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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아산)

폭우 속에서 치러진 혈투에서 길게 내찬 롱 킥 한 방으로 4-3 역전승을 이룬 충남아산 수비수 박성우는 승리 후에도 자신의 골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성우가 속한 충남아산은 17일 오후 4시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2 2023 31라운드 FC 안양전에서 4-3으로 대역전승을 거두었다. 충남아산은 전반 27분 김강국, 전반 39분 강민규, 후반 44분 박대훈, 후반 45분 박성우의 연속골에 힘입어 전반 6분 문성우, 후반 4분 주현우, 후반 10분 홍창범이 연이어 골을 만든 안양을 격전 끝에 한 골 차로 이기며 3연패 수렁에서 벗어났다.

이날 경기가 끝난 후 박성우는 영웅이 됐다. 후반 44분 박대훈의 천금 동점골로 3-3 무승부를 이뤘을 때였다. 1분 뒤 충남아산 수비 진영에서 볼을 잡은 박성우는 눈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퍼붓던 장대비 때문에 일단 길게 상대 진영으로 롱 킥을 날려 그곳에 있는 동료가 골을 넣을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그렇게 날린 롱 킥이 안양 수문장 박성수의 머리 위를 넘겨 그대로 골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이게 충남아산의 3연패를 끊어내는 ‘위닝골’이 됐다.

박성우는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꿈인지 현실인지 아직 구분이 안 간다”라고 멋쩍게 웃으며 “솔직히 앞으로 그냥 걷어냈다. 비가 워낙 많이 오다보니 피치 사정도 안 좋고 축구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최대한 상대 골문 앞에 붙이고 운을 바랐다”라며 하늘이 도와 이길 수 있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그냥 우리 선수를 향해 앞으로 길게 찼을 뿐인데 갑자기 벤치에서 와~ 하고 갑자기 일어나더라. 알고 보니까 골이 들어갔더라. 뒤에서 있다보니 보이지 않았다. 저도 모르게 좋아서 벤치로 달려갔다”라며 득점 순간을 돌아봤다.

박성우는 “저는 그간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가 아니다”라며 “그저 팀을 위해 늘 헌신하며 뛴 선수였다. 그래도 언젠가는 승리의 주인공이 되어 인터뷰하는 모습을 꿈꿨었다. 그게 오늘 현실이 됐다”라며 감격했다.

이어 “리플레이를 봐도 실감이 나지 않을 것 같다. 일단 골을 넣은 후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지난해 좋은 상승세를 보였기에 올해 많이 기대했는데 저조한 성적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 저 역시 부족한 탓에 경기장에 자주 나오지 못했다. 그래도 묵묵히 잘 준비하려 했다. 그간 뒤에서 기다려준 가족들에게 감사하고, 올해 말 결혼이 예정된 예비 신부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고 주변에 감사하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박성우는 이날 승리가 지난 2주 동안 A매치 휴식기를 틈타 가진 훈련의 결과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박성우는 “두 달 정도 득점도 없었고 3연패를 하고 있었다. 모두가 많이 힘들고 사기가 많이 떨어졌다. 그래서 오늘 경기에 사활을 걸었다. 이기기 위해 정말 혹독하게 승부를 준비했다. 그런 준비 과정이 있었기에 하늘이 절 도왔다고 본다”라며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성우는 “제가 충남아산에 온 후 참 행복했다. 프로 생활 내내 우여곡절이 많았기 때문”이라며 “오늘 ‘인생 경기’였다기보다는 그냥 팀이 이겨서 정말 행복하다. 제가 팀에 도움을 줄 수 있어 그게 제일 행복하다”라고 웃었다. 박성우는 믹스트존을 떠나는 순간까지 “이것이 꿈만 같다”라고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다.

글·사진=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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