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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수원)

수원 삼성 처지에서는 경기가 끝난 후 잠이 오지 않을 한판이었을 것이다. 주어진 조건이 유리했다. 전체적으로 경기력도 준수했다. 선제골까지 잡았고, 여기에 수적 우세 상황까지도 점했다. 하지만 무승부였다. 이겨야 할 경기에서 이기지 못했다.

김병수 감독이 이끄는 수원이 12일 저녁 7시 30분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1 2023 22라운드 포항전에서 1-1로 비겼다. 수원은 후반 16분 뮬리치가 선제골을 만들어냈으나, 후반 33분 포항 골잡이 제카에게 실점하며 아쉽게 비기고 말았다.

상대보다 하루 덜 쉬고 임한 경기였지만, 0-2로 끌려가다 2-2로 극적 무승부를 거둔 대전하나전에서의 긍정적 에너지가 이번 포항전에서도 이어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수원은 전반 2분 루키 김주찬이 포항 수문장 황인재와 맞서는 장면을 잡는 등 초반부터 좋은 상황을 만들기 시작했다. 전반 15분 이상민의 우측 컷백을 이어받은 전진우가 박스 안에서 오른발 슛을 날리는가하면, 전반 31분에는 우측면에서 이기제가 올린 프리킥을 수비수 한호강이 헤더슛으로 연결하며 상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전반 중반 이후부터는 수원의 일본 미드필더 카즈키가 서서히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완벽하게 팀에 적응한 것인지 팀의 점유율을 높이는 패스의 구심점 구실을 톡톡히 한 것이다. 그리고 킬 패스를 뿌리며 많은 찬스를 만들었다. 전반 34분 전진우에게 날린 왼쪽 땅볼 크로스, 전반 38분 이기제를 향한 절묘한 침투 패스를 뿌리며 득점에 가까운 찬스를 만들어낸 것이다.

나쁘지 않은 전반전을 보낸 수원은 후반전에 기어이 앞서 나가는 상황을 만들어냈다. 후반 12분 카즈키가 포항 수비 배후로 파고드는 전진우의 스피드를 최대한으로 살리는 환상적인 침투 패스를 날렸다. 전진우가 포항 골문으로 전력으로 질주하자 포항 수비수 하창래가 뒤에서 밀어넘어 뜨렸다. 하창래는 이 파울로 퇴장을 당했고, 이어지는 프리킥을 뮬리치가 환상적인 깔아차기로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기세가 오른 수원은 후반 22분에도 카즈키의 패스를 이어받은 뮬리치의 왼발 슛으로 포항 골망을 한 차례 더 흔들었다. 하지만 이 상황은 뮬리치가 간발의 차로 오프사이드 위치로 넘어서는 바람에 득점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선제골에 수적 우세 상황까지 만들어냈기에 승리가 예상되던 흐름이었다. 하지만 수비 상황에서 부주의 때문에 리드를 날리는 우를 범했다. 후반 31분 박스 안 혼전 상황에서 수원 수비수 한호강이 박스 안에서 포항 수비수 박찬용을 잡아 넘어뜨려 페널티킥을 내준 것이다. 상대가 골문을 살짝 등진 상태라 슛으로만 연결하지 못하도록 각만 잡는다면 위기를 넘어설 수 있었으나 성급한 대처였다. 그리고 2분 후 제카가 가볍게 득점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포항은 어쩌면 역전도 할 수 있었다. 후반 38분 수원 수비수가 박스 외곽으로 걷어낸 볼을 오베르단이 환상적인 오른발 발리 중거리슛으로 연결했다. 양형모가 도저히 손 쓸 수 없는 구석으로 빨려 들어가던 이 슛을 수원 골문 오른쪽 기둥이 걷어냈다. 수원 처지에서는 실로 아찔한 상황이었다.

이후 수원은 수적 우세 상황을 살리지 못하고 점수를 내지 못했다. 체력적으로 지친 탓인지 막판으로 갈수록 페이스가 떨어지고 패스 범실 횟수도 많아졌다. 이길 수 있었던 이 경기는 결국 1-1 무승부로 끝나고 말았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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