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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포항)

승패 여부를 떠나 양 팀 감독들의 치열한 눈치 작전이 볼 만했던 ‘동해안 더비’였다. 어떻게든 상대의 허를 찌르려고 ‘블러핑’까지 시도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노련한 두 지도자 김기동 포항 스틸러스 감독과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은 여기에 속지 않았다.

30일 오후 2시 포항 스틸야드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1 2023 32라운드에서 2위 포항과 선두 울산이 득점 없이 비겼다. 경기 전 8점 차였던 양 팀의 승점은 이번 무승부로 인해 그대로 유지됐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났던 양 팀 감독들은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상대가 자신들을 속이려고 했지만 절대 속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여 시선을 모았다. 원정팀 울산 사령탑 홍 감독은 이날 포항의 2선 공격진 왼쪽 날개에 위치한 백성동을 언급했다. 홍 감독은 “백성동이 아프다며 나오지 못한다고 하더니 나왔다. 하지만 우리는 나올 줄 알았다”라고 웃었다.

반면 김기동 감독은 울산에서 제출한 울산의 선발 라인업 포메이션을 문제 삼았다. 김 감독은 “(김)영권이를 수비형 미드필더에 가져다 놓았던데 이건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분명히 내려서서 스리백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홍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김기희·임종은과 더불어 김영권을 스리백 한 축을 썼다. 김 감독의 예측은 정확히 맞아 떨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김 감독은 홍 감독이 문제 삼은 백성동의 출전에 대해 어떻게 반응했을까? 실제로 백성동은 지난 8월 20일 대전하나 시티즌전 이후 부상 때문에 뛰지 못했다. 김 감독은 “원래 안 뛰게 하려고 했다”라고 말하면서도, ‘동해안 더비’의 무게감을 이겨낼 수 있는 베테랑을 선택해야 했다고 말했다. 또한, 갓 부상에서 회복한 선수에게 경기 흐름을 바꿀 슈퍼 서브 역할을 맡기는 건 무리라고 봤다. 어디까지나 팀을 위한 최선을 결정이었다고 말한 것이다.

김 감독의 백성동 출전과 홍 감독의 김영권까지 가동한 스리백 모두 이번 대결의 전술적 키포인트로 충실히 작용했다. 백성동은 공격적 오버래핑을 즐기는 김태환의 배후 공간을 집요하게 파고들려고 노력했고, 홍 감독은 스리백을 가동해 백성동과 김인성에게 내줄 수 있는 하프 스페이스 공간을 허락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어떻게든 허를 찌르려고 했지만 결코 빈틈을 보이지 않았던 양 팀 감독의 지략전은 결국 득점 없이 무승부로 이어졌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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