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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임기환 기자
  • 국내
  • 입력 2023.08.22 22:05
  • 수정 2023.08.22 23:39

[b11 현장] 연장에 터진 에르난데스-제르소의 골폭풍... '0-1'에서 '3-1'로 역전한 인천, 베트남 복병 하이퐁 꺾고 창단 첫 ACL 본선 간다!

(베스트 일레븐=인천)

하마터면 한수 아래로 여겨졌던 베트남 축구에 발목을 잡힐 뻔했다. 그러나 '역시'는 '역시'였다. 인천 유나이티드가 한수 위의 골 결정력을 보여주며 울산 현대-전북 현대-포항 스틸러스에 이어 K리그 네 번째 팀으로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본선행을 결정 지었다.

조성환 감독이 이끄는 인천이 22일 오후 7시 30분 인천광역시 중구 도원동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23-2024 ACL 플레이오프(PO) 단판 경기에서 베트남의 하이퐁 FC를 연장 접전 끝에 3-1로 꺾고 어렵사리 ACL 본선에 합류했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인천의 창단 첫 ACL 본선 진출이다.

홈팀 인천은 3-5-2를 꺼냈다. 스테판 무고사와 천성훈을 투 톱 자리에 배치했다. 2선에는 왼쪽부터 강윤구, 음포쿠, 문지환, 이명주, 정동윤을 세웠다. 스리 백은 델브리지, 김동민, 오반석이 책임졌다. 김동헌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이에 맞선 원정 팀 하이퐁은 4-3-3으로 응수했다. 이번 시즌 베트남 1부리그 14개 팀 중 5위를 달리고 있는 하이퐁은 최전방의 브라질 국적 스트라이커 유리 수자 알메이다와 호주 출신의 중앙 수비수 벤자민 패트릭을 비롯해 4명의 외국인 선수를 내세웠다. 응우웬 하이 후이가 주장 완장을 찼다.

한치도 물러날 수 없는 단판 승부. AFC 리그 랭킹에서 베트남 리그보다 우위에 있는 K리그의 인천이 아무래도 우세하리라 예상되었다. 그러나 그 예상은 이른 시간부터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인천이 먼저 실점했다. 경기 시작 5분 만에 유리 수자 알메이다에게 선제 골을 내줬다. 김동민의 방해를 이겨낸 유리가 오른발 슛으로 매듭 지으며 인천 골망을 열었다.

의외의 일격을 당한 인천은 그래도 12분 만에 만회에 성공했다. 천성훈이 전반 17분 헤더로 동점을 만들었다. 무고사가 음포쿠의 패스를 받아 곧바로 크로스를 올렸고, 다시 음포쿠의 머리를 넘어간 공이 상대 문전 앞에서 대기하던 천성훈이 가볍게 밀어 넣었다. 

전반전 나머지 시간은 비교적 조용하게 흐른 가운데, 지난 시즌 베트남 리그 준우승 팀 하이퐁이 전반 42분 기습에 나섰다. 코너킥에 이은 두 차례 공격이 위협적이었는데, 아이티 출신의 미드필더 비사인데 비쿠의 시도가 인천의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인천은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1-1로 전반전을 마무리한 양 팀은 후반 승부수를 띄웠다. 인천은 미드필더 음포쿠와 센터백 오반석을 빼고 김보섭과 에르난데스를 투입했다. 하이퐁도 이에 질세라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인천이 벤치에 김보섭, 제르소, 에르난데스, 이명주, 김도혁 등을 대기시켜 후반전 공격에 더욱 박차를 가하리라 예상했지만, 그 예상은 맞아 들어가지 않았다. 홍콩 리그의 명문 레인저스 FC를 4-1로 꺾고 올라온 하이퐁의 수비는 의외로 단단했다. 여기에 인천의 슛도 정확하지 못했다. 무고사의 슛은 골문을 향하기엔 각도가 조금 부족했다. 

인천은 후반 정규 시간 4분 여를 남기고 문지환을 빼고 신진호을 집어 넣으며 엔진을 보강했다. 그러나 양 팀은 별 다른 소득 없이 정규 시간을 마쳤다. 이날은 평일 저녁이자, 상대 팀 이름값이 떨어지는 매치업임임에도 불구하고, 5,206명이 숭의 아레나를 찾았다. 그러나 이들의 열정적인 응원에 보답할 슛은 좀체 터지지 않았다. 

이런저런 지연 등을 이유로 후반 추가 시간은 무려 7분이나 주어졌지만, 시간은 승부를 가리기에는 충분하지 못했다. 인천의 세트피스는 부정확했다. 양 팀은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인천은 연장 전반 들어 측면의 제르소를 활용한 플레이로 공격의 활로를 뚫고자 부단히 노력했다. 라인을 올리면서 공격적으로 나섰다. 크로스 상황에서 좋은 기회가 있었지만, 모두 무산되고 말았다.

연장전 전반 들어 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했다. 인천의 플레이도 따라서 굵어졌다. 제르소가 전반 10분 공을 잡았다. 그러고는 번개 같이 대시하며 왼측면에서 가운데로 낮고 빠르게 크로스를 올렸다. 하이퐁 문전을 빠르게 가른 슛을 에르난데스가 페널티 에어리어 우측에서 득달같이 달려 들어 마무리했다. 순간의 폭우처럼 인천 팬들의 마른 가뭄을 시원하게 적시는 통렬한 슛이었다.

연장 전반에야 역전에 성공한 인천. 서포터의 응원가는 더욱 높게 울려 퍼졌다. 인천은 연장 후반 초반 강윤구를 빼고 김연수를 투입하며 굳히기에 돌입했다. 인천은 남은 연장 후반, 역습 상황에서 골키퍼의 볼 키핑 실수를 틈타 제르소가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제르소는 무주공산이 된 골대 앞에서 서포터의 함성을 북돋우는 손짓으로 분위기를 고조시킨 뒤 빈 골대를 향해 강슛을 날렸다. 

이날 비교적 어려운 승부를 펼친 인천은 경기 막바지 외국인 선수의 활약에 힘 입어 어렵사리 ACL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인천의 의지와 집념이 막바지에 힘을 발한 한판 승부였다.

글=임기환 기자(lkh3234@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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