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과르디올라, 성심성의껏 준비했음에도 ‘좌절’… 토트넘 개인들이 ‘차이’ 만들어낸 99분 < WORLD < 기사본문

(베스트 일레븐)

맨체스터 시티는 토트넘 홋스퍼를 만날 때마다 왠지 꺼림칙하다. 전력상으로는 분명 앞설 것만 같은데도, 정작 뚜껑을 열면 이상하게 경기가 꼬이는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날도 그렇게 됐다.

20일(이하 한국 시각) 오전 2시 30분, 잉글랜드 맨체스터에 위치한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2021-20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6라운드 맨체스터 시티-토트넘 홋스퍼전이 벌어졌다. 경기 결과는 3-2, 원정팀 토트넘 홋스퍼의 승리였다. 토트넘 홋스퍼는 전반 4분 데얀 클루셉스키, 후반 14·45+5분 해리 케인의 멀티골을 묶어 전반 33분 일카이 귄도안, 후반 45+1분 리야드 마레즈가 1골씩을 넣은 맨체스터 시티를 제압했다. 이로써 토트넘 홋스퍼는 리그 3연패에서 탈출함과 동시에 1위 클럽까지 꺾어내며 다시금 모멘텀을 만들게 됐다.

호셉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은 토트넘 홋스퍼전을 앞두고 이런 말을 남겼다. “손흥민 때문에 괴롭다. 토트넘 홋스퍼의 경기 방법론을 어제도, 오늘도 분석했다.” 전술가이자 감독으로서 ‘천재’ 이미지가 강한 과르디올라 감독이지만, 손흥민에게 주기적으로 카운터를 맞다 보니 이젠 진절머리가 나는 모양이었다.

미디어를 통해 언급했듯, 과르디올라 감독은 특유의 아이디어를 발휘해 토트넘 홋스퍼를 최선을 다해 준비했을 거다. 그러나 맨체스터 시티는 또 실패하고 말았다. 패인은 다시 한 번 ‘손흥민 통제 실패’였다. 손흥민은 토트넘 홋스퍼의 2골에 ‘환상 어시스트 두 방’으로 관여하며 승점 3점을 주도했다. 맨체스터 시티는 첫 번째 실점도, 두 번째 실점도 손흥민의 발끝을 차단하지 못해 대가를 치렀다.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의 활약도 훌륭했다. 해리 케인은 이날 기막힌 ‘세컨드 어시스트(어시스트 이전 패스)’와 완벽한 피니시로 빛을 냈다. 그간 부진에 허덕이기도 했고, 최근엔 다시금 이적설이 돌기도 했지만, 케인은 그런 악재를 모두 이겨내고 간만에 클래스를 선보였다. 특히 경기 막판 맨체스터 시티의 희망을 꺾어버린 득점은 그야말로 대단했다.

팀적으로는 분명 맨체스터 시티가 더 나았다. 맨체스터 시티는 압박과 점유로 경기를 주도했고, 패스 정확도를 살리며 90분 내내 토트넘 홋스퍼를 위협했다. 그러나 1골을 넣을 때를 제외하고는 모든 공격이 위협에 그쳤다는 게 문제였다. 팀 경기력은 뛰어났지만 개인 역량에서 순간적으로 토트넘 홋스퍼에 밀렸다. 손흥민이나 해리 케인 같은 해결사들이 이날 맨체스터 시티엔 부재했다. 토트넘 홋스퍼의 개인들이 차이를 만들어낸 99분이었다.