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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울산)

K리그에서는 골이 없었다. 더 정확히 표현하면 ‘실패한 외인’이었다. 하지만 조호르 다룰 탁짐에서는 부인 못할 에이스인 듯하다. 베르손을 두고 하는 말이다. 지난해 울산 현대 골망을 흔들더니 또 다시 울산 골문을 꿰뚫었다. 이 선수를 바라보며 그를 기억하는 수원 삼성과 부산 아이파크 팬들은 꽤 묘한 감정이 들었을 듯하다.

베르손이 속한 조호르 다룰 탁짐은 24일 저녁 7시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벌어진 2023-2024 AFC 챔피언스리그 I그룹 3라운드 울산 원정 경기에서 1-3으로 대패했다. 조호르 다룰 탁짐은 후반 9분 베르손이 득점했으나, 전반 4분 정승현, 전반 13분과 17분에 두 골을 몰아넣은 루빅손의 맹활약에 힘입은 울산에 졌다.

이날 경기에서 베르손은 승패와 상관없이 ‘씬 스틸러’였다. 후반 9분 페르난도 포레스티에리의 도움을 받아 박스 우측면에서 강렬한 오른발 슛으로 조현우를 꼼짝 못하게 하는 골을 만들어내기도 했지만, 전반전에 울산 선수들과 팬들의 심기를 긁는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전반 24분 이미 터치라인을 넘어선 볼을 고의로 걷어차 인근에서 몸을 풀고 있던 울산 선수 얼굴을 맞춰 양 팀 선수들의 충돌을 야기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김태환을 분을 참지 못하고 경고를 받기도 했고, 결국 이게 경고 누적 퇴장으로 연결되는 단초가 됐다.

아시아 정상권과는 거리가 먼 말레이시아 리그에서 뛰는 외국인 공격수라고 치부할 수도 있겠으나, 사실 베르손은 조호르 다룰 탁짐 선수 중 가장 K리그를 잘 아는 인물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랫동안 K리그를 지켜 본 수원과 부산 팬들은 그 이름을 잘 알 것이다. 베르손은 과거 윤성효 감독이 수원과 부산을 맡았을 당시 잠재성을 크게 인정하며 영입한 선수였다. 심지어 윤 감독은 수원에서 한 번 실패했던 베르손을 부산으로 데려왔다. 브라질 명문 그레미우 출신이며 U-20 대표까지 경험한 특급 유망주였기에 꽤 기대가 컸던 것이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냉정히 완전히 망한 ‘영입작’이었다.  K리그 기준으로수원에서 총 여덟 경기, 부산에서는 일곱 경기를 뛰었는데 골은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베르손은 조호르 다룰 탁짐에서 완전히 새 인생을 살고 있다. 2022시즌 이 팀에 온 후 ‘폭격기’가 됐다. 2022시즌에는 공식전 기준 36경기 46득점을 올렸다. 말레이시아 리그에서는 우승은 물론이며 득점왕(22골)과 최우수 외국인 선수상을 싹 쓸어모았다. 올해도 말레이시아 리그에서 최상급 득점력을 뽐내고 있다. 현재 조호르 다룰 탁짐의 간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호르 다룰 탁짐 유니폼을 입고 K리그 팀 상대로 처음 골을 넣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은 그래서 묘한 느낌을 준다. 2022 AFC 챔피언스리그 울산전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2-1 승리를 이끌더니 1년 만에 가진 원정 리턴 매치에서도 골을 넣었다. 과거 K리그에서 자신의 기량을 온당하게 인정받지 못했다고 생각했는지 몰라도 유달리 울산전에 의욕을, 상황에 따라서는 지나칠 정도로 과한 모습을 보였다.

어쨌든 팀 승패와는 별개로 베르손은 이번에도 K리그 팬들에게 제대로 자신의 인상을 심어주고 떠났다. 다만 나쁜 인상도 심어줬다. 괜히 울산 백업 선수들을 도발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관계자의 전언에 따르면 경기 직후 터널로 향하는 과정에서 일부 울산 팬들과 실랑이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 측은 상황을 파악해 사실이라면 AFC 경기 감독관에게 해당 사실을 보고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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