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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 김태석의 축구 한 잔

돌이켜 보면, ‘강남 스타일’ 발언으로 꽤 어수선했던 마이클 뮐러 대한축구협회 대표팀 전력강화위원장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 발표 기자회견 때부터 조금 ‘쌔한’ 느낌이 들었다. 그는 클린스만 감독 선임과 관련해 이런저런 얘기를 남겼으나, 무엇 하나도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게 없었다. 결국 그 기자회견은 그저 장황했을 뿐, 더 큰 논란만 낳았다.

다시 한 번 돌이켜 보자면, 뮐러 위원장의 당시 인터뷰는 적절한 직함을 가진 이가 등장해 적당한 얘기로 끝내려는 듯한 인상이 짙었다. 문제는 뮐러 위원장이 클린스만 감독 선임과 관련한 계약 사항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데 있다.

결국 뮐러 위원장은 3월 24일 독일 매체 <스포르트>와 인터뷰에서 “나는 감독을 ‘찾는’ 일을 한 사람이다. 모든 사람들이 왜 내가 클린스만 감독을 선택했다고 여기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이런저런 지도자들을 후보군으로 추려 보고한 건 맞는데, 어디까지나 클린스만 감독을 지목한 건 대한축구협회 수뇌진의 결정이었다는 얘기다.

그리고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에 왔다. 불과 6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너무도 많은 논란을 낳았다. 그리고 이 논란은 아직까지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는 성적에 원인을 두지 않고 있다. 물론 부진한 성적이 질타의 대상 중 하나인 건 맞지만, 기본적으로 클린스만 감독을 둘러싼 논란은 일을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특히 ‘한국 거주’는 클린스만 감독 선임과 관련한 가장 큰 이슈였는데, 지금 클린스만 감독이 여러 인터뷰를 통해 남긴 말을 종합하면 그런 제약 사항이 없다는 것에 무게가 실린다. 한국 상주의 필요성을 따지는 논쟁을 떠나, ‘노마드 스타일’로 감독 업무를 진행하는 것이 괜찮다는 해석을 클린스만 감독 본인이 내린 것이다.

이렇다 보니 자연히 팬들의 관심은 클린스만 감독과 대한축구협회의 계약에 쏠린다. 그런 건 없었다는 클린스만 감독, 그리고 한국 거주 얘기를 논의하고 이를 수락했다는 대한축구협회 둘 중 하나는 계약과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자세한 해명이 듣고 싶다. 클린스만 감독의 명운이 13일 새벽 1시 30분(한국 시간) 뉴캐슬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리게 될 사우디아라비아전 이후로 결정될 수 있다는 건 부차적인 문제다.

클린스만 감독과 향후에도 함께 하게 된다면 이 문제는 반드시 바로 잡고 넘어가야 한다. 그래야 지금까지 발생한 부정적 이슈가 발생하지 않는다. 클린스만 감독이 ‘부업’에 매진하더라도, 물릴 수 없는 계약이 그리 되어있다는 식으로 주변의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다. 반대로 클린스만 감독과 결별하는 일이 발생해도 그렇다. 계약 당사자(클린스만 감독)과 명확하게 사안을 정리하지 못한 덕에 한국 축구계에 엄청난 혼란이 발생했다.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물론 본래대로라면 실무진의 선에서 해결되어야 할 일이긴 하다. 정확히는 대표팀 운영과 관련한 책임과 관할을 해야 할 대표팀 전력강화위원회의 소관이긴 하다. 하지만 전력강화위원회의 수장인 뮐러 위원장은 이미 최종 결정 권한은 자신에게 있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으며, 어떠한 것도 자세히 설명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뮐러 위원장을 대신해 모든 논란을 종식할 수 있는 이가 나서야 하지 않을까? 또 한 번 ‘강남스타일’ 얘기가 나오면 그때는 지난번처럼 허탈한 웃음으로 넘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최종결정권자였던 정몽규 회장의 당시 판단을 듣고 싶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클린스만 감독을, 더 정확히는 어떠한 조건으로 클린스만 감독의 손을 잡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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