수가 됐으면 한다.”

Q. 평소보다 공격적 움직임은 아니었다. 지시가 있었나?

“지시는 아니었다. 중앙에서 뛸 때랑 측면에서 뛸 때랑 차이가 있는 거 같다. 또한 역습을 막는 상황이어서 그랬던 거 같기도 하다.”
 

Q. 클린스만 감독의 첫 승이 다시 미뤄졌다.

“죄송하다. 팀을 잘 이끌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90분 내내 이기고 있다가 마지막에 세트피스로 골을 먹으면 아프다. 이런 기분들을, 감정들을 잊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Q. 클린스만 감독과 파울루 벤투 감독의 차이점?

“아직 얘기하기에는 이르다. 일단 이번 소집도 우리의 100%가 아니었다. 데뷔전을 치른 친구들도 많았다. 감독님께서 원하는 플레이를 선수들에게 입혀주려는 단계다. 사실 4년이란 시간 동안 벤투 감독과 함께하며 입은 옷을 한 번에 벗는 게 쉽지 않다. 클린스만 감독님도 그 부분을 잘 아신다. 팀으로서는 자유를 중시하면서도 하나의 생각을 원하신다. 지금까지 두 번의 소집 동안 한 발자국씩 다가갔다면, 다음 소집에서는 더욱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중요하다.”

Q.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앞두고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선수들이 다치지 않는 거다. 이제 9~11월 세 번의 소집 동안 단단하게 준비해야 한다. 소속팀에서 각자 맡은 임무에 집중하되, 다치지 않고 아시안컵을 생각해야 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결과들을 가져올 수 있으면 좋겠다.”

Q. 이강인의 기량이 부쩍 올라갔다.

“강인이가 잘해주고 있다. 너무 많은 짐을 지워주고 싶진 않다. 그런 짐을 언젠가는 받아들여야 할 선수이긴 하지만, 그 짐을 받기에는 아직 너무나도 어린 선수다. 정말 말도 안 될 정도로 재능이 많은 선수다. 이걸 우리가 보고, 즐기고, 감탄하면 좋겠다. 대한민국을 위해 큰일을 할 선수다.”
 

Q. 토트넘 홋스퍼의 감독이 바뀌었다.

“감독님이 나에게 기대하는 부분이 많을 거 같다. 선수로서 감독님이 어떤 옷을 입혀주실지 기대된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으면 좋겠다.”

Q. 토트넘 홋스퍼의 프리시즌 일정이 빡빡하다.

“다 해야 한다. 안 하면 밥줄이 끊겨서 다 해야 한다(웃음). 일단 새로운 감독님 밑에서 아시아 투어를 하게 되는데 특별하다. 작년에는 한국에 와서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돌아갔는데, 이번에는 한국을 못 와서 조금 아쉽다. 그래도 아시아 팬들을 찾아보면서 토트넘 홋스퍼가 아시아에서 사랑을 받고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다. 오프시즌 때 몸 만드는 게 중요하다. 트래블이 많겠지만, 그런 부분 잘 감수하면서 몸을 만들어야 한다.”

Q. A매치 출전 기록에서 기성용을 넘었다.

“그래도 성용이 형은 언제나 레전드다. 나보다 항상 위에 있는 선수다. 며칠 전에 성용이 형이 부산에 와서 얼굴을 잠깐 보기도 했다. 제게 (박)지성이 형, (이)청용이 형, (구)자철이 형, 성용이 형들은 내게 꿈을 믿을 수 있게 해준 선수들이다. 진짜 많은 걸 배웠다. 경기 수는 내가 일찍 데뷔를 해서 그런 거 같다.”

Q.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설이 최근 돌았다.

“어떻게 이야기해도 말이 돌 텐데…. 나는 아직 그 리그에 갈 준비가 안 되어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좋고, 여기서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았다. 성용이 형도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한국 국가대표팀의 주장은 중국에 가지 않는다고. 나는 돈이 중요하지 않다. 축구의 자부심, 내가 좋아하는 리그, 거기서 뛰는 게 가장 중요하다.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아직 해야 할 숙제들이 많다. (이렇게 말하면) 소속팀 팬들은 좋아하겠다. 프리미어리그가 너무 좋다. 돌아가서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

Q.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으로서 동료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선수들도 골을 분명히 넣고 싶을 거다. 훈련할 때 ‘이런 거 쯤이야’라고 생각해서 놓치는 것도 있을 듯하다. 그런 사소한 하나하나 내가 원하는 마무리를 꼭 해야겠단 생각을 가지고 가야 한다. 습관을 들인다면 경기장에서 완벽한 찬스가 아니더라도 골을 넣을 수 있을 것이다. 저는 이번에 스트라이커 선수들이 부족한 모습도 보여줬지만 좋은 모습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스트라이커는 골로 이야기해야 하지만 찬스를 놓친다는 건 앞으로 더 배고픔이 생긴다는 뜻이다.”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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