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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광양)

‘하루 탈꼴찌’에 불과했지만 무섭다. 천안 시티 FC를 두고 하는 말이다.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K리그2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권에 놓인 팀들에게 무섭게 ‘고춧가루’ 세례를 하고 있다. 이번에는 선두권 팀에게 뿌릴 고춧가루를 손에 가득 쥐었다.

박남열 감독이 이끄는 천안의 기세가 무섭다. 시즌 내내 하위권도 아닌,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던 천안이 드디어 존재감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하나원큐 K리그2 2023에서 최근 세 경기 연승이다. 지난 16일 서울 목동운동장에서 열린 서울 이랜드전에서 3-0으로 완승하더니, 20일 천안 종합운동장에서 열렸던 부천 FC전에서도 1-0으로 이겼다. 그리고 23일 광양 축구전용구장에서 벌어졌던 전남 드래곤즈전에서는 3-1로 역전승을 거두었다.

계속 연승을 쌓아가고 있는 선두 부산 아이파크를 제외하면 가장 최근 경기 흐름이 좋은 팀이 바로 천안이다. 심지어 전남전 승리 직후 195일 만에 K리그2 탈꼴찌에 성공했다. 비록 하루 뒤 탈꼴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안산 그리너스가 서울 이랜드와 대격전 끝에 4-3으로 승리하는 바람에 다시 최하위로 내려앉긴 했지만, 연승가도를 달리며 ‘살짝 윗 공기’를 들이마신 천안의 사기는 매우 드높다.

시즌 내내 암담한 무승이 이어져 우울했던 박 감독의 표정도 한층 밝아졌다. 박 감독은 지난 전남전을 마친 후 “정말 감격”이라며 몰라보게 달라진 경기력을 보이는 선수들에게 연신 고맙다는 말을 남겼다.

시즌 막판에 불어닥친 천안의 돌풍인 K리그2 순위 경쟁 판도에도 엄청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지난 3연승에서 두 팀(부천·전남)이 바로 플레이오프 순위권 경쟁팀이었다. 승점 1점도 절실할 수밖에 없는 팀들에게 고춧가루를 마구 뿌리며 뼈가 시릴 정도로 아픈 패배를 선사하고 있다.

이제 천안은 다가오는 10월 1일 안방에서 2위 김천 상무를, 10월 7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부산 아이파크와 대결한다. 이번에는 선두권 경쟁을 벌이는 팀들을 상대로 2연전을 벌이는데 또 고춧가루를 뿌리게 되면 천안을 주목하는 시선은 더욱 뜨거워질 수밖에 없다.

언뜻 보면 천안은 동기 부여를 하기가 힘들다. 3연승을 달린 덕에 드디어 승점 20점대에 진입했지만, 플레이오프 경쟁을 벌이기에는 언감생심이다. 5위 경남 FC와 승점 차가 26점이나 나며 남은 여섯 경기를 모두 이긴다고 해도 플레이오프 순위에 들 수가 없다. 어찌 보면 맥이 빠질 수 있는 상황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천안의 목표는 분명하다. 안산을 끌어내리고 11위를 차지하겠다는 의욕이 매우 크다.

박 감독은 <베스트 일레븐>에 “지난 6개월 동안 최하위에 머물면서 탈꼴찌해야 한다는 생각만 가지고 시즌을 치르고 있다”라며, “이제는 이 흐름을 지켜나가는 데 힘을 써야 한다. 꼴찌에서 살짝 벗어났었지만 이제는 안 떨어지기 위해 더 간절함을 발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곧 1·2위와 대결이다. 회복하면서 이 경기를 잘 준비하고 싶다.”라고 승부욕을 보였다.

사실 시즌 내내 타 K리그2 팀들은 천안에 발목잡히면 너무도 뼈아프다며 걱정했다. 경기력적인 수준 차가 현격하게 보였던 천안에 지는 것 자체가 -6점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그때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지금 천안은 연승가도를 달릴 만큼 강해졌다. 예전처럼 한 수 아래 팀으로 내려볼 수가 없다. 그래서 천안의 고춧가루가 더 무서울 것이다. 탈꼴찌 하나만 생각하고 있는 천안이 막바지에 접어든 K리그2 순위에 얼마나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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