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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북한 축구 국가대표팀 공격수 한광성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북한으로 돌아간 이후, 한광성은 마치 이 세상에 본래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처럼 깨끗이 잊힌 선수가 됐다. 한때 이탈리아 최고 명문 유벤투스의 부름까지 받았던 한광성의 오늘을 미국의 저명한 방송 미디어 CNN도 크게 주목했다.

한광성은 한국 축구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북한 공격수다. 지난 2017년 이탈리아 클럽 칼리아리에서 데뷔해 북한 선수로는 최초로 세리에 A 득점에 성공했으며, 이후 페루자를 거쳐 2019년에는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에 입단해 전 세계적인 이목을 끌었다. 유럽 무대에서 조금씩 성공 가능성을 열며 심지어 유벤투스 유니폼까지 입은 한광성의 등장은 한국 팬들에게도 신선하게 다가왔다. 유럽에서 축구 하나만으로 성공 가도를 밟았던 손흥민과 같은 사례가 북한에서도 나온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왔다.

그러나 한광성은 현재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아는 이가 아무도 없다. 2019-2022시즌을 앞두고 카타르 클럽 알 두하일에 입단한 후 10경기에 출전해 3골을 넣으며 2019-2020시즌 정상에 오르는 모습을 보였던 한광성이지만, 이후 대북제재로 말미암아 해외에서 활동하는 게 불가능해지자 북한으로 귀환했다고 알려진 것이 그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국가대표로 활동했다면 그나마 생사 여부라도 확인할 수 있을 텐데 그렇지도 않았다. 북한은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도중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대회를 도중에 포기한 바 있다. 현재 FIFA 주관대회 출전 정지 징계 중이다. 그런데 2차 예선 당시에도 한광성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평양 원정을 떠났던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역시 한광성을 볼 수 없었다. 마치 이 세상에서 삭제된 것 같다는 느낌을 줄 정도다.

막스 칸지 칼리아리 U-19 감독은 한광성의 유럽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사람이다. 칸지 감독은 CNN과 인터뷰에서 “한광성은 매우 빠르고 볼을 다루는 데 능숙했다. 양발로 슛을 날리는 등 아주 좋은 재능이었다”라고 추억하면서 “한광성은 커리어 최고의 시기를 놓치고 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욘 안데르센 홍콩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도 안타까운 심정이다. 과거 인천 유나이티드를 지휘하기도 했던 안데르센 감독은 K리그에 진출하기 전 북한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한광성을 지도한 바 있다. 안데르센 감독은 “한광성이 이탈리아에 머물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은 있는데 축구 선수 생활을 할 수 없는 상태로 알고 있다”라고 CNN과 인터뷰에서 말했다.

안데르센 감독이 한광성이 북한이 아닌 이탈리아에 있다고 말한 이유가 있다. 2020년 9월 한광성이 대북제재 문제로 카타르에서 추방될 때 도하발 로마행 카타르 항공편으로 출국해서다. 때문에 북한에 돌아가지 않고 이탈리아 등 유럽에 남아있다는 설도 있는데, CNN은 이탈리아 정부에 해당 사안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고 한다. CNN은 한광성이 알려지지 않은 해외 북한 대사관에 머물고 있다는 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칼리아리에서 한광성과 함께 뛴 호주 출신 수비수 니클라스 패닝턴이 추억하는 한광성은 참으로 딱한 축구인생을 산 것 같다. 패닝턴은 “한광성은 평생 축구만 했는데 정치적인 이유로 축구를 빼앗겼다”라며 “한광성은 쉽게 적응했지만, 자신이 ‘경호원’이라 부르는 이탈리아인과 늘 동행했다. 한광성에게 북한에 대해 물을 때마다 대화가 갑자기 끊겼다. 그저 ‘그냥 좋아. 그게 다야’라고만 답했다”라고 잠깐이마나 한솥밥을 먹었던 한광성을 떠올렸다.

사실 비슷한 시기에 유럽이나 해외에서 뛴 북한 축구 선수가 한광성 하나만은 아니다. 하지만 그가 가지고 있던 스타성, 한때 유벤투스의 마음까지 훔쳤던 잠재성, 무엇보다 이런 선수가 북한에서 나왔다는 특수성 때문에 더욱 주목받는 듯하다. 북한은 오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부터 국제 축구계로 돌아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광성을 그때 볼 수 있을까? 모두가 우려한 대로 커리어가 끊겼다면 그마저도 쉽지 않을 듯하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벤투스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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