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일레븐=전주)

바르셀로나의 유스 시스템 라 마시아에 몸담으며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어갈 재능으로 꼽히던 바르샤 듀오백승호(전북 현대), 이승우(수원 FC)K리그를 무대로 행복 축구를 그려나간다.

19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 현대와 수원 FC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1라운드 개막전이 펼쳐졌다. 후반 34분 송민규가 문선민의 패스를 깔끔하게 득점으로 마무리해, 전북이 수원 FC1-0으로 꺾었다. 전북은 지난 시즌 수원 FC22패로 열세였다. 김상식 감독의 말을 빌리면,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축구 팬들에게도 흥미로운 경기였다. 백승호와 이승우 두 선수를 한눈에 담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 유스 팀에서 함께하던 백승호와 이승우는 이날 각각 전북, 수원 FC 유니폼을 입고 후반전 45분 동안 나란히 그라운드를 누볐다. 두 선수는 경기 전 몸을 풀면서 서로를 격려하고, 경기 종료 후에는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이승우는 경기 전에 만났을 때, ‘살살하라, 좋은 경기하자등 서로 장난 섞인 대화를 나눴다라고 귀띔했다.

두 선수의 맞대결은 경기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불러 모았고, 관중석 팬들은 그라운드 위 동작 하나하나에 열광했다. 단순히 '화제성'만 갖춘 게 아니다. 

이승우보다 먼저 K리그에 입성한 백승호는 당당히 전북 중원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중원에서 공수에 걸쳐 멀티 역할을 소화하는 덕분에 전북도 중원에 다양한 선택이 가능해졌다. 실제로 백승호는 이날 전반전에 공격적인 임무를, 류재문이 빠진 후반전에는 좀 더 내려서서 4백 보호에 집중했다.

아직 100%의 컨디션이 아니라고 밝힌 이승우도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 벤치에서 시작한 이승우는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교체 투입돼 라스와 최전방에 섰다. 역습 전개 과정에서 홍정호의 옐로카드를 이끌어 내거나, 특유의 드리블 실력을 뽐내며 전북 수비에 균열을 일으켰다.

수원 FC의 김도균 감독은 데뷔전을 치른 이승우에 대해 아직은 부족하다. 더 노력해야 한다라며 냉정한 평가를 내렸지만, K리그 무대에 적응하고 몸 상태를 서서히 끌어올리면 라스와 이승우의 빅 앤 스몰조합도 기대해봄직하다.

데뷔전을 치렀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다던 이승우는 경기 종료 후 자신의 SNS에 Step by step(한 걸음 한 걸음)이란 문구를 남겼고, 백승호는 '웰컴'이라고 댓글을 달며 이승우의 K리그 합류를 반겼다.  

일반적으로 해외에서 뛰던 선수가 국내로 복귀했을 땐 실패라는 낙인이 찍히기 마련이다. 두 선수 모두 K리그 복귀에 적잖은 부담을 느꼈을 터, 하지만 선수라면 그라운드 위에 섰을 때 가장 행복한 법이다. 실제로 두 선수는 경기를 뛰며 얼굴에 행복한 미소를 띠었다

백승호와 이승우가 K리그에 안정적으로 뿌리를 내릴 경우, K리그에는 팬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는 흥행 카드가, 선수에겐 경험을 쌓고 다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백승호와 이승우가 K리그를 무대로 그려나갈 행복 축구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글=유지선 기자(jisun22811@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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