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일레븐=아산)

경남 수비수 이찬욱이 프로 데뷔 골에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설기현 감독이 이끄는 경남 FC는 29일 오후 7시 이순신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9라운드 충남아산 FC전에서 1-0으로 이겼다. 전반 18분 세트피스에서 이찬욱이 이광진의 코너킥을 받아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 득점은 이제 20세이자 프로 2년 차인 이찬욱의 데뷔 골이었다. 더불어 3경기 무승을 이어가던 경남에 승점 3을 가져다 준 천금 같은 결승골이기도 했다.

경기 후 수훈선수로 선정돼 기자회견에 나선 이찬욱은 “오랜만에 출전하게 돼 매우 긴장했다.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컸다. 운 좋게 득점까지 하게 돼 기뻤다. 기회를 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긴장이 언제 풀렸냐는 물음에는 “첫 터치부터 실수를 해서 잘 안되겠다 싶었는데, 마인드를 고쳐서 자신 있게 하자고 생각했더니 경기가 잘 풀렸다”라고 답했다.

설 감독은 앞서 기자들을 만나 이찬욱의 득점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워낙 어린 선수인데다가 포지션도 수비수이기 때문이다.

이찬욱은 “(이)광진이 형 크로스가 워낙 좋아서 놓치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집중하고 간절하게 해서 득점한 듯하다”라고 수줍게 소감을 전했다.

앞서 이찬욱의 공중 경합이 썩 뛰어나지 않다고 지적한 설 감독의 발언에 대해선 “어쩔 때는 잘 되고 어쩔 땐 안 되는데 오늘은 잘 됐다”라며 미소지었다.

하필 데뷔골을 터트린 상대가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함께 나섰던 골키퍼 문현호였다.

이찬욱은 “(문현호와)얘기한 건 없고 경기 전 영상통화를 했는데, 자기 팀이 이길 거라고 했다. 이번에는 우리가 이긴다고 했는데, 내가 골을 넣고 이겼다. 나중에 놀리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U-20 월드컵 4강 신화를 썼던 동료들이 대거 유럽에 진출한 이번 여름 이적시장이다. 김지수(브렌트퍼드)·황인택(에스토릴 프레이아)·배준호(스토크 시티) 등이 해외로 나갔다.

이찬욱은 “나간 친구들을 보면 부럽고 자극을 받는다. 유럽에 나가고 싶고 끊임없이 도전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U-20 월드컵이 수비에 도움이 됐냐는 질문에는 “월드컵에 다녀오지 않았다면 충남아산 외인들에게 긴장했을 거다. 그러나 다녀오니 자신감이 붙었다”라고 전했다.

축하 연락을 받았냐고 묻자 “아직 확인을 못했다”는 그는 누구의 연락을 가장 먼저 받고 싶냐고 묻자 “부모님 연락 먼저, 그리고 여자친구”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자친구를 향해 “묵묵히 옆에서 응원해줘서 고맙고 은퇴할 때까지 응원해줬으면 좋겠다”라며 수줍게 마음을 전했다.

글=조영훈 기자(younghcho@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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