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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2023 K리그 퀸컵에 떴다. 부천 FC 소속으로 활약한 정재은이 주인공이다.

최근 프로축구 K리그 25개 구단의 아마추어 여자 팀이 경쟁한 2023 K리그 퀸컵(K-WIN CUP)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수원 삼성이 충청북도 제천축구센터에서 끝난 대회 결승전에서 대전 하나시티즌을 3-0으로 꺾고 2연패를 달성했다.

지난해 12개 팀 참가에서 올해는 K리그 전 구단인 25개 팀으로 규모가 크게 커진 이번 대회는 이색 참가 선수로도 눈길을 끌었다. 2006 도하 아시안게임 여자골프 금메달리스트 정재은도 그중 한 명이다.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여자골프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활약한 정재은은 도하 아시안게임 여자골프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커리어 정점을 찍었다. 2014년에는 KLPGA 드림투어 상금왕과 카이도 골프 드림투어 현대증권 19차전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투어 생활 은퇴 1년 전인 2020년부터는 방송에서도 왕성하게 활동했다. SPO TV에서 JLPGA 선수권 대회 해설을 맡았고, SBS골프와 JTBC골프 채널에서 다수 프로그램에 MC 등으로 출연했다.
 
현역 시절 정상급 골퍼 중 한 명이었고, 은퇴 후에도 필드 외곽에서 골프 관련 활동을 왕성히 이어가던 그녀가 퀸컵에 참가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정재은은 "처음에는 방송 준비할 겸 시작했어요.작년 가을쯤 SBS '골 때리는 그녀들'에 출연하게 될 수도 있어서 준비 삼아 시작했거든요. 아쉽게도 출연은 불발됐지만요"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그렇지만 우연히 접한 축구의 중력에 그녀는 헤어 나올 수 없었다. 정재은은 "이후 마포여성축구회에 입단하면서 매주 두 번씩 축구를 하고 경기도 나가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축구의 매력에 푹 빠졌죠. 원래 운동을 좋아하고 승부욕도 강해서 잘하고 싶은 마음에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드리블 같은 기술들을 하나씩 배워 나가고 경기를 뛰면서 골도 넣고 이기게 되면 성취감과 흥미가 느껴져서 계속하게 되는 것 같아요"라고 축구의 매력을 설명했다. 

그렇다면 부천 소속으로 뛰게 된 이유도 있을까? 그녀는 "부천 구단에 스태프로 있는 지인이 퀸컵에 대해 알려줬어요. 자연스럽게 오디션을 보게 되었죠"라고 말했다. 

정재은은 8경기에서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비록 공격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그런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다운 승부욕은 어쩔 수 없던지 "제 경기력이 팀에 많은 도움이 되지 못해 속상하고 아쉬웠어요"라며 국가대표다운 승부욕을 내비쳤다.

그녀는 퀸컵에 참가하며 풋살을 향한 여성들의 애정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정재은은 "풋살을 사랑하고 즐기는 여성분들이 이렇게 많다니 놀랐어요. 실력 뛰어난 분들도 정말 많고요. 잘하는 팀이 많아서 저희가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해 아쉬웠지만, 즐겁고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라고 대회 소감을 전했다. 

 

스스로 평가한 축구 실력은 몇 점일까? 그녀는 "아직 시작한지 1년이 채 안 되었어요. 열정은 많은데 아직 초보이고 늘지는 않는 거 같아요. 냉정히 말해 스피드는 있지만, 체력이 약하고 기본기가 덜 갖춰진 신생아 수준이랄까요"라고 냉철하게 자신을 평가했다.

축구와 골프 중 어떤 종목이 더 어렵냐는 질문에는 "운동 자체로 볼 땐 골프가 더 예민하고 변수가 많은 종목이라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축구는 또 신체에서 감각이 제일 둔한 발로 하는 종목이잖아요. 게다가 체력, 순발력, 민첩성이 좋아야 하는 운동이라 지금의 저에겐 축구가 더 어려운 거 같아요"라고 대답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로서 이번 황선홍호의 금빛 여정을 지켜본 느낌도 궁금했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아빠가 축구를 좋아하셔서 늘 국가대표 경기를 챙겨봤어요. 이번에도 너무 재밌게 봤죠. 제가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안게임에 나갔던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의 경기를 볼 때면 그 순간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얼마나 간절한지 감정 이입이 많이 되어요. 그래서 더 응원하게 되고요"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선수들 실력이 경기를 할수록 좋아진다고 느꼈어요. 특히 남자 선수들은 병역 혜택이 크게 작용하는데, 다들 좋은 결과를 얻어서 너무 다행이에요. 저도 금메달 딸 때는 미처 느끼지 못했지만, 저한테도 저런 영광의 순간이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새삼 자부심과 감사함도 다시 느끼게 되었고요"라고 덧붙였다. 

'필드'에서 '피치'로 무대를 옮긴 그녀의 축구 사랑과 온기가 여성 축구판에 번져 새로운 활력소가 되어 보길 바라본다.

글=임기환 기자(lkh3234@soccerbest11.co.kr)
사진=부천 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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