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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창원)

카타르전 패배는 출항을 알리는 황선홍호의 분위기를 바닥까지 끌어내렸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점이 있다. 어찌 됐든 이겨서 분위기를 바꾸었다는 점이다. 과정상에서 힘든 점이 없지 않았으나 버텨서 승리를 만든 덕에 다음 챕터로 넘어갈 수 있었다. 단, 잊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2 축구 국가대표팀이 2024 AFC 카타르 U-23 아시안컵 지역예선 B그룹에서 첫승을 거두었다. 정확히는 1승이다. 비록 카타르전에서 0-2로 무기력하게 패하긴 했지만, 카타르는 대회 개최국으로서 이미 출전이 확정되어 있는 터라 그들과의 경기 전적이 예선 성적에 반영되지 않는다. 따라서 9일 저녁 8시 창원축구센터에서 벌어졌던 키르키즈스탄전이 황선홍호의 실제 공식적인 출발선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겼음에도 불구하고 팀 분위기가 썩 좋지는 않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정상빈의 우측 크로스를 이어받은 홍윤상의 득점이 터지면서 카타르전과는 달라졌다는 인상을 주는 듯했으나, 이후 효과적으로 찬스를 만들어나가지 못하면서 한 골 차 승리로 막이 내렸다. 이전 경기에서 당한 참패의 충격을 덜기에는 다소 모자란 감이 있었고, 황 감독 역시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득점이 더 터지지 않은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래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건 어쨌든 승리로 이전 패배의 아픔은 어느 정도 떨쳤다는 것이다. 자칫 카타르전 패배가 U-22 축구 국가대표팀은 물론 같은 숙소에서 훈련을 수행하고 있는 U-24 축구 국가대표팀(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축구 국가대표팀)에도 분위기상 악재가 될 수 있었던 상황을 막아냈다는 건 정말 다행스럽다. 내용까지 좋다면 금삼청화이겠지만, 승리는 어찌 됐든 부정적인 분위기를 걷어낼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다.

다만 카타르전 패배를 단순한 사고로 여겨서는 곤란하다. 카타르는 파리 올림픽 예선을 겸하게 되는 U-23 아시안컵의 홈팀이며, 파리 올림픽으로 가는 과정에서 잠재적인, 하지만 실질적인 경쟁을 하게 될 대상이다.

카타르뿐만 아니라 이번 대회에서 실질적으로 티켓을 다툴 만한 팀들의 수준이 대개 이러하다. 본 무대에서 무조건적으로 한수 위 전력을 자랑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걸 이번 패배를 통해 교훈으로 삼고 더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카타르전 패배를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정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예방주사로 삼아야 하는 이유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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