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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광저우 FC가 중국 2부 리그로 강등된다. 한때 축구단 운영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었던 헝다 그룹은 파산으로 공중분해 위기에 처했고, 재정난까지 겪으며 결국 팀이 몰락하고 말았다.

2010년 헝다 그룹이 구단을 인수하면서 팀명은 광저우 헝다로 바뀌었다. 2011년 슈퍼리그 첫 우승을 거머쥐었던 광저우는 7년 연속 리그를 제패하며 중국 슈퍼리그의 최강자로 군림했다. 지난 2019년에도 우승을 차지하며 강팀의 입지를 굳건히 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2013년과 2015년 두 차례 우승하면서 2010년대 최고의 팀으로 꼽혔다.

그러나 황금기는 10년 만에 막을 내리고 말았다. 막대한 돈을 투자해 외국인 감독과 선수들을 줄줄이 영입하며 영광을 누렸지만, 자금력이 떨어지자 더이상 외인들의 높은 몸값을 감당하기 어렵게 됐다.

중국의 스포츠 매체 ‘체단주보’에서는 광저우의 몰락 이유에 대해 심층 분석하며 “광저우는 돈을 마구 태우며 중국 축구의 최강으로 급부상했다. 이들은 그룹이 재력을 잃고 올해 강등됐다. 광저우가 강세를 보이는 동안, 사실 외부에서는 무분별하고 돈을 따지지 않는 ‘돈방망이 방식’에 대한 비판을 받아왔다. 결국 광저우와 슈퍼리그는 맹목적으로 돈을 뿌린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라고 꼬집었다.

지난 10년간 중국 축구계는 황금만능주의, 중국식 표현으로 ‘부동산 축구’로 불리는 이른바 ‘쩐의 전쟁’으로 흘러갔던 게 사실이다. 부동산 부자들이 투자한 돈이 리그를 좌지우지했기 때문이다.

광저우의 모체인 헝다 그룹은 1억 위안(약 181억 원)을 들여 광저우 축구단의 지분을 전부 사들였고, 선수단 구성에 상당 금액을 투자했다. 덕분에 중국 국가대표 선수들과 브라질 스타플레이어들을 줄줄이 품을 수 있었다. 외국인 선수들을 귀화시켜 스쿼드 대부분을 ‘자국’ 선수로 채우기도 했다.

2014년에는 온라인 쇼핑 기업 알리바바 그룹이 12억 위안을 투자하며 광저우의 상승세에 힘을 실어줬다. 한화로 2,100억 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액수다. 이후 광저우는 루이스 펠리피 스콜라리 감독을 영입해 국내 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는 ‘더블’을 이뤘고, 이를 본 다른 클럽들도 마구 돈을 투입해 외인 경쟁에 불이 붙었다.

광저우는 귀화 선수들에게 돈을 뿌리고, 선수들에게 경기마다 많은 승리 수당을 제시했다.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선수들에게 골 득실차, 다음 라운드 진출에 따른 수당까지 책정했다. 2013년 광저우가 지출한 연간 보너스 규모만 해도 2억 위안(약 363억 원)을 훌쩍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 그리고 매 시즌 적어도 1억 위안(약 181억 원)을 상금으로 지출했다.

가진 것이라고는 ‘돈’ 밖에 없었던 광저우는 결국 재정난에 무너지고 말았다. 중국 건설업계 최대 기업인 헝다 그룹이 부동산 대출 규제 등으로 인한 자금난에 처했고, 파산이 결정되면서다. 광저우는 ‘돈 먹는 하마’로 여겨지며 헝다 그룹에서 분리됐다. 체단주보는 “천정부지로 솟은 지출은 분명 지속가능한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고, 광저우뿐만 아니라 많은 클럽들이 임금 체불에 시달리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설명했다.

주축 선수들이 모두 떠났다. 자금력이 사라진 구단은 전력을 상실해 올해 내내 심각한 성적 부진에 시달렸다. 결국 광저우는 이번 시즌 단 3승 밖에 하지 못했고, 시즌이 종료되기 전 강등이 확정됐다. 돈으로 쓰인 역사는 돈에 의해 무너지고 말았다.

글=김유미 기자(ym425@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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