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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울산)

대구 FC를 상대한 울산 현대 팬들이 가장 뜨거운 시선을 모은 선수는 아마도 보야니치일 것이다. 울산 입단 후 나름 최선을 다해 뛰었지만, 보야니치는 그간 뭔가 임팩트가 남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었다. 그 보야니치가 과연 중원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몰린 이유다. 하지만 보야니치는 주어진 몫을 다했다.

보야니치가 속한 울산이 24일 저녁 7시 30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1 2023 19라운드에서 대구에 3-1로 승리했다. 울산은 전반 3분 김태환, 후반 21분과 후반 추가 시간에 두 골을 만든 바코의 맹활약에 힘입어 후반 42분에 터진 바셀루스의 한 골을 앞세운 대구를 잡고 3연승을 달렸다.

대구전을 앞둔 울산 분위기는 그리 좋지 못했다. 박용우와 이규성이 볼썽 사나운 소셜 미디어 논란으로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징계를 받으면서 전력 공백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 두 선수가 3선에서 묵묵히 홍 감독의 전술적 바탕이 되어주었다는 점에서 그 공백은 매우 클 것이라고 예상됐다. 그리고 이 자리를 메울 카드가 지금까지 뭔가 보여준 적이 없던 보야니치였다.

과연 해낼 수 있을까 걱정했을 울산 팬들이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김민혁과 동시 출격한 보야니치의 플레이는 제법 준수했다. 전반 19분 대구 주포 에드가의 퇴장으로 거의 70분 이상 수적 우위 속에서 경기를 치렀던 점을 고려해야겠지만, 그래도 보야니치가 키 맨이 된 울산 중원은 박용우·이규성의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단단한 모습을 보였다.

보야니치는 공격 포인트까지 만들었다. 1-0으로 앞서가던 후반 21분 중원에서 지능적으로 대구 선수에게서 볼을 빼앗은 후 역습을 전개한 보야니치는 침착하게 박스 왼쪽 공간으로 파고들던 바코에게 날카로운 침투 패스를 넣어 울산의 두 번째 득점이 나올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보야니치의 K리그 데뷔 후 첫 번째 공격 포인트다.

포인트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후반 26분에도 멋진 장면을 만들어냈다. 대구 진영 박스 외곽에서 상대 수비수 머리 위를 넘기는 절묘한 침투 패스로 박스 안 왼쪽 공간에 파고들던 조현태에게 결정적 찬스를 제공했다. 비록 조현태의 슛이 대구 크로스바를 강타하고 나가긴 했지만, 보야니치의 예리한 패스 실력을 볼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후반 34분에도 박스 안으로 쇄도하던 루빅손에게 좋은 패스를 넣어 찬스를 만들 뻔했다.

81분을 뛰고 김성준과 교체된 보야니치는 주로 짧은 패스로 찬스를 만들어나가며 기존 이 자리 주인인 박용우와는 다른 색채의 플레이메이킹을 보여줬다. 여전히 좀 더 많은 걸 보여줘야 할 보야니치지만, 적어도 대구전을 통해 어느 정도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성공했음은 분명하다. 울산 처지에서는 대구전 승점 3점만큼이나 의미를 부여할 만한 소득이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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