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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광양)

전남 드래곤즈 ‘캡틴’ 이후권이 친정팀 성남 FC와 맞대결 후 감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K리그1에서 만났던 양 팀은 이제 K리그2에서 경쟁하는 처지가 됐다.

이후권이 속한 전남은 8일 오후 6시 30분 광양 전용구장에서 성남과 하나원큐 K리그2 2023 6라운드에서 2-2로 비겼다. 전남은 성남 크리스에 선제골을 헌납한 뒤 후반 2득점해 앞서가다 후반 32분 이종호에 실점해 무승부를 기록했다.

전남 주장 이후권은 2016년과 2017년 성남 소속으로 뛰었다. 프로 데뷔 구단은 부천 FC 1995였다. 상주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부천으로 복귀한 그는 성남으로 소속을 옮긴 후 2년간 성남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2016년 성남 소속으로 전남을 마지막으로 만났던 이후권은 7년 만에 전남 소속으로 ‘친정팀’ 성남을 상대하게 됐다. 성남을 떠난 지도 6년이 지난 터라 평소와 같은 느낌일 거라 예상했지만, 아니었다.

이후권은 “처음 경기를 준비할 때에는 많이 생각은 안 했다. 좋은 곳에서 서로 만났으면 했다. 전남 선수이지만, 성남의 팬이기도 하고 성남을 항상 응원했던 선수다. 팬으로서 성남을 상대한다는 게 뒤숭숭하더라. 많은 생각이 들더라”라고 성남전을 치른 소감을 전했다.

경기를 마친 후 이후권은 성남 출신 전남 선수 중 유일하게 성남의 원정 서포터스 앞에서 인사로 마음을 전했다. 그는 “경기 준비 전까지는 우리가 이겨야 될 팀이라고만 생각하고 나섰는데, 끝나고 팬들께 인사드리러 가는데 울컥하더라. 내가 가장 힘들 때 안아줬던 팀이고, 부족하지만 응원도 많이 해줬던 팬들이다. 아직까지 기억에 많이 남고, 어쨌든 적이었지만 여러 가지 생각이 많았다”라며 팬들에게 다가갔던 이유를 밝혔다.

팬으로서, 또 K리그의 구성원으로서 성남의 강등을 지켜봐야만 했던 이후권은 “안 만났으면 좋았을 거다. 내가 더 잘 되기 위해서 떠난 팀이었고, 팬들도 잘하라고 박수를 쳐주고 응원해줬다. 떠난 후에도 응원을 계속 해주셨는데 이런 자리에서 다시 보게 돼서 마음이 조금 그랬다”라고 안타까워했다.

5년째 전남에서 뛰고 있는 이후권은 이번 시즌 전남의 주장을 맡아 팀을 이끌고 있다. 성남전에서도 주장 완장을 달고 뛴 그는 “주장으로 전남을 다시 끌고 올라가야 한다. 성남은 이제 지나간 팀이고, 앞으로 나는 전남을 위해서 열심히 해야 하는 선수다. 감정은 오늘까지다. 다시 열심히 해야 한다”라며 전남 주장으로의 임무를 다시 마음에 새겼다.

주장의 무게감을 실감하고 있다는 이후권은 “많은 팀에 있었지만, 그 주장 형들은 실력도 월등하고 멋진 선수였던 것 같다. 막상 주장을 해보니 다른 선수들보다 능력은 좋지 못하고, 어떻게 선수들을 이끌 수 있을까 싶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헌신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실력보다 행동으로 보이는 주장이 되고 싶어서 더 솔선수범하고 있다. 홍명보 감독님께서 하신 말씀이, 축구장에 있는 11명이 다 축구를 잘하면 좋겠지만 한두 명은 팀을 위해 헌신하는 선수가 필요하다는 말이 있었다. 나는 그 마음을 갖고 있다”라며 주장으로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어 “그런 마음이 내가 주장을 하며 큰 힘이 됐던 것 같다. 나는 아직도 부족하다. 어린 선수들이나 동료, 형들이 부족하지만 옆에서 많이 도와주기 때문에 이겨나가고 있고, 다 같이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부족함을 메워주는 주변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4월, 그리고 앞으로 더 힘든 일정이 기다리고 있지만 이후권은 매 경기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임할 계획이다. 1990년생, 곧 30대 중반으로 접어든 그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후권은 “경기를 많이 뛰면 힘든 부분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영광이기도 하다. 내게 축구장에 발을 내디딜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경기장에 나설 수 있는 것이 영광이다. 한 경기, 한 경기가 타이트하든, 경기가 적든 많든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몸이 닿는 한 마음이 닿는 곳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올 시즌 첫 홈 승리에 대해서는 “팬분들께 죄송하다. 매번 경기장에 찾아오시고 믿어주시는데, 경기 전에는 모든 게 완벽하게 준비됐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경기장에 나가면 내가 이야기를 하고 통솔하고, 선수들을 이끌어야 한다. 내가 부족했기에 홈 승리가 늦어졌다고 생각한다. 더 보완해서 빠른 시일 내에, 돌아오는 홈경기부터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승리를 약속했다.

글=김유미 기자(ym425@soccerbest11.co.kr)
사진=전남드래곤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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