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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조남기 기자
  • 국내
  • 입력 2023.08.19 21:02
  • 수정 2023.08.19 21:05

[b11 현장] 이청용 찌르고, 엄원상 끝내고! → 울산, 시즌 최다 ‘3만 관중’ 모으고 현대가 라이벌 전북 1-0 잡았다… ‘디펜딩 챔피언의 1위 질주’

(베스트 일레븐=울산)

울산 현대가 홈구장에서 시즌 최다 관중을 모으고 최대의 라이벌을 꺾었다. 챔피언 클럽이 포효했다.

19일 오후 7시, 울산에 위치한 울산 문수구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3 27라운드 울산 현대-전북 현대전이 킥오프했다. 경기 결과는 1-0, 홈팀 울산의 승리였다. 울산은 후반 27분 터진 엄원상의 골을 끝까지 지켜서 승점 3점을 얻어갔다. 최근의 부진을 털고 1위를 더욱 굳건하게 유지하는 승리였다.

경기 초반부터 두 팀은 강하게 부딪쳤다. 울산은 속공으로 상대의 빈틈을 노렸고, 전북은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저돌적으로 접근했다. 전반 8분엔 전북 문선민이 아웃프런트로 찬 크로스가 한교원을 거쳐 날렵한 헤더로 연결됐다. 조현우 울산 골키퍼의 신들린 선방이 실점을 막아냈다.

전반 12분엔 울산의 이명재가 멋진 수비를 보여줬다. 이명재는 전북의 한교원이 스피드를 앞세워 공간으로 파고들자 끝까지 몸으로 버티며 수비를 해냈다. 이후엔 수비에 성공했다는 만족감에 어퍼컷 셀레브레이션을 보여줬다.

울산은 이날 평소와는 조금 다른 대형을 구사했다. 윙어 루빅손을 수비 시에 왼쪽 윙백 지점까지 끌어내려 상대가 파고들 측면의 공간을 꼼꼼하게 삭제했다. 평소 왼쪽 풀백으로 기능하는 이명재는 수비 장면에서 센터백에 가깝게 위치를 잡았다. 공격수 바코에 위치에 따라 수비 시에는 5-3-2 혹은 5-4-1에 가까웠다.
 

 

전북은 백승호가 공격형 미드필더 포지션으로 자유롭게 경기장을 활보하고 문선민-박재용-한교원이 최전방을 끌어갔다. 더불어 안면 부상에서 돌아온 왼쪽 풀백 김진수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의 손흥민처럼 마스크를 쓰고 울산 문수구장을 누볐다.

전반 17분엔 울산의 바코가 유효슛에 성공했다. 전북 수비진 사이로 틈이 보이지 않자 바코는 곧장 골문을 겨냥했다. 볼은 김정훈 전북 골키퍼에 안겼으나 울산으로서는 분위기 반전을 이끌 만한 공격이었다. 전반 23분엔 황재환을 대신해 울산의 소닉, 엄원상이 들어갔다.

이날도 경기 중간엔 전북 서포터들의 “허병길 나가”가 울려퍼졌다. 전북팬들은 허병길 전북 대표이사의 행보에 반발감을 가지고 있는데, 이렇게 시즌 내내 경기 중 그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상식 감독이 팀을 떠나고 단 페트레스쿠 감독이 왔음에도 매드 그린 보이스는 그들이 원하는 바를 계속해서 호소하고 있다.

전반 중반으로 넘어갈수록 습도 높은 날씨가 울산 문수구장의 모두를 괴롭혔다. 서포터 석의 울산팬들은 워터밤인 듯 물을 뿌리며 더위를 최대한 식히려고 노력했다. 이즈음 전북이 큰 기회를 맞았다. 전반 37분 코너킥 시퀀스에서 김진수가 쇄도하며 오른발 슛을 날렸다. 조현우 골키퍼도 반응하지 못할 만큼 순식간이었는데 볼은 골대를 맞고 튀어나왔다. 해당 장면에 단 페트레스쿠 전북 감독은 머리를 감싸 쥐며 아쉬워했다.

이후엔 울산이 역습 찬스를 맞았다. 우 측면에서 설영우의 힘이 잔뜩 실린 슛은 전북 가로막기를 넘어가지 못했다. 이어진 공격 상황에서는 울산 센터백 김기희가 바이시클킥 기회를 잡았으나 볼은 발에 빗맞았다. 전반 막판엔 울산팬들이 “힘을 내라” 울산을 연호하며 무더위에 싸우는 그들의 전사들을 독려했다. 이에 힘을 얻었는지 공간을 침투하는 엄원상의 플레이에서 설영우의 슛까지가 필드에 구현됐다.
 

