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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아산)

다른 클럽엔 평범한 광경이지만, 그 장소가 이순신 종합운동장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충남아산 FC에 외국인 세 명이 함께 뛰는 건 진풍경이었다.

지난 10일 오후 7시, 충남 아산시에 위치한 이순신 종합운동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2 2023 20라운드 충남아산 FC-전남 드래곤즈전이 킥오프했다. 경기 결과는 3-3 무승부였다. 충남아산은 전반 15분 강민규, 후반 6분 김승호, 후반 17분 두아르테가 연속골을 터뜨렸고, 전남은 후반 22분 노건우, 후반 43분 발디비아, 후반 45+4분 추상훈이 연거푸 골망을 흔들었다.

충남아산에 이로운 결과는 아니었으나 그럼에도 전남전은 상징적 게임이었다. 한때 연고지의 제한으로 외국인 선수를 한 명도 기용할 수 없었던 충남아산이 이젠 세 명이나 쓸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기 때문이다. 박동혁 충남아산 감독이 “점점 클럽다워지는 거 같다”라고 부푼 마음을 숨기지 못한 이유다.
 

충남아산은 그간 외국인 없이도 K리그2에서 영향력을 드러낸 클럽이었다. 심지어 예산도 최저 수준에 속했다. 하지만 그들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어떻게든 연구해서 K리그2에 맞섰다. 외국인으로 승부를 보는 판에서 외국인 없이 족적을 남기는 돌연변이었다. 현재 K리그1에서 뛰는 김인균이나 유강현 같은 선수는 충남아산의 경기력과 결과가 낳은 보물이었다. 충남아산의 중추적 역을 하던 둘은 각각 K리그2 영플레이어상과 득점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제 기대감이 인다. 원래도 잘 버티던 충남아산에 외국인 트리오라는 무기가 쥐어졌으니, 박동혁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이 이 장비를 어떻게 소화해낼지 주목된다. 두아르테와 아폰자, 그리고 하파엘의 시너지도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두아르테는 전반기 때부터 팀에 머물던 선수였다. 아폰자와 하파엘은 이번 여름을 통해 이순신 종합운동장에 합류했다. 전남전은 ‘외국인 트리오’가 동시에 기용된 첫 시퀀스였다. 각자 영향력은 확실했다. 본래부터 충남아산의 공격을 책임졌던 두아르테는 전남전에서도 골망을 흔들며 터주대감의 진면목을 보였고, 피지컬이 뛰어난 아폰자는 전방에서 맹렬한 기세로 달리며 충남아산의 두 번째 골에 기여하기도 했다. 또한 하파엘은 교체로 필드를 밟자마자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K리그2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경기 결과는 충남아산에 씁쓸했지만 그래도 외국인 선수들은 나쁘지 않은 출발을 한 셈이다.
 

박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후반 중반 이후로는 외국인 선수들의 영향력이 적어졌다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다만 선수들 퍼포먼스의 문제라기보다는, 신입생들이 K리그2 적응에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 그리고 전남전 막바지 충남아산의 공중볼 경합 능력이 떨어져 주도권을 자꾸만 내줘야 했다는 게 영향을 미쳤다는 걸 언급했다. 

어쨌거나 충남아산은 전남전에서 교체 카드를 여유롭게 사용하며 한층 두툼해진 공격진 스쿼드를 자랑했다. 외국인 트리오를 앞에 두고 한국 선수들을 배합해 사용하며 순간적으로 매서운 경기력을 연출했다. 박 감독은 3-0으로 앞서는 상황까지는 완벽에 가까웠다고 했고, 실제 카메라에 잡힌 표정 또한 정말 밝아 보였다.

외국인 ‘있는’ 충남아산이 바야흐로 주목되는 순간이다. 현재 K리그2 낮은 순위를 맴돌고 있지만, 그간 쌓아온 노하우와 외국인을 잘 접목해낸다면 후반기에 반전을 이뤄낼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전방에서 싸워주는 아폰자, 상대를 깨부술 두아르테, 측면에서 길을 열어줄 하파엘의 빚어낼 하모니가 기대된다.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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