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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광주)

‘U-22 특공대’가 해냈다. 수비에 치중한 뒤 역습을 노린 젊은 선수들이 리그에서 가장 매서운 팀을 제압했다.

28일 오후 4시, 광주에 위치한 광주 축구전용구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3 35라운드 광주 FC-인천 유나이티드전이 벌어졌다. 경기 결과는 2-0, 예상을 뒤엎은 원정팀 인천의 승리였다. 인천은 후반 31분 최우진, 후반 39분 김민석의 연속골로 광주를 제압했다.

경기 전 라인업에서는 인천의 변화가 눈에 띄었다. 조성환 인천 감독은 결단했다. 인천은 현재 K리그1·FA컵·AFC 챔피언스리그 세 개 대회를 병행하는 중인데, 모든 경기에 전력으로 나설 수는 없다고 판단, 상대적으로 얻어갈 게 적은 K리그1에서 힘을 빼기로 결정했다. 조성환 감독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말을 전하며 경험이 적은 U-22 자원을 일곱 명이나 선발로 내세운 이유를 경기 전 취재진 앞에서 설명했다. 인천은 대기명단에도 네 명의 U-22 선수들이 대기하는 상황이다. 포메이션은 5-4-1이다.

인천에 맞서는 광주는 평소처럼 베스트가 총 출동했다. 광주는 인천과 달리 K리그1 한 개 대회에만 힘을 쏟는 상태다. 또한 시즌을 2위로 마무리할 가능성도 충분한 상태라 인천전에도 있는 힘껏 선수들을 기용했다. 평소처럼 4-4-2 포메이션을 사용한 광주는 포지션 표기상 허율과 토마스를 가장 앞에 두고, 엄지성-정호연-이강현-아사니로 라인업을 꾸렸다. 수비는 이순민-안영규-김승우-두현석이 구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이준이 착용했다.

광주 축구전용구장의 온도는 따듯했다. 10월 말에 접어들었음에도 평균 온도가 20도를 넘어갔다. 선수는 물론 관중들까지 게임을 즐기기엔 적합한 날씨였다. 킥오프 후엔 예상대로 광주가 점유율을 높게 가져갔다. 인천의 어린 선수들은 라인을 낮게 잡고 수비에 치중했다. 전반 초반 광주의 엄지성이 슛으로 상대의 골망을 흔들어 보려 했다. 김동헌 인천 골키퍼가 잡아냈다. 이후 대부분의 상황에선 두터운 인천 수비벽에 광주 역시 쉽사리 진입로를 발견하지 못했다. 경기가 뜻대로 흘러가지 않자 이정효 광주 감독의 표정은 이맘때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았다.
 

 

전반 26분엔 광주의 엄지성이 좌 측면 돌파에 성공했다. 이어진 시퀀스에서 우측 풀백 두현석이 발리슛을 날렸다. 광주의 코너킥이었다. 전반 27분, 코너킥으로 만들어가는 상황에서 아사니의 크로스가 반대편 하프스페이스로 진입한 센터백 안영규에게 연결됐다. 안영규는 몸을 날리며 슛을 시도했다. 볼은 인천의 골문을 살짝 빗나갔다.

전반 30분, 엄지성이 돌파를 통해 활로를 열었다. 엄지성의 드리블은 인천의 공격수 박승호의 파울로 차단됐다. 신용준 주심은 박승호에게 옐로카드를 선언했다. 인천도 종종 역습을 시도했다. 전반 35분엔 공격진 중 가장 베테랑이었던 김보섭을 앞세워 카운터가 날아갔다. 인천은 코너킥을 얻었다. 전반전 막바지엔 인천이 광주를 위협하는 장면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골은 없었고, 결국 0-0으로 전반이 마무리됐다. 후반전엔 광주가 더욱 거세게 공격을 진행할 거로 전망된다. 전반전 점유율은 크게 차이가 났다. 광주가 76%를 잡았고, 인천이 24%였다. 슛에 있어서는 광주가 5개, 인천이 1개였고, 유효슛은 광주가 2개, 인천은 없었다.

후반전. 두 팀은 교체 없이 게임을 시작했다. 후반 초반 광주가 측면에서 중앙으로 떨어지는 크로스로 인천을 위협했다. 하지만 결정적 장면은 연출되지 않았다. 후반 12분 두현석의 코너킥이 쇄도하는 엄지성을 겨냥했다. 슛은 빗나갔다. 광주는 계속해서 라인을 올렸다. 안영규와 김승우 두 센터백 모두 하프라인을 한참 넘었다.

후반 17분, 광주와 인천 모두 교체 카드 한 장씩을 사용했다. 광주는 이강현을 빼고 이희균을 넣었다. 인천은 천성훈이 빠지고 김민석이 들어갔다. 광주는 중원의 엔진을 갈아 끼우고, 인천은 전방 스피드를 보강하려는 계획인 듯했다. 후반 19분엔 김보섭이 중거리슛을 시도했으나 광주 골문을 벗어났다. 후반 20분엔 광주 이순민이 상대 역습을 차단하는 과정에서 옐로카드를 받았다.
 

 

후반 26분 무렵엔 광주 후방에서 위험한 상황이 이어졌다. 이준 광주 골키퍼가 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정밀성이 떨어졌고, 이 과정에서 여러 차례 아찔한 장면이 만들어졌다. 안영규와 두현석의 빠른 커버로 위기는 넘어갔으나 광주로서는 예기치 못한 실점을 당할 수도 있었다. 후반 28분, 이정효 감독은 프론트 2를 교체했다. 허율과 토마스를 빼고 베카와 이건희를 동시에 넣었다. 베카와 이건희는 교체되기 직전 터치라인 앞에서 서로가 서로를 두드려주며 응원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0-0 스코어가 계속되자 인천팬들의 목소리는 커졌다. 힘을 뺀 라인업을 가동한 상태로도 상위권 광주를 상대로 잘 버텨내니 인천팬들의 사기도 더욱 올랐다. 후반 29분엔 인천도 교체를 사용했다. 박진홍을 빼고 김현서를 넣었다. 이즈음 전광판을 통해 광주 축구전용구장을 찾은 팬들의 숫자가 발표됐다. 4,723명이었다.

후반 31분, 경기의 첫 골이 터졌다. 골은 광주가 아닌 인천에서 나왔다. 주인공은 최우진이었다. 왼쪽 윙백으로 뛰던 최우진은 하프라인을 넘어 직접 볼을 몰고 올라왔다. 공격 상황에서 왼발 기습 중거리슛을 날렸다. 거리가 꽤나 먼 지점이었으나 최우진의 발끝을 떠난 볼은 맹렬하게 날아가 한 차례 땅에 튀긴 뒤 광주 골망을 흔들었다.

또 골이 터졌다. 이번에도 인천이었다. 후반 39분 인천의 김민석이 골을 터뜨렸다. 인천의 슛 이후 두 번째 공이 김민석에게 향했다. 광주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실점 이후 센터백 김승우를 빼고 미드필더 신창무를 투입했다. 남은 시간은 추가 시간까지 포함해도 10분가량이었다.

결국 승리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인천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선택과 집중”을 내걸었던 인천은 오히려 힘을 뺀 경기에서 승리하며 승전보를 울린 채 광주를 떠나갔다. 주전의 로테이션과 승점 3점, 그리고 사기 진작까지. 모든 걸 다 얻었다. 경기 막판 원정의 인천 관중석에서는 "이겼다"를 외치는 팬들의 목소리가 계속됐다. 반면 3위 광주는 2위 등반의 기회를 놓친 채 아쉬움 속에 게임을 종료했다.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광주 FC, 인천 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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