 

전반전은 이렇게 0-0으로 마무리됐다. 주어진 추가 시간 2분이 끝나자 정동식 주심은 곧장 경기를 끝냈다. 양 팀의 전략이 팽팽하게 교차한 전반전이었기에 후반전엔 더 치열한 격돌이 예상되는 흐름이었다.

후반 9분엔 엄원상과 설영우의 시너지가 발휘됐다. 엄원상이 우 측면을 깊숙하게 파고들며 전북에 위협을 가했고, 설영우는 그 사이 좋은 공간으로 빠져들며 친구의 패스를 기다렸다. 이우 설영우가 왼발슛. 김정훈 골키퍼가 선방했으나 울산은 좋은 장면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후반 10분엔 울산이 다시금 골에 가까운 장면을 생산했다. 이동경의 코너킥이 센터백 정승현의 머리에 연결됐다. 정승현은 정태욱의 마크를 뿌리치고 헤더에 성공했으나 김정훈 골키퍼가 다시금 선방에 성공했다. 전북팬들은 “김정훈”을 연호하며 퍼포먼스에 박수를 보냈다.

경기는 후반 중반이 될수록 더욱 치열하게 진행됐다. 일단 후반 13분엔 문선민과 박재용을 대신해 하파 실바와 송민규가 들어가 전북 전방의 에너지를 보충했다. 후반 19분엔 역습 후 엄원상이 감아차기를 보여주며 전북을 괴롭혔다. 후반 26분엔 울산이 이동경을 대신해 울산의 정신적 지주 이청용을 투입했다. 이청용을 향한 팬들의 사랑은 함성소리에서 읽어낼 수 있다. 그리고 이청용 투입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마틴 아담이 전방에서 볼을 따낸 뒤 이청용에게 연결했다. 이청용이 볼을 잡자 엄원상은 믿고 달렸다. 정말 믿고 달렸다. 이청용은 엄원상의 속도를 감안해 딱 알맞은 공간에 볼을 눌러줬다. 엄원상은 자신의 장기인 스피드를 십분 발휘해 김진수를 떨쳐내고 페트라섹을 지났다. 그러고는 김정훈 골키퍼가 비우고 나온 골문에 정확하게 볼을 밀어넣었다. 울산이 그토록 바라던 골이었다.

이후 울산은 무더위가 가시는 셀레브레이션을 펼쳤다. 이청용도 기뻐했고, 홍명보 감독 또한 어퍼컷으로 전에 없던 만족감을 나타냈으며, 골의 주인공인 엄원상은 점프까지 하며 순간을 만끽했다. 이청용의 송곳 패스와 엄원상의 스피드와 믿음, 그리고 코칭스태프의 전략이 하모니를 이룬 순간이었다.

이맘때 울산 문수구장 전광판을 통해 이날 경기를 방문한 관객 숫자가 발표됐다. 30,756명이었다. 울산은 시즌 최다 관중 기록을 경신했고, K리그1 전체에서는 3위였다. 1·2위가 한국의 수도 서울에서 주둔하는 FC 서울임을 감안한다면 울산이 대단한 성과를 이룩한 셈이었다. 또한 이날 경기장을 방문한 인파 중 9,814명이 울산 유니폼을 입고 문수구장을 찾았다는 통계도 발표됐다.
 

 

이즈음부터 양 클럽의 교체 카드, 즉 코칭스태프의 눈치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전북은 박진섭과 한교원과 정우재를 빼고 아마노 준과 이동준과 박창우를 넣으며 전방의 속도감을 보강했다. 울산은 후방을 안정감 있게 가져가기 위한 교체를 이어갔다. 바코와 엄원상, 그리고 이명재를 빼냈고, 이규성과 조현택 임종은을 넣어 뜻대로 경기를 풀어가려 했다. 루빅손이 조금 더 앞으로 이동해 이전보다는 조금 더 공격적으로 포지션을 취했다.

후반 막바지엔 전북의 하파 실바가 경고를 받기도 했다. 하파 실바는 우 측면에서 볼을 잡고 상황을 보던 울산 설영우에게 거칠게 들이받았다. 설영우는 쓰러져 한동안 괴로워했다. 정동식 주심은 경고를 준 뒤 이어 레드카드 판독까지 진행했다. 울산팬들은 고통스러워하는 설영우가 카메라에 잡히자 “퇴장”을 거듭 외쳤으나 잠시 뒤 원심이 유지됐다.

울산은 이렇게 이번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지난 경기에선 전북에 패했으나 이번엔 이청용과 엄원상의 활약, 그리고 전략으로 승점 3점을 얻었다. 최근 2경기에서 승리가 없던 울산은 승점 3점을 추가하며 두 시즌 연속 우승을 향해 속도를 붙이게 됐다. 한편 전북은 순위를 더 끌어올리는 데 실패했다.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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