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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안양)

설기현 경남 FC 감독이 심판 판정에 공개적인 불만을 표출했다.

지도자들이 판정에 시시비비를 가리거나 불만을 표현하는 건 흔한 일이다. 물론 미디어를 통해 감독이 일방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심판 반대 여론을 형성하는 건 옳지 않다. 규정상으로도 해서는 안 될 일이다. 향후 그는 벌금 등 징계를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번엔 납득이 갈 만한 이유도 존재하는 듯하다.

설 감독은 20일 FC 안양과 하나원큐 K리그2 2023 32라운드를 마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 뻔했는데, 석연찮은 판정으로 취소가 됐다. 작년에도 똑같은 상황을 겪었는데 오심 판정 났던 게 떠올라서 아쉽다. 구단 통해서 이의 신청을 할 거다. 애매한 부분은 정확히 짚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라며, 판정에 대해 아쉬워했다.

또 “오심으로 밝혀졌다는 것을 우리 코치가 교육 들어가서 교육 자료로 들어야한다는 건 잘못된 거다. (심판들이) 벌을 받으라는 게 아니라, 책임을 지는 문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확인하는 절차를 통해 정심으로 판단한다면, 받아들이겠다. 문제 제기는 할 수 있지 않은가. 우리가 잘못 봤을 수도 있지만 애매하다”라며 오심에 대한 인정, 책임과 함께 구단의 알 권리를 요구했다.

그렇다면 경남이 작년에 겪은 상황이란 무엇이었을까. 경남 구단 관계자는 “2022년 5월 28일, 18라운드 안양 원정에서 일어난 일이다. 당시 김명준의 골이 오프사이드로 취소됐다. 우리는 0-1로 패했다. 오심이었는데, 이에 대해 따로 공지가 없었다. 나중에 우리 팀 코치가 P급 지도자 강습회 교육에서 오심 사례 교육 자료로 이를 확인했다. 구단은 확인을 받지 못했고, 감독님은 오심이라는 것도 공개가 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20일 안양과의 경기에선 후반 43분 코너킥 상황에서 나온 박재환의 골이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취소됐다. 이광진이 우측에서 올린 볼을 박재환이 높게 뛰어 올라 헤더로 꽂아 넣었다. 득점의 기쁨도 잠시, 주심의 휘슬 소리가 경기장을 울렸다. 부심은 경기장 중앙에서 오프사이드가 일어났다고 판단해 깃발을 지면과 평행하게 올린 상태였다.

설 감독은 억울한 표정으로 “아니, 선생님. 선생님”이라며 주심에게 항의했다. 귀에 손을 가져다대며 “(리뷰를) 듣고 있다”라는 제스처를 취한 주심은 최종적으로 ‘노 골’을 선언했다. 설 감독은 이 장면에 거듭 “애매하다”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는 심판평가소위원회를 열고, K리그에서 일어난 심판 수행에 대해 평가한다. 이 결과는 2021년까지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내 공지사항 게시판을 통해 모든 사람들에게 공개됐다. 심판평가소위원회 결과에선, 당사자인 심판들과 선수단, 팬들까지도 판정의 이유와 옳고 그름에 대한 근거를 찾을 수 있었다.

“22분쯤 A팀의 PA안에서 B팀의 C 선수가 드리블하다가 A팀 D선수의 태클로 넘어진 것에 대해 PK 판정했으나, D선수의 태클은 볼에 도전한 정당한 플레이였으므로 노파울 판정해야 했음”이라며 ‘오심’을 짚든지, “76분쯤 E팀 F선수가 G팀 H선수의 발목을 밟은 행위에 대해 경고 조치(2회 경고 퇴장)한 판정 적절”이라고 ‘정심’에 힘을 실어주는 식이다.

그러나 이러한 심판평가소위원회의 평가 결과는 2021년 12월 15일을 끝으로 더는 찾아볼 수 없다. 특정 판정을 협회 차원에서 리뷰하는 미디어 브리핑도 자취를 감췄다. 상황에 대한 타당한 설명과 해석이 따라오지 않을 때, 의문과 논란은 커지기 마련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선 의료진의 과실로 인한 의료사고, 자동차 제조사의 잘못으로 인한 자동차 급발진 의심 사고의 원인을 모두 피해를 당한 쪽이 소명하도록 되어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어떤 식으로든 피해를 입게 만든 쪽이 ‘그건 우리 잘못이 아니다’라고 스스로를 변호하고, 항변하는 게 옳은 일 아닐까.

판정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는데 그것이 옳은지 그른지에 대한 결과조차 듣지 못하고 있다면, 또는 나중에 제3의 창구를 통해 그 결과를 접했다면, 배신감을 느끼는 것도 당연해 보인다. “어떠한 제도가 필요하다”라는 설 감독의 주장에도 어느 정도 설득력은 있다.

글=김유미 기자(ym425@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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