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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신인 같지 않은데?’

신인 선수들을 접할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들게 만드는 선수들이 종종 등장합니다(칭찬입니다). 미래에 대한 어마어마한 기대감도 함께 찾아오죠. 수년 전, 춘계대학축구연맹전에서 봤던 연세대 입학 예정자 김민재처럼요. 이러한 ‘감’이 100% 적중하는 건 아니지만, 꽤 높은 확률로 맞아 들어가고는 합니다.

이번에도 날카로운(?) 촉을 발휘해볼까 하는데요. 10대 신인 같지 않게 의젓하고 맹랑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성남 FC 신인 수비수 유선입니다(본인 말로는 별명이 무선이라고 하네요, 흠흠). 올 초 전지훈련지에서 처음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 ‘이 친구 봐라?’하는 마음과 함께 은근한 기대감을 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기대감은 얼마 지나지 않아 현실이 되었습니다. 지난달 말, 2023 FIFA(국제축구연맹) 아르헨티나 U-20 월드컵을 준비하는 김은중호의 소집훈련 명단에 유선의 이름이 속했기 때문입니다. 최종 명단에 속할지는 미지수인데요. 유선은 욕심을 부리지 않고 대표팀 소집을 경험으로 여기며 열심히 훈련에 임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순간을 위해 2개월가량 묻어두었던 유선과의 이야기보따리를 살짝 풀어보겠습니다. 유선의 ‘나로 말할 것 같으면’입니다.

“제 장점은요”

유선의 포지션은 센터백입니다. 길쭉한 팔다리와 큰 키만 보고도 금세 그의 역할을 예상할 수 있었을 정도입니다. 자기소개를 부탁해봤는데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저는 중앙 수비수예요. 유연한 스타일이라 발밑, 킥에 능하고요. 듬직한 맛은 아직 없는데, 더 민첩하게 많이 뛰고 부지런한 수비수인 것 같아요. 프로에서도 빨리 적응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해볼 만 해요”

프로팀 합류 후 3개월도 채 되지 않았던 때, 유선이 했던 말입니다. 당시 성남은 태국 전지훈련을 마치고 돌아와 국내에서 담금질에 한창이었죠. 유선은 “고등학교랑 많이 다르고 힘든 걸 느낀다”라는 동갑내기 신인 친구들 사이에서 당찬 한 마디로 존재감을 보였습니다.

“희망도 많이 봤고요. 생각했던 것 보다는요. 아직 동계훈련이라 그런지는 모르겠어요. 생각했던 것만큼 어려운 무대는 아닌 것 같아요 그래도 해볼 만 하다고 생각해요.”

“여유”

여유로운 태도. 이제 막 한국 나이로 20세가 된 어린 선수임에도, 베테랑의 자질을 타고 난 수비수입니다. 유선은 성남의 베테랑인 권순형을 참고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훈련하며 순형이 형을 많이 보거든요. 확실히 여유가 느껴지고,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이 하려는 플레이를 해요. 저는 이제 고등학교에서 올라와서 이런 말, 저런 말에 계속 휘둘려요. 여기도 맞춰보고, 저기에도 맞춰보고……. 실력이나 피지컬도 중요하지만, 여유를 가진 선수가 잘한다고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선 프로와 아마추어 차이가 많이 나요.”

“유선, 무선, 조선, 복선 …”

유선. 김유선, 이유선, 박유선도 아닌 ‘유 선’입니다. 별명을 물었더니, ‘무선’, ‘조선’ 등 선으로 끝나는 두 글자 단어들이 쏟아졌어요. 어떤 ‘선’이 되고 싶냐고 또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복선’이라는 답이 돌아왔어요. “우승의 복선”이라고요. 이제 원하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일만 남았습니다. 그 우승의 복선이 김은중호, 그리고 U-20 월드컵을 위한 것이라면 더할 나위 없을 거고요.

“롤모델은요”

국가대표를 꿈꾸는 선수답게, 유선의 롤모델 역시 국가대표 수비수라고 합니다. 울산 현대에서 뛰는 김영권을 닮고자 노력한다고 해요. “김영권 선수. 제가 흉내내려고 하는 선수예요. 영상도 많이 보고, 플레이하는 느낌을 최대한 닮고 싶어요.”

“경험”

성남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유선은 이번 U-20 대표팀에 합류하며 무엇보다 ‘경험’을 쌓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합니다. 예전부터 경험이 중요한 이유로 “실수가 나올 때 위축되지 않고 과감하게 플레이하기 위해서”라고 했고요. 또 프로에 도전하는 마음, 국가대표에 도전하는 마음도 아마 같지 않을까 싶은데요. 소속팀 성남 이기형 감독의 조언에 따라 지금도 자신 있게 월드컵 무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답니다.

“프로 무대는 도전자의 입장으로 준비해야 될 것 같아요. 부담은 안 느껴요. (성남 이기형) 감독님께서는 ‘어리다는 생각하지 말고 다 똑같은 선수다, 프로 선수이니 어리다고 이 정도면 된다는 생각 절대 하지 말고 넘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도전적인 마음을 갖고 있어요.”

“팬이라는 존재”

혹시 유선이 태극마크를 달게 된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게 될 텐데요.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이미 팬들의 소중함을 마음 깊이 새기고 있는 선수입니다. 우연히 성남 홈구장 탄천 종합운동장에 들렀다가 이 걸개를 봤기 때문이죠. ‘너희는 경기만 해, 팀은 우리가 지킬게’라는 내용의 걸개를요. 유선은 먼저 실력이 있어야 사랑받을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노력할 거고요.

“그걸 보고 프로 선수가 이렇게 사랑을 받을 수 있고, 선수라는 직업이 존재하는 이유가 사랑해주시는 분들 때문이라고 느꼈어요. 경기를 잘해서 예쁨 받는 선수가 된다면, 또 그런 응원을 받는다면 얼마나 힘이 될까 생각해요. 부럽기도 하고, 그런 위치에 서고 싶어요.”

글=김유미 기자(ym425@soccerbest11.co.kr)
사진=성남 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